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바디프랜드, 비전문 공동대표체제로 위기 타파 가능할까?

양지욱 기자 / 기사승인 : 2022-12-01 18: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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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출시 '팬텀 로보' 공격적 마케팅에도 3분기 역성장 … 제품 재고액 400억 넘어
전년에 이어 안마의자 시장 점유율 1위 세라젬에 밀려
선임 김흥석 공동대표는 전문 법조인 출신
▲ 지난 7월 6일 바디프랜드 '팬텀로보' 컨퍼런스 에서 지성규 총괄 부회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지난 7월 바디프랜드 지성규 총괄부회장은 '팬텀 로보' 신제품발표회에서 “안마의자 영역을 뛰어넘어 홈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히며 제2의 도약을 알리는 청사진을 펼치며 대대적인 행사를 열었다.

이후 바디프랜드는 신제품 “팬텀로보”를 출시하며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을 대거 모델로 기용해 각종 광고를 집행하거나 행사를 후원하는 등 공격적인 제품 마케팅을 펼쳐왔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팬텀 로보'는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 결과 올 3분기 들어 바디프랜드의 상품 재고는 급격히 늘어나며 지난해 세라젬에 내준 안마의자 시장 1위 탈환이 물거품이 됐다.

30일 금육감독원에 따르면 3분기 바디프랜드의 제품재고액은 422억원으로 사상 첫 400억원대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전체 재고자산 총액은 644억원까지 불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325억원이던 재고평가충당금은 올 상반기 401억원, 3분기에는 487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충당금이란 미래에 발생 가능성이 큰 비용이나 손해를 입게 될 것을 대비해서 미리 쌓아두는 돈이다. 기업들은 여러 사유로 재고자산이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에 처하면 ‘재고자산평가손실’을 인식하게 된다. 이런 손실분은 손익계산서의 매출원가에 가산되고 같은 금액만큼 재고자산 총액에서 ‘평가충담금을’ 쌓아 차감을 표시한다. 

 

바디프랜드의 재고충당금 총액이 늘고 있다는 것은 출시 제품 그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즉, ‘팬텀로보’등 신제품의 판매 실적 저조에 따른 회계 결과라는 것이다. 

▲ 지난 7월 6일 바디프랜드 '팬텀로보' 컨퍼런스 에서 바디프랜드 스마트리빙 기술연구소 연구원들이 참석자들과 Q&A 시간을 갖고 있다. <자료제공: 토요경제>

사실 바디프랜드는 ‘두발을 분리해서 움직이면서 스트레칭을 할 수 있는 최초의 제품’이라며 대대적인 마케팅과 함께 ‘팬텀 로보’를 출시했다. 개발비만 5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650만원대의 고가에 비해 소비자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이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바디프랜드는 전 제품 렌탈 및 판매가를 최대 10% 올리며 실적 개선에 나섰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았다.

바디프랜드는 올 1분기 매출(1501억원)과 영업이익(115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3%, 53.62% 감소했다. 2분기 매출(1518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5.04%, 영업이익(64억원)은 75.15% 급감했다. 3분기엔 매출(1183억원)과 영업이익은 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9%과 4.8% 줄었다. 1,2분기엔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3분기엔 매출 자체가 크게 줄어들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영향 등으로 실적이 부진했다”며 “안마의자가 아직 필수가전으로 뿌리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시장이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매출 부진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영 구도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성규 부회장이 생활가전이나 렌탈 시장에 대한 전문적 식견이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지 부회장은 하나은행장 출신의 30년간 외길을 걸은 금융맨 출신이다. 오히려 지난 7년간 바디프랜드의 폭풍성장을 이끈 박상현 대표는 지난달 12일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 김흥석 바디프랜드 공동대표이사<사진=바디프랜드>


같은달 30일 바디프랜드는 이사회를 열고 김흥석 준법지원총괄부문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출했다. 이로써 바디프랜드는 기존 지성규 총괄부회장과 김 부사장의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되게 됐다.

그러나 김 부사장 역시 가전이나 렌탈시장과는 무관한 인시다. 김 부사장은 육군법무실장,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한화디펜스 준법지원실장을 거쳐 앞선 9월 준법지원총괄부문 부사장에 취임했다. 말하자면 김 부사장은 법조계 출신인사라는 것이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준법경영을 강화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시스템 구축을 위해 관련 분야 전문성을 갖춘 김 부사장을 발탁한 것"이라며 논란을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이 이런 바디프랜드의 라인업에 대한 여러 의문을 제기하는 것도 사실이다. 야침 차게 내놓은 제품이 시장에서 고배를 든 마당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영진들이 주축이 된 공동대표 체제가 세라젬에게 빼앗긴 1위를 재탈환 할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느냐는 의혹이다. ‘글로벌 전략 진두지휘, 디지털 경영 구축’ 등을 내건 바디프랜드의 갈 길이 만만히 않다는 건 괜한 기우만은 아닐 거란 얘기가 힘을 얻고 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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