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7일 정상회담 이어 경제6단체장 만나 경제협력 확대 논의
문화예술과 광광 등 전방위 확대 예고...G7회담서 양국정상 또만나
| ▲윤석열 대통령과 한국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19일 히로시마 G7회담에 앞서 한국을 방문,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 관계 개선과 경제협력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면서 양국간의 경제협력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에 이어 두 달도 채 안돼 방한, 1박2일의 바쁜 일정을 보냈다. 양국 정상간의 셔틀외교를 12년만에 복원된 것이다. 지난 3월에 이어 52일만에 정상회담이 이뤄졌다. 이어 기시다 총리는 오는 19일 히로시마 G7정상회담에 윤대통령을 초청,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잇따른 한일 정상간의 만남으로 양국의 관계가 빠르게 호전됨에 따라 첨단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경제협력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오랜 긴장관계를 종식시키고 잇단 정상회담으로 빠르게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는 한일 관계에 미국 바이든 정부도 7일(현지시간)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즉각 환영의 메시지를 냈다.
재계에서도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정상이 밝힌 한미일 안보와 경제 공조 방침은 동북아 평화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향후 한일 간의 안정적인 경제협력을 추진하는 데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 3월 정상회담서 도출된 현안 조속히 이행 의지 천명
기시다 총리와 윤대통령은 7일 오후 소인수 회담과 확대회담을 잇따라 갖고 한일 양국의 긴밀한 안보, 경제 동맹체제를 구축하자는데 뜻을 같이했다. 기시다총리는 지난 3월 정상회담에서 발제된 양국간의 주요 경제현안에 대해 의지를 재확인하고, 빠른 추진 의사를 내비쳤다.
기시다 총리는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던진 메시지가 우리 국민정서에는 다소 미흡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가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 한국의 전문가 파견실사를 받아들이는 등 조금이나마 진전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양국간의 경제협력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은 우선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경제협력과 관련, 한국의 반도체 제조업체와 일본의 우수한 '소부장' 기업들이 함께 견고한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공조를 강화하자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 ▲7일 한일 정상회담에선 후쿠시마 원전에 대한 한국 전문가들의 실사가 타결됐다. 사진은 오염수 방류 해저터널 공사 이미지. <그래픽=연합뉴스제공> |
윤 대통령은 떠 "이번 정상회담에선 우주, 양자, AI(인공지능), 디지털 바이오, 미래소재 등 미래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공동 연구와 R&D(연구개발)에 긴밀히 협력하기 위한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이 안보,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며 "한일 관계 개선이 양국 국민에게 큰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점을 확인하고 더 높은 차원으로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아가는데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재계에선 "일본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첨단산업분야에서 원천기술력이 뛰어나고, 한국은 제조기술에서 강점을 보유한 만큼 양국이 공조 체제를 공고히한다면 향후 시너지효과 매우 클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번 정상회담은 앞서 지난 3월 일본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도출된 주요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의지와 추진현황이 집중 조명됐다. 오랜기간 막혀있던 한-일 경제협력의 새로운 물꼬가 트인만큼 우선 현안들을 신속히 해결하자는데 양국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 "양국 강점 살려 첨단기술 공조체제 강화" 한 목소리
기시다 총리는 우선 한국에 대한 대표적 비우호 조치였던 소위 '화이트 리스트', 즉 수출절차 간소화 혜택국에 한국을 다시 원상복귀하는 절차를 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은 3월 정상회담 직후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즉각 복귀시켰고 일본 정부도 관련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이로써 2018년 한국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에 반발,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2019년 7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시작된 한-일 양국의 '화이트리스트 전쟁'은 3년만에 완전히 제자리로 돌아오게 됐다.
기시다 총리는 이와함께 지난 3월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주요 반도체소재 3개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전격 해소한 것을 계기로 한일 양국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관련 소재 공급망의 견고화를 위한 연대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특별히 강조했다.
이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강국인 한국과 관련 소재강국인 일본이 힘을 합치면 공급망이 보다 안정되고, 양국이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은 또 지난 2일 인천에서 7년만에 재개된 재무장관 회담을 지속적으로 열기로 뜻을 모았다. 이를 계기로 금융, 관광, 문화예술 전반에 이르기끼지 경제협력 분야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또 한국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져 한국 전문가들의 후쿠시마원전 실사요청이 받아들여졌다.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우리 국민의 요구를 기시다 정부가 수용한 의미있는 조치로 평가된다.
양국 정상은 인적 교류 확대에도 손을 맞잡았다. 윤 대통령은 "한일 양국의 인적 교류 규모가 올들어 3개월 만에 20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민간 차원의 교류 협력과 아울러 정부 차원에서도 청년을 중심으로 한 미래세대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한일 양국 간 인적 교류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 수도권 뿐 아니라 지방 간 항공 노선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도록 일본측과 함께 노력해 나가자는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 ▲1박2일의 방한 일정을 마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8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출국을 위해 전용기로 향하기 앞서 환송 인사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 기시다, 경제단체장간담회서 "기업이 먼저 나서줘야" 주문
시다 총리의 한일 경제협력 확대 의지는 방한 이튿날인 8일까지 이어졌다. 기시다 일본 총리는 8일 출국에 앞서 주요 경제6단체장과 간담회를 갖고 양국간의 다양한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비공개 티타임 형태로 진행된 이번 간담회에서 기시다 총리는 "한일 간 협력에 있어 기업이 먼저 나서서 협력해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무대행,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 경제6단체장, 한·일경제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윤 삼양홀딩스회장 등이 참석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간담회 후 "반도체 동맹' 등 디테일한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며 "단지 경제 협력과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에 관련된 전체적인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다"며 "기시다 총리가 매우 온화하고 협력적으로 말씀해 굉장히 좋은 인상을 가졌고, 앞으로 한·일 관계가 잘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주도로 진행 중인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한 양국의 공동 대응의 필요성도 논의됐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소부장 중소기업들이 일본 중소기업과 원만한 거래가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며 양국 중소기업 간 우호적인 관계 유지를 건의했다고 전했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양국이 협력해서 제3국 진출 노력을 하고, 특히 광물 자원이나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자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의 전격적인 방한 결정으로 이루어진 이번 한일 양국 정상회담은 '깜짝 발표'는 없었지만, 두 나라의 관계 개선과 경제협력 확대 의지를 다시한번 확인한, 짧지만 의미있는 만남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시다 총리와 윤대통령의 다음 만남은 오는 19일 개막하는 히로시마 G7정상회담기간에 이뤄진다. 다음 회담은 또 얼마나 진전된 협력의 메시지를 던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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