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새주인 맞는 쌍용차, '토레스' 출시하며 '재기 날갯짓'

양지욱 / 기사승인 : 2022-07-05 15:4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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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 피인수 후 내부 분위기 한껏 고조...SUV 신차 '토레스' 성공 여부, 부활의 관건
▲ KG그룹 곽재선 회장이 5일 인천 영종도 네스트 호텔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SUV 토레스 언론공개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산이냐 회생이냐' 갈림길에서 극적으로 살아돌아온 쌍용자동차가 SUV 유망주 '토레스'를 정식 출시하며, 재도약을 향한 본격적인 날갯짓을 시작했다.

 

아직은 쌍용차의 새 주인이 될 KG컨소시엄에 대한 채권단의 동의와 법원의 최종 결정이 남아있으나 별 탈없이 통과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달말 쌍용차의 최종 인수예정자로 확정된 KG컨소시엄을 주도하는 KG그룹의 곽재선 회장은 5일 "자본조달에 전혀 문제없다"며 일각의 자본 조달 능력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이제 한 쪽에는 새로운 주인, 다른 한 쪽엔 SUV시장의 다크호스 '토레스'란 두 개의 날개를 단 쌍용차는 과연 다시 날 수 있을까. 벼랑 끝에서 배수의 진을 치고 재기를 모색하는 쌍용차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의욕 넘치는 KG그룹, 경영정상화 자신
쌍방울그룹과 치열한 물밑 경쟁 끝에 쌍용차 인수전의 최종 승자가된 KG컨소시엄은 의욕이 넘쳐난다. 채권단의 동의여부를 묻는 관계인 집회와 회생계획안에 대한 법원의 최종 결정이란 두 허들을 넘어야 하지만, 더 이상의 변수는 없다며 자신만만해 한다.


쌍용차 인수의 실질적인 SI(전략적투자자)로서 경영권을 쥐게된 KG그룹의 의지는 어느때보다 강해보인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5일 '토레스'출시 쇼케이스에 참석, 쌍용차 인수에 대한 소신과 비젼을 토해냈다.


곽 회장은 쌍용차 인수와 관련, "쌍용차를 인수하게 된 마음가짐은 사명감을 뛰어넘는 소명감"이라고 강조했다. "쌍용차가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영자의 시간이 될 것 같다"며 의욕에 찬 기분을 표출했다.


곽 회장은 "기업은 3가지의 존재 이유가 있다. 첫째는 좋은 제품 만들어 세상에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이고, 둘째는 기업 구성원들을 위해 삶의 터전을 만드는 것이며, 셋째는 투자자에게 신뢰로 보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 내부 분위기도 모처럼 들떠있다. 작년에 에디슨모터스와 계약했다가 잔금을 못맞춰 계약을 파기했던 당시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임직원 모두가 기대에 부풀어 있다. M&A를 당하는 기업에서 통상적으로 나타나는 정리해고나 구조조정에 대한 걱정도 일절 없다.


이미 M&A 전제 조건에 고용승계 조항이 들어가 있는데다가 인수자인 KG그룹측이 구조조정 가능성이 추호도 없다며 일축했다. 곽 회장도 5일 "인수 후 구조조정은 없다"고 분명히 못을 박았다. 오히려 쌍용차가 흑자를 내고 정상화하려면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차 쌍용차 부활의 '구원투수' 열할을 맡은 SUV 신차 '토레스'의 초반 돌풍도 재도약의 노리는 쌍용차에겐 매우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경우에 따라 쌍용차의 매출과 수익을 호전시키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인수 후 막대한 자본조달에 나서야할 KG그룹에겐 토레스의 성공 여부는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절묘한 타이밍' 토레스 초반 선전 예고
현재 토레스의 초반 분위기는 아주 좋다. 오랫동안 침체됐던 쌍용차 내부 분위기를 들뜨게 만드는 상황이다. 지난달 사전 예약에서 토레스의 바람은 업계를 놀라게했다. 사전 예약 건수가 무려 2만4천대에 달하는 대박이었다.


쌍용차 신차 출시 역대 기록을 토레스가 새로 썼다. 사전계약 2만4천대란 수치는 글로벌 자동차그룹에 떠오른 현대차그룹의 주요 핵심 차종의 예약건 수에 버금가는 규모다. 회사가 존폐 위기에 섰던 것을 감안하면,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다.


토레스의 초반 돌풍은 탁월한 가격 대비 성능, 즉 높은 가성비와 절묘한 출시 타이밍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토레스는 경쟁 차종인 기아 쏘렌트와 현대 싼타페에 비해 20% 정도 저렴한 가격임에도 성능은 이에 못지않는다. 특히 레트로 감성이 잔뜩 묻어나는 묵직하면서 세련된 디자인이 쌍용차의 플래그십 모델이었던 무쏘의 향수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쌍용차측도 토레스가 '무쏘의 후계자' "무쏘는 DNA를 바탕으로 만든차"라는 시장의 리뷰를 달가워한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세단에서 SUV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된 것도 토레스 돌풍에 크게 기여했다. 실제 상반기 국내 새로 출시된 신차중 50% 이상이 SUV다. 지금은 그야말로 SUV가 대세다. 마치 이런 상황을 예견이라도 했듯, 쌍용차가 토레스를 내놓은 것이다.


세계적인 자동차용 반도체 파동으로 현대차그룹의 신차 출고가 1년 안팎까지 지연되고 있는 것도 쌍용차에겐 호재였다. 쌍용차는 상대적으로 현대차그룹에 비해 출고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 현대차 유저들을 유인하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전국적인 레트로 열풍과도 잘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요즘은 남녀노소할 것 없이 레트로가 새로운 문화 트렌드다. 토레스 역시 쌍용차가 자랑하는 복고풍 SUV '무쏘'의 후계자로 불릴 정도로 레트로 분위기가 물신 풍긴다. 신감각 SUV가 아니라 정통 SUV스타일을 추구한게 오히려 시대적 흐름에 적중한 셈이됐다.


쌍용차는 토레스 이후의 신차 라인업도 착실하게 준비해왔다. 핫트렌드로 떠오른 전기차 시장도 다시 노크한다. 정용원 쌍용자동차 관리인은 5일 토레스 출시 행사에서 오는 2024년 하반기에 전기 픽업트럭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의 계획대로라면 현대차그룹에 앞선 국내 최초의 전기 픽업트럭 시장 진출이다.


이와 별개로 내년 하반기경 중형급 SUV 전기차도 출시할 계획이다. 정 관리인은 "가격·성능·품질·디자인 모두 다른 동급 모델을 능가하는 혁신적 모델이 될 것"이라고 자신만만해 했다. 이어 2024년 중반에는 코란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KR10'이라는 새로운 SUV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SUV시장 최강자란 옛 영광을 되찾겠단 야심찬 전략을 준비중이다.

글로벌 경영환경 악화 등 변수도 많아
그러나, 새로운 주인과 신무가 토레스를 바탕으로 빠른 경영 정상화와 재기에 몸부림을 치고 있는 쌍용차의 앞날이 결코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쌍용차를 둘러싼 글로벌 경제 환경 자체가 대단히 불투명하다. 분위기 쇄신을 노리는 쌍용차측에게 전혀 우호적이지 않다.


무엇보다 심각한 경기침체에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아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는 점이다. 토레스가 전잔한 태풍을 일으키고 있다고는 하나 경기침체가 가속화된다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지 알 수 없다. 게다가 쌍용차는 내수 중심이다. 수출로 내수부진을 만회하기 어려운 한계점이 있다.


최대 경쟁사인 현대차그룹의 견제도 쌍용차의 미래를 결코 밝게만 볼 수 없는 대목이다. 이미 토레스의 돌풍으로 현대, 기아차의 잠재적 수요가 빠져나가자 현대차그룹이 적지않이 신경쓰고 있다는 후문이다. 막강한 자본력과, 높은 브랜드 선호도, 여기에 세계적인 수준의 개발력을 두루 갖춘 현대차그룹의 집중 견제를 받는다면, 쌍용차의 재도약엔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쌍용차를 인수한 KG그룹의 자본 조달 능력도 변수라면 변수다. KG그룹측은 자본조달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의 금융시장은 한치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금리가 계속 상승하고, 해외자본이 빠져나가는 등 국내 금융시장은 지금 금융위기 이후 최대 위기국면이다.


1954년 하동환자동차로 출발, 1986년 쌍용자동차로 거듭난 이후 여러 차례 M&A로 주인이 바뀌며 파란만장한 역사를 갖고 있는 쌍용차는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급변하는 경제환경 속에서 살아남으며, 대한민국 자동차산업의 한 축을 형성할 수 있을까. 앞으로 쌍용차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 지 궁금하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ook618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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