소비·고용·물가 '트리플 회복'에 경제하방리스크 완화
수출 바닥찍었단 평가 속 3분기내 '경기둔화' 벗어날 듯
| ▲ 이승한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이 1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5월 최근경제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정부가 5개월 연속 “경기 둔화'라는 자체 진단서를 내놨다. 각종 경제지표에서 바닥권 탈출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지만, 수출이 침체의 늪에서 쉽사리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 여전히 경기가 좋지 않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최근 경제동향을 진단한 '그린북' 6월호를 통해 수출·제조업 중심으로 경기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또다시 '경기둔화' 진단을 내렸다.
거시경제 정책을 전담하는 기재부가 지난 2월 그린북에서 '경기둔화 우려 확대'를 '경기둔화'로 바꾸며 한국 경제에 대해 부정적 진단을 내린 이후 5개월째 같은 진단이다.
그린북은 기재부가 통계청 조사를 기초로 전반적인 경기흐름을 종합 분석한 월간 경제동향보고서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판단 근거로 작용한다. 이런 점에서 내달 13일로 예정된 금통위의 기준금리 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 성장엔진인 수출 부진 탓 '경기둔화' 진단 유지
기재부의 6월그린북의 핵심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여전히 경기둔화는 이어지고 있지만, 하방 리스크는 다소 완화됐다'다. 여전히 경기가 나쁘지만, 조만간 호전될 여지가 있다는 얘기로 읽힌다.
일단 정부가 5개월 연속 '경기둔화' 진단을 내린 근거는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 부진을 가장 많이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는 사실 수출을 빼놓고 경제를 논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출 중심국이다. 수출의 회복없이 경제회복을 이루기 쉽지 않은 구조라는 얘기다.
수출은 5월에도 부진의 연속이었다. 5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5.2% 감소했다. 작년 10월 역성장으로 방향을 튼 지 8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자동차와 일반기계 수출만 소폭 증가했을 뿐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선박, 컴퓨터, 석유제품 등 대부분의 수출이 줄어들었다. 수출이 크게 줄면서 수입감소폭이 커졌음에도 5월 무역수지는 21억2천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그러나 무역적자 폭은 지난 1월 125억3천만달러러 정점을 찍은 뒤부터 2월(53억2천만달러), 3월(47억4천만달러), 4월(27억3천만달러)에 걸쳐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무역적자 규모가 줄면서 4월 경상수지가 7억9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 상품수지는 7개월 만에 흑자(5억8천만달러) 전환했다. 서비스 수지 역시 적자 폭이 축소됐다.
| ▲수출부진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수출이 8개월째 역성장하며 그린북이 우리경제에 대해 5개월연속 '경기둔화' 진단을 내렸다. 서진은 부산항에 대기 중인 컨테이너운반선. <사진=연합뉴스제공> |
■ 바닥 다지는 수출...'수출부진' 표현 이번엔 삭제
정부는 이러한 추세를 고려해 5월 그린북에 담겼던 '수출 부진' 표현을 이번엔 제외했다.
기재부 이승한 경제분석과장은 "수출은 전반적으로 바닥을 다지는 듯한 모습"이라며 "상반기 동안 안 좋았던 지표들이 조금씩 개선되는 조짐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 경제의 주요 엔진 역할을 하는 수출과 제조업 부진이 쉽사리 개선되지 않고 있지만, 수출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표는 회복세를 나타냈다. 경기 둔화의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된 것이다.
무엇보다 내수와 고용 지표의 변화가 눈에 띈다. 금리가 정점을 찍은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둔화하며 경기가 회복 흐름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정부는 내수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경제 심리가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소매 판매는 내구재와 준내구재 모두 감소해 전월보다 2.3%, 전년 동월보다 1.1% 줄었다. 그러나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전월보다 2.9포인트(p) 상승한 98.0을 기록했다. 1분기 민간소비(GDP 잠정치)도 작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고용시장도 호조를 보였다. 5월 취업자 수는 작년 동월보다 35만1천명 늘며 증가세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실업률은 2.7%로 작년보다 0.3%p 하락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 여러 지표 호전...내달 '경기둔화' 딱지 뗄까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3%까지 떨어지며 둔화폭이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이는 지난 1월 5.2%의 상승률을 기록한 후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고, 가공식품과 외식 등 개인 서비스 오름세도 완화하면서 전반적인 물가상승률 둔화현상이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특별한 외부 요인이 없는 이상 물가는 전반적인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정부의 목표치인 2%대로 상승률에 진입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이제 관심은 그린북 7월호에 담길 정부의 경기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여러가지 지표를 고려할때 하반기엔 경기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정부가 다섯달째 지속해온 '경기둔화' 진단에서 한발 후퇴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중국의 경제활동재개(리오프닝) 영향 및 글로벌 IT업황 개선으로 수출이 회복돼 하반기 경기가 살아나며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확고한 물가·민생 안정과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하반기 수출·투자 내수 활력 제고와 경제체질의 구조적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경제가 서서히 부진탈출에 나서며 '경기둔화'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과연 다음달에 발표될 그린북 7월호에선 '경기둔화' 딱지를 뗄 수 있을 지 결과가 주목된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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