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덕형 편집국장 |
정청래 대표는 민주당을 이끌고 있고,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를 운영하고 있다. 두 권한은 다르지만, 지금의 당·정 관계는 협력보다 긴장에 가깝다. 특히 당내에서 제기되는 ‘사당화’ 논란은 단순한 표현의 과장이 아니다.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숙의와 합의보다 대표 개인의 판단이 앞선다는 지적이 반복되고 있다. 여기에 김어준이라는 외곽 영향력이 결합하면서, 당의 의사결정 구조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한 개인의 발언이 마치 국정 운영의 한 축처럼 소비되는 풍경은 정상적인 민주주의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은 이러한 불균형을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조국 대표가 차기 정치 주자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민주당과 조국신당의 결합은 단순한 통합 차원을 넘어 권력 재편의 신호로 읽힌다. 여권 내부에서는 이를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구심력을 분산시키려는 ‘힘 빼기’ 시도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정치에서 타이밍은 우연이 아니다. 지금 이 시점의 합당 논의는 자연스러운 전략이라기보다 계산된 정치 행위에 가깝다.
더 민감한 대목은 조국이라는 인물이 문재인 정부 시절 권력의 핵심 축이었던 상징적 인물이라는 점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전임 정부 권력 구도가 완전히 봉합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국의 재등장은 여권 내부의 보이지 않던 긴장선을 다시 자극한다. 통합이라는 외피 뒤에 권력의 중심을 재배치하려는 의도가 읽히는 이유다. 이재명 대통령이 느낄 부담과 답답함 역시 여기에서 비롯된다.
국정 운영은 안정이 생명이다. 대통령이 책임지고 추진하는 정책과 개혁 과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여당은 중심을 잡아야 한다. 당 대표가 독자적 정치 실험을 통해 대통령의 리더십을 시험하거나, 외곽 세력이 여론을 동원해 권력 구도를 흔드는 방식은 국가 운영의 리스크를 키울 뿐이다. 대통령을 나무 위에 올려놓고 흔드는 정치가 반복된다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
당·정 갈등을 해소하는 길은 분명하다. 불투명한 영향력 구조를 정리하고, 당 운영의 책임성과 절차를 회복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리더십의 재정비 역시 피할 수 없는 선택지다. 여당은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뒷받침하는 정치적 플랫폼이지, 별도의 권력 실험장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힘겨루기가 아니라 국정 안정이며,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국가 운영에 대한 책임이다.
대통령을 흔드는 정치는 오래가지 못한다. 국정을 지탱하는 정치만이 국민의 신뢰를 얻는다. 지금 여당이 선택해야 할 길은 분열이 아니라 중심의 회복이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