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연 대거 참여해 세계 최고수준의 LFP소재 국산화 목표
LFP시장 급성장과 중국 독주에 제동..."배터리 초격차 달성"
|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주력 양샨할 LFP계 원통형 전지. <사진=LG에너지솔루션제공> |
효율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가격경쟁력과 안정성이 뛰어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장이 급팽창하자 정부가 고성능 LFP배터리 개발에 전격 착수했다.
배터리업계가 고효율 배터리인 NCM(니켈코발트망간)계 배터리에 집중하느라 LFP배터리를 등한히해오다가 시장을 중국에 통째로 내주게 생기자 정부가 부랴부랴 개발에 뛰어든 것이다.
최근들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K배터리 3사가 일제히 LFP배터리 개발 및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 정부까지 나서 고성능 LFP배터리 개발에 나선 것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흐름을 감안한 것이다.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업체들 중심으로 집중 채택됐던 LFP배터리가 최근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과 유럽의 메이저 전기차업체들로 수요가 빠르게 확산, K배터리업계에 발등이 불이 된 상황이다.
■ 소재·부품·장비 등 LFP 소부장 경쟁력 강화 차원
정부와 민간이 손잡고 향후 4년간 233억원을 투입, 세계 최고 품질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에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고성능·리튬인산철전지 양극소재, 전해액, 셀 제조기술 연구개발(R&D) 사업'의 수행 기관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번 LFP배터리 개발엔 오는 2026년까지 정부 164억원, 민간 69억원 등 총233억원 개발비가 투입된다. 연구개발의 핵심 목표는 LFP 배터리 양극 소재 국산화와 세계 최고 에너지 밀도를 가진 LFP배터리셀 제조기술의 개발로 요약된다.
정부는 특히 세계 최고의 에너지 밀도 제품 개발을 위해 기존 제품보다 양극 전극을 두껍게 만들어 최대한 많은 리튬 이온셀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두꺼워진 양극 전극이 리튬 이온의 이동을 제약하지 않도록 적합한 전해질도 함께 개발키로 했다.
정부의 이본 개발 프로젝트엔 삼성SDI, 쉐메카(배터리), 에코프로비엠(양극재), 동화일렉트로라이트(전해질), 씨아이에스(장비) 등 주요 관련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다.
여기에 경기대, 서강대, 서울과학기술대, 성균관대, 아주대, 한양대 등 학계와 세라믹기술원, 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화학연구원 등 연구기관 등도 배터리업계의 신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현재 160Wh/kg인 에너지밀도를 세계 최고 수준인 200Wh/kg 까지 높이기 위한 양극재, 전해질 등 LFP소재 개발에 전력투구할 계획이다.
■ LFP시장 고성장 겨냥 포석...LFP시장점유율 껑충
정부가 이처럼 고성능 LFP배터리 개발을 적극 추진하는 이유는 LFP배터리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180도 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전기차업계의 가격전쟁이 본격화하면서 고가의 NCM계 배터리를 대신해 저가의 LFP배터리를 탑재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게다가 현재 LFP배터리 분야는 BYD를 비롯한 중국업채들이 세계 시장을 거의 장악한 분야다. 이런 상황에 정부로서도 배터리 세계 최강과 글로벌 초격차를 위해선 고성능 LFP배터리 개발을 통한 시장 지배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LFP배터리는 불과 수 년전까지만해도 리튬이온전지의 한 부류지만 니켈·코발트를 주로 쓰는 3원계 NCM배터리에 비해 효율이 낮은 '싸구려제품'이란 인식이 강했다. 에너지 밀도가 태생적으로 낮아 주행거리가 짧다는 한계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반전이 일어난 것은 그리 얼마되지 않았다. 글로벌 자원전쟁의 여파로 니켈·코발트 가격이 급등, 가뜩이나 고가인 NCM계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LFP배터리 자체의 성능개선에 힘입어 LFP시장이 급성장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발 전기차 가격전쟁도 LFP의 대반전을 이끈 주요인이다. 테슬라가 전기차 가격을 대폭 인하, 시장파이를 키우기 위해 본격적으로 LFP배터리 채용을 늘리자, 경쟁업체들까지 LFP배터리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끊임없이 제기되는 전기차 안전성 문제에 있어서 LFP가 NCM계보다 뛰어나단 평가를 바탕으로 LFP배터리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이에 따라 2020년 단 16%에 불과하던 LFP의 시장 점유율이 최근엔 35%까지 높아졌고 앞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 ▲지난 3월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에서 참관객들이 SK온 부스에서 LFP배터리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 K배터리 3사, 본격 양산채비...경쟁력확보에 총력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는 별개로 중국기업들의 전유물로 인식됐던 LFP배터리 사업에 K배터리 3사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실제 K배터리의 선두주자인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6년 양산 목표로 미국 애리조나주에 세계 최대규모의 LFP배터리 공장 설립에 착수했다. LG엔솔은 이 공장 설립에만 7조원이 넘는 뭉칫돈을 투입한다.
SK온은 지난 3월 인터배터리 전시회를 통해 자동차용 LFP배터리 시제품을 최초 공개하며 본격적인 LFP양산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SDI 역시 이번 정부주도의 고성능 LFP개발계획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협력사들과 연합해 자체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영준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이번 프로젝트에는 배터리 기업뿐 아니라, 소재·장비 기업 등이 모두 참여하는 데, 앞으로 이러한 방식의 프로젝트를 확대해 소부장부터 완제품까지 모든 밸류체인에서 세계시장 석권이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2030년까지 미국 내 전기차 수요의 40%를 LFP 배터리가 장악할 것으로 내다봤다. 테슬라가 출시 예정인 이른바 '반값 전기차'(모델2)에도 LFP배터리가 주력 탑재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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