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EUV기술 활용 미세선폭의 한계 극복...차세대 DDR5시장 확대 기폭제 기대
|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12나노급 DDR5 D램. <사진=삼성전자제공> |
반도체 시장이 '혹한기'에 빠져있음에도 R&D(연구개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또 하나의 세계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종전 제품에 비해 집적도를 크게 높여 생산성을 20% 이상 높이고 소비전력은 대폭 줄인 12나노미터(1나노미터, 10억분의 1m)급 초미세 패턴의 DDR5 D램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작년 10월 메모리 업계 최고수준의 선폭인 14나노 DDR5 D램 양산에 착수한 삼성이 1년2개월만에 12나노급 D램 개발을 통해 미세공정의 한계를 극복하며 초격차기술 리더십을 다시한번 입증한 셈이다.
반도체의 회로선폭(패턴)을 2나노 줄인다는 것은 극자외선(EUV) 노광기가 아니면 힘들다. 삼성은 세계 EUV장비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는 네덜란드 ASML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이것이 이번 12나노 DDR5 D램 공정기술 개발에 큰 위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D램 시장 글로벌 1위 삼성전자는 21일 업계 최선단(선폭) DDR5 D램 개발에 성공, 최근엔 미국 AMD와 함께 호환성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 제품을 내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방침이다. 현재 메모리 시장은 DDR4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은 차세대 규격인 DDR5 시장을 활성화에 이 제품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이 개발한 12나노급 공정은 업계에선 '5세대 10나노급 공정'으로 불리는데, 삼성은 독자적으로 초미세 공정 기술을 활용해 경쟁사에 비해 1~2단계 앞서는 12나노 공정까지 개발한 셈이다..
삼성이 1년여만에 5세대 12나노공정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은 유전율이 높은 신소재 적용으로 커패시터 용량을 높이고, 회로 특성을 개선하기 위한 혁신적 설계가 뒷받침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EUV 노광기를 이용한 멀티레이어 EUV기술이 큰 기여를 했다는 후문이다. EUV기술을 적용하면 반도체 회로를 훨씬 더 세밀하게 구현할 수 있다. 업계에선 초미세패턴의 구현은 EUV장비가 아니면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이번에 개발한 12나노급 DDR5 D램은 이전 세대 제품에 비해 생산성이 약 20% 향상돼 웨이퍼 한 장에서 얻을 수 있는 D램 수량이 약 20% 많다. 그만큼 비용 대비 수익성이 늘어나는 것이다.
DDR5 규격을 지원하는 이 제품은 최대 동작 속도가 7.2Gbps에 달한다. 이는 1초에 30GB 용량의 UHD영화 2편을 처리할 수 있는 엄청난 속도이다.
또한 이전 세대 제품보다 소비 전력이 약 23% 개선돼 기후 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실현하는데 최상의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삼성은 앞으로 성능과 전력 효율 더욱 개선, 12나노급 D램 라인업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은 우선 데이터센터, 인공지능, 차세대 컴퓨팅 등 다양한 응용처를 중심으로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DDR5 시장의 주력 모델 성능은 4800Mbps에서 5600Mbps로 옮겨가고 있다. 내년엔 데이터센터 증설 확대에 따라 신규 CPU를 위한 DDR5 채용이 크게 늘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삼성은 이번 업계 최초의 12나노 DDR5 공정 개발이 본격적인 DDR 시장 확대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DR5 D램은 인텔 등 일부업체가 적용을 시작했으나, DDR4 대비 2배이상 웃도는 높은 가격으로 활성화가 지연되고 있다.
삼성 메모리사업부 이주영 D램개발실장(부사장)은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D램은 본격적인 DDR5 시장을 여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전제하며 "뛰어난 성능과 높은 전력 효율로 주요 고객사의 지속 가능한 경영 환경, 즉 ESG를 구현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인텔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사파이어 래피즈가 기본적으로 DDR5를 지원하고 있고, 삼성의 12나노 기술 개발이 침체에 빠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반등하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텔에 이어 엔비디아, 애플 등 팹리스업체들이 성능은 크게 개선되고 전력 소비가 낮은 차세대 DDR5 램을 지원하는 기술개발 붐이 형성돼 결국 12나노급 초미세패턴의 DDR5수요를 폭발시킬 것이란 의미이다.
한편 삼성이 12나노 DDR5 D램 개발에 맞서 라이벌인 SK하이닉스 역시 DDR5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글로벌 메모리시장 1, 2위인 두 회사간의 경쟁이 더욱 뜨겁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닉스는 지난 8일 신개념을 도입한 세계 최고속 서버용 D램 제품 ‘DDR5 MCR DIMM’의 샘플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동작 속도가 초당 8Gbps 이상으로, 초당 4.8Gbps인 서버용 DDR5보다 속도가 80% 넘게 빨라졌다. 적어도 속도면에선 삼성이 이번에 개발한 제품보다더 더 빠르다.
하이닉스는 향후 고성능 컴퓨팅 시장에서 이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고객 수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양산에 들어갈 방침이어서 삼성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amy1122@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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