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IRA 덕 양극재 수출 급증....핵심원료 對中 수입 '눈덩이'

장연정 기자 / 기사승인 : 2023-09-05 15: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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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보고서, 美 IRA 시행 1년간 대미 양극재 수출 3배 증가
전구체·리튬 中의존도 심화...핵심원료 무역적자만 50억달러
전체 무역수지 악화에 악영향...내재화, 조달처 다변화 시급
▲양극재 수출이 급증하고 있으나 핵심원료 수입도 덩달아 급증,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일 전북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GSCO)에서 열린 '새만금 이차전지 투자협약식'에 앞서 구자은 LS그룹 회장(가운데) 등으로부터 전구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대통령실제공>

 

전기차 열풍으로 리튬이온계 2차전지(배터리) 수요가 폭발하면서, 배터리용 소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양극재 수출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미국이 작년 8월부터 대 중국견제를 위해 북미에서 생산된 배터리 및 소재에 한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IRA(인플레이션감축법)의 시행에 들어간 이후 국내 양극재 수출이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등 양극재 업체들은 이같은 수출 급증에 대응, 북미 공장설립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양극재 수출이 늘어날 수록 핵심 원료인 전구체·리튬 수입도 덩달아 크게 늘고 있어 양극재 수출로 번 돈을 중국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다.

◇ 양극재 수출 191% 증가...핵심소재 무역적자 70억달러

5일 한국무역협회가 내놓은 '미국 IRA 시행 지침이 한국 배터리 공급망에 미칠 영향'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한국의 대미 양극재 수출 규모는 총 12억4천만 달러(약 1조63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91.4% 증가했다.


작년 8월 바이든정부가 IRA를 전격 시행에 옮김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배터리업체들의 미국 공장 증설에 힘입어 미국 양극재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결과다.


전체 양극재 수출 중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1년 4.0%에 지나지 않았으나 지난해엔 11.7%로 높아졌다. 이같은 추세는 올들어 더욱 심화돼 상반기엔 16.6%까지 치솟았다.


대미 수출의 급증 덕분에 상반기 우리나라의 양극재 총 수출액은 74억9천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66% 증가했다. 2019년을 기점으로 전기차 시장이 폭발하면서 배터리 생산이 급증, 양극재 수출은 2019년 이후 2022년까지 4년 동안 연평균 77.7%의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6월21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에 위치한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제공>

 

양극재 수출은 앞으로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배터리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수요와 미국과 유럽의 역내 생산 확대를 유도에 대응, 대대적인 공장설립과 설비확장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양극재업체들이 핵심 소재인 전구체, 리튬 등을 대부분 중국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양극재 수출 증가 못지않게 주요 원료의 수입량이 늘며 양극재원료의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무협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리튬과 전구체의 총 무역 적자는 각각 50억9천만달러, 21억7천만달러였다. 양극재용 핵심소재에서만 70억달러가 넘는 무역적자가 발생한 것이다.

 

◇ 상반기 리튬 대중 적자 30억달러...연간 60억달러 전망

이중 대 중국 무역적자는 리튬이 30억2천만달러, 21억1천만달러에 달했다. 전체 리튬 무역적자의 59%, 전구체 무역적자의 97%는 중국이 차지했다. 이런 추세라면 리튬 한 품목으로만 올해 연간 60억달러의 적자가 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상반기에만 양극재 수출로 58억1천만달러의 무역 흑자를 냈음에도 불구, 약 88%에 해당하는 51억1천만달러가 리튬과 전구체 등 원료 화합물을 수출한 중국으로 고스란히 넘어간 셈이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제2차 수출 확대를 위한 산업계 릴레이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무역협회제공>

 

지난해를 기점으로 대 중국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는 점에 비춰보면 양극재용 소재 수입이 대 중국 무역적자에까지 한 몫을 하고 있는 꼴이다.


중국은 특히 배터리 분야에서 우리나라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른데다가 핵심소재까지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K배터리 전후방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최대 걸림돌이란 지적이다.


이에 대해 무협 보고서는 "양극재 제조용 원료 화합물의 자체적인 생산능력 확보가 미국 IRA 대응은 물론 배터리 소재의 수직 계열화를 통한 원가 절감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특히 "전구체를 수입에 의존하면 배터리업계가 IRA규정상 세액공제를 받기 위한 적격 핵심 광물 비율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수입할 경우 '해외우려기관'(FEOC) 조건에 따라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미국 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오는 2025년부터 비율과 관계 없이 배터리에 '해외 우려 기관'에서 조달한 핵심 광물을 써서는 안된다. IRA는 기본적으로 '중국견제용'이어서 FECO에 중국업체들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에코프로비엠, SK온, 포드 등 3사가 캐나다 퀘벡주에 건설할 양극재 공장 조감도. <사진=에코프로제공> 

 

◇ 전구체 내재화와 주요 광물의 조달처 다변화 시급

미국 정부는 아직 관련 세부 지침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세계 각국의 배터리 관련 기업들은 현재 글로벌 공급망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국기업이 FEOC에 포함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탈 중국'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고성은 무협 연구위원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양극재와 전구체의 생산 내재화와 리튬 등 주요 광물의 조달처 다변화를 적극 추진해야한다"면서 "미국 내 생산이 불가피한 배터리 부품에 관해서는 신속한 대미 투자 결정과 집행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 국내 배터리소재업계는 급증하는 양극재 수요에 대응하고 IRA의 핵심 광물 세액 공제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전구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전구체 공정의 내재화를 적극 추진중이다.


북미 공장 설립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최대 양극재업체인 포스코퓨처엠은 캐나다 퀘백주에 대규모 양극재 공장을 설립중이다.


양극재 전문기업 에코프로비엠도 국내 배터리제조사 SK온, 글로벌 완성차 기업 포드 등 3사 합작으로 캐나다 퀘벡주에 양극소재 공장 설립 계획을 지난 18일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IRA시행 이후 미-중간의 기술패권 싸움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배터리와 소재업체들이 중국 이외의 공급망을 확보하는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소재와 광물 조달처의 다변화는 업계의 대처만으로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닌만큼, 정부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외교적 노력이 수반돼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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