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전세사기 특별법' 제정 급물살..."보증금 대납 빼곤 다 반영"

장학진 기자 / 기사승인 : 2023-04-24 15: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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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경매중단하고 특별법 박차...尹, 방미전 신속 추진 지시
우선매수권 부여하고 공공임대전환 등 담길듯...야당도 일단 환영
보증금채권 매입 여부 논란...일각선 선대출주택 전세 못놓게해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당정 전세사기대책 협의 후 브리핑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장관,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특별법'(전세사기특별법) 제정을 통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다.


윤석열대통령은 미국 국빈방문에 앞서 특별법 제정을 신속히 추진할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당정은 이에 따라 긴급협의를 갖고 전세사기특별법 제정에 박차를 가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더블어민주당 등 야당도 특별법 제정에 원칙적으로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이에따라 전세사기특별법 제정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단 특별법 제정까지는 절처장 상당 시일이 소요되는 만큼 특별법안이 국회본회의를 통과하기 전까지는 경매를 전격 중단키로 했다.


당정은 이번 주 중 특별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정부는 관계부처간 세부 협의를 거쳐 이번주 중에 전세사기 피해 종합대책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 개정 통해 전세사기 등 대규모 재산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 재정여력 없는 피해자에 경낙대금과 세제 지원

정부와 여당이 특별법 제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신속히 구제하기 위해서다. 민사절차법, 민간임대주택법 등 기존 관련 법을 각각 따로 개정하는 것은 절차도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특별법을 만들만 필요한 사항을 한꺼번에 즉각 추진이 가능하다.


특별법은 법의 효력이 특정한 사람이나 특정 지역에 적용되기에 다른 국민에게 똑같이 적용돼 발생할 수도 있는 부작용도 줄일 수 있는 것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23일 당정협의회를 갖고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은 브리핑에서 국민 혈세로 전세보증금을 대신 반환해주는 것을 빼고는 국가가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특별법에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법에 담길 핵심 내용은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경매로 넘어간 임차주택의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만약 임차인이 매수를 원하지 않을 경우 LH 등 공공이 대신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방침이다.


특별법은 세입자가 살고 있는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 제3자에게 낙찰됐더라도 세입자가 해당 낙찰 금액을 법원에 내면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이는 매수 자금을 조달할 여력과 의지가 있는 피해자에게만 실효성이 있다는 문제가 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우선매수권 행사 의지가 있으나 재정상 능력이 안되는 피해자에겐 장기 저리로 경락 자금 대출을 지원하고, 관련 세금을 감면해주기로 했다.

 공공매입임대주택' 전환, 피해자 주거권 보장


전세사기 피해자가 해당 주택 매수 의지가 없어 우선매수권을 포기한다면 LH가 권한을 넘겨받는다. LH는 해당 주택을 매입한 뒤 공공매입임대주택으로 전환, 피해자에게 임대함으로써 피해 임차인이 경매 이후 퇴거하는 일 없이 살던 집에서 계속 살 수 있게될 전망이다.


공공매입임대제도는 LH가 기존 주택을 사들인 뒤 개·보수를 거쳐 무주택 청년·신혼부부에게 시세보다 30~50% 싸게 빌려주는 것이다. 2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 최장 20년까지 살 수 있다.


야당에서 주장하는 피해 주택에 대한 정부의 공공매입은 특별법안엔 담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 혈세를 들여 매입에 나설 경우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재정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공공 매입을 통해 피해 보증금을 대신 반환해주는게 방식이 아니라, 보증금을 반환해주지 않고 해당 주택을 매입임대로 돌려 피해자의 주거권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원 장관은 “공공부문의 전체 매입임대 예산이 7조5천억원 정도 책정돼 있고, 의무매입 물량도 3만6천호로 계획돼 있어 이 정도 물량이면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충분할 것같다”고 말했다.


보증금 대납에 대해서도 확실히 선을 그었다, 원 장관은 24일 전세사기 피해자가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을 국가가 직접 지원할 수는 없다면서 "선을 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전세사기피해자전국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1일 오전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경매 매각기일을 직권으로 변경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원 장관은 이날 인천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를 찾아 "사기당한 피해 금액을 국가가 먼저 대납해서 돌려주고, 그게 회수가 되든 말든 떠안으라고 하면 결국 사기 피해를 국가가 메꿔주라는 꼴"이라며 "전반적인 사기 범죄에 대해 앞으로는 국가가 떠안을 것이라는 선례를 남길 수는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 금융권 적극 지원 동참...보다 근본적 대책 마련돼야

정부와 여당의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 움직임에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측은 “당·정이 특별법 제정을 밝힌 것을 환영하며 국회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우선매수권 이 외에도 살던 집을 떠나고 싶어하는 피해자들이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채권매입 방식도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어서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격론이 예상된다.


국민 여론은 정부의 이번 특별법 제정에 원칙적으로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만 방법론에 있어서는 괴리가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사기 피해자를 근본적으로 원천봉쇄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보다 두툼하게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제 2, 제 3의 전세 사기를 막으려면 근본적 대책이 필요한 만큼 아파트를 제외하고 선순위 권리가 있는 빌라, 오피스텔 등은 전세를 아예 놓지 못하게 하는 것도 방법을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전세 사기 피해자에게 무이자 장기 대출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피해자를 위한 구제기금을 조성, 무이자로 10~20년간 대출해줄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 기존에 전세 대출받은 보증금을 갚고 LH에 임대료를 내는 등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 대출을 받은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이자 후불제나 이자 유예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해 금융권에 대대적인 지원에 나섰다. 감독기관인 금감원은 피해자 지원 TF팀을 3개 구성, 가동에 들어갔고 은행권은 대규모 금융지원에 착수했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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