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대우조선, 한화 품에 안착...'대우' 간판 45년만에 내린다

이중배 기자 / 기사승인 : 2023-04-27 15: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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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한화-대우조선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한화 전격 수용
내달중 주총 통해 유증 참여 등 인수 마무리...경영정상화 박차
대우 간판 내리고 '한화오션' 사명 변경 예상...K조선 新빅3 체제
▲한화가 대우조선을 인수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의 신 빅3체제가 완성됐다. <그래픽=연합뉴스제공>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며 조선업 진출에 꿈을 이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한 것이다.


한화그룹이 2008년 워크아웃 상태인 대우조선 인수를 시도한 지 15년만에 숙원을 푼 셈이다. 이로써 한화는 HD현중그룹, 삼성그룹과 함께 K조선의 새로운 빅3체제의 일원이됐다.


2001년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무려 22년간이나 정상 경영을 하지 못했던 대우조선은 한화그룹의 품에 안착하며 경영정상화와 함께 제 2의 도약을 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1978년 9월 대우그룹에 인수되며 '대우조선공업'으로 새롭게 출범한 이후 무려 45년간 유지돼온 '대우'간판은 한화그룹에 의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 한화, 공정위 시정조치 즉각 수용...내달 임총서 마무리

공정위가 27일 한화와 대우조선의 기업 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한화는 이를 즉각 수용했다. 앞서 공정위는 26일 전원회의를 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 계열사 5곳이 대우조선의 주식 49.3%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시정조치 부과 조건으로 최종 승인키로 확정했다.


대규모 인수합병(M&A) 절차상의 마지막 장애물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무난히 넘은 것이다. 한화는 조선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아니기에 미국, EU, 영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 경쟁심사도 간단히 해결됐다.


공정위가 제시한 전제 조건도 대세에 별 지장이 없는 조항이다. 공정위의 시정 조치 조건은 함정 부품의 견적가격을 부당하게 차별 제공하는 행위 금지, 함정 부품에 대한 기술정보 요청 부당거절 금지, 경쟁사 영업비밀을 계열사에 제공하는 행위 금지 등 세 가지다.


시정조치 기간은 3년이며 한화는 반기마다 공정위에 이행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공정위는 3년 뒤 시장·제도 변화 등을 고려해 연장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한화는 즉각 이를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측은 27일 "조건부 승인에 따른 경영상의 제약에도 경영 실적이 악화한 대우조선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와 기간산업 육성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당국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혔다.


업계 일각에선 공정위가 내건 승인 조건들이 대우조선의 향후 수주 활동에 오히려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고 있지만, 조선업 진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한화의 강력한 의지 앞에 공정위 조건들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한화는 이에 따라 다음달 중 대우조선의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유상증자 참여, 새로운 이사 선임 절차 등 경영권 확보를 위한 최종 인수 작업을 신속히 처리할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에 대해 3가지 조건을 걸고 최종 승인을 내렸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조선업계 신 '빅3' 체제 출범...치열한 경쟁 예고

한화그룹이 대우조선 인수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됨에 따라 '대우'라는 간판은 떼고 한화그룹의 새로운 사명으로 변경될 전망이다. 

 

새로운 상호는 '한화오션', '한화조선해양', '한화중공업'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이중 한화오션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 대표로는 김승연 회장의 측근중 한사람인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총괄사장 등이 거론된다.


한화는 이를 계기로 대우조선의 경영 정상화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화는 그룹의 핵심역량과 대우조선이 보유한 글로벌 수준의 설계·생산 능력을 결합, 대우조선의 조기 경영정상화는 물론 지속가능한 해양 에너지 생태계를 개척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한화는 또 단순한 이익 창출을 넘어 일자리 창출, K방산 수출 확대 등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일조할 계획이다. 조선업의 장기간 업황 부진으로 침체된 거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발전에도 큰 활력소를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조선업계도 새로운 경쟁체제를 맞이하게 됐다. HF현중그룹과 삼성에 이어 한화가 가세함에 따라 새로운 빅3체제가 완성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단독 법인인 대우조선과 달리 한화는 방산, 부품 등 다양한 시너지효과 가능한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어 K조선 빅3간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화는 특히 대우조선 인수에 이어 HSD엔진 인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SD엔진은 핵심 기자재인 대형 선박용 디젤 엔진 제작과 디젤 엔진을 이용한 내연 발전소 건설 전문 업체로 연간 1400만 마력에 이르는 세계 톱클래스의 생산 능력과 약 25%의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가 만약 HSD엔진 마저 품에 안는다면 조선업 관련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게 된다. 경쟁그룹인 HD현중과 같이 선박 엔진 제조부터 선박 건조까지 통합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화는 이달 중 HSD엔진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고 기업결합 승인심사를 거쳐 3분기 중으로 인수를 완료할 방침이다.

 

▲대우조선 인수로 15년 묵은 숙원을 푼 김승연 한화그룹회장. <사진=연합뉴스제공>

 

■ HSD엔진까지 인수 수직계열화 추진...강력한 밸류체인 완성

한화는 지난 2월 그룹계열사인 한화임팩트를 통해 HSD엔진의 구주 및 신주 인수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기존 최대주주인 인화공정의 지분 33.45% 중 19%를 인수하고 신주 14%를 인수해 지분32.77%를 확보한다. 인수 대금은 2269억원이다.


HSD엔진의 최대 고개사는 대우조선이다. 지난해 매출의 22.6%를 대우조선에서 거둬들였다. 그 다음이 삼성중공업으로 매출의 22.1%를 차지했다. 한화는 가스터빈 자회사인 PSM과 HSD엔진의 기술을 결합, 암모니아, 수소등 친환겨엔진 개발할 수도 있다. 

 

업계에선 한화가 HSD엔진까지 인수하면, 조선부문의 대외 경쟁력이 대우조선 단일기업 때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높아질 개연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어쨋든 한화는 작년 9월26일 대우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으로부터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전격 발표한 지 214일만에 대우조선 인수를 마무리함에 따라 '한국판 록히드마틴'이 탄생하게 됐다.


한화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방산기업으로의 성장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는 3000톤급 잠수함 및 전투함 등 대우조선의 해양 방산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공군과 육군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해군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전 세계에서 지정학적인 위기로 한국 무기체계에 대한 주요국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통합 방산 생산능력과 글로벌 수출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생산 및 발전사업과 한화임팩트의 수소혼소 발전기술, ㈜한화의 에너지 저장수단으로서의 암모니아 사업 등을 대우조선의 에너지 운송사업과 연결하면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을 구축할 수 있다.


그룹의 위상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자산규모는 83조원이다. 여기에 대우조선의 자산(12조3420억원)이 보태지면, 한화의 총자산규모는 95조3700억원으로 100조원을 바라볼 수 있다. 자산기준 재계랭킹을 더 끌어올려 명실상부한 거대기업집단으로 탈바꿈하게되는 것이다.


재계 전문가들은 "한화가 주요 사업이 경기침체와 무관하게 대부분 호조를 띠고 있는 상황에 김승연회장의 숙원이었던 대우조선을 인수, 시너지효과가 클 것"이라며 "향후 재계에서 한화의 입지와 위상이 강한 상승세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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