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압박과 '이자장사' 비난 여론 의식한 듯...긴축완화에 선제적 대응
| ▲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은행권의 이자장사에 대해 비판하는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은행의 '이자 장사'를 비판하며 압박수위를 높이자 은행들이 대출 금리 인하에 속속 나서고 있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이 커지면서 은행권 전반의 금리 하락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은행권은 "예금 금리가 떨어지는데도 대출금리가 높은 것은 시장금리 반영에 시차가 있기 때문"이라며 볼멘소리를 하면서도, 여론의 따가운 시선에 밀려 본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는 분위기다.
올초만 해도 주택담보대출 변동형 금리는 상단이 무려 8%를 넘었다. 하지만 25일 시중은행에서 공시한 금리는 4.21~7.08%이다. 20여일만에 대출 금리가 1%p 넘게 내린 것이다. 상단이 7%를 넘겼던 신용대출 금리 역시 6%대로 내려왔다. 상단이 0.5%p 넘게 빠졌다. 주담대 상단 금리 역시 조만간 6%대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인하에 중도상환 수수료 면제 혜택
하나은행은 25일부터 일선 영업점 창구에서 가입하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일부 상품의 금리를 0.2~0.3%p 낮춘다. 대상 상품은 혼합금리모기지론과 하나전세안심대출이다. 신용점수 하위 50% 차주에게는 중도상환수수료도 향후 1년간 면제해 주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26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1.3%p 하향 조정하는 대출금리조정에 나선다. KB주택담보대출 신규코픽스, 신잔액코픽스 기준 등 변동 금리형을 최대 1.05%p 낮추고 KB전세금안심대출의 경우 최대 1.3%p 인하한다.
케이뱅크는 25일 아파트담보대출 변동금리 상품의 금리를 최대 0.64%p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환대출 용도의 아파트담보대출 상품 금리는 연 4.69∼6.07%로 조정됐다. 신규 구입 자금 및 생활안정자금 용도의 대출 금리는 최대 0.35%포인트 내린 연 4.7∼6.07%이다.
케이뱅크는 전세대출 상품 금리도 일반 전세는 최대 0.24p, 청년전세의 경우 최대 0.11%p 인하했다. 일반 전세대출 금리는 연 4.66∼6.08%, 청년전세대출 금리는 연 4.61∼5.05%가 각각 적용된다.
케이뱅크는 이와는 별개로 지난 12일 개인사업자 대상 신용대출 상품인 '사장님 신용대출'의 금리를 고객에 따라 최대 연 0.9%포인트 낮춘 연 5.72∼7.95% 금리를 적용 중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이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분위기 속에서 금융소비자들의 이자 가중 부담에 깊이 공감해 발 빠르게 금리를 인하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지난 20일부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80%p 내렸다. 농협은행의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는 연 5.12∼6.22%로 변경돼 상단이 연 6%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이달초 14년만에 8%대의 주담대 금리시대를 열었던 우리은행을 비롯한 나머지 은행들도 대출 금리 인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긴축완화 분위기에 앞으로 더 떨어질 듯
이처럼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빠르게 낮추는 것은 예금 금리는 낮추고 대출 금리를 높이면서 과도한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5대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1월 중 1년 만기 기준 연 5%대까지 올랐다가 최근 3%대까지 급락했다. 이에 반해 주담대 변동 금리(코픽스기준)는 연 5.35∼8.11%까지 상승,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협공을 받아왔었다.
금융전문가들은 "당국의 압박 강도에 상관없이 작년말부터 은행채와 금융채 금리가 내려가고 있는 데다가 미국을 시작으로 기준 금리 인상 기조가 머지않아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은행들의 금리 인하 흐름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금리가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가계와 자영업자들의 대출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금리 여파로 거래가 실종돼 경착륙이 우려됐던 부동산 시장이 점차 안정을 찾아 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출 규모가 큰 중소기업들의 자금 압박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새해를 맞아 전국 73개 상공회의소와 기업인 3267명을 대상으로 '2023년 기업인이 염원하는 희망뉴스' 조사 결과 기업인들은 희망뉴스 1위로 '금리 전격인하(51.2%)'를 꼽았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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