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N'의 두 축 엔씨와 넷마블은 저조한 실적...카카오 고전
크래프톤만 깜짝 반등...차기작 흥행 전까지 넥슨 독주 예상
| ▲넥슨이 게임업계에서 독보적인 이익을 내며 독주하고 있다. 사진은 넥슨의 올해 최고 히트작 '데이브 더 다이버'. <사진=넥슨제공> |
게임업계에서 넥슨의 독주 체제가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다. 올 들어 넥슨이 고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반면, 나머지 주요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기존 경쟁구도가 뒤흔들고 있다.
게임업계는 한동안 넥슨(NEXON), 넷마블(NetMarble), 엔씨소프트(NC) 등이 주도해왔다. 이들 3사의 이니셜을 딴 '3N'이 게임업계를 이끌어왔다.
수년 전부터는 크래프톤(Krafton)과 카카오게임즈(Kakao)가 메이저 게임사 반열에 오르며 기존 3N에 '2K'가 추가되며 '3N2K'의 빅5 체제가 유지돼왔다.
그러나 넥슨이 올 들어 '나홀로 독주'를 계속하며 K게임의 5대 메이저 지배구조에 큰 균열이 생겼다. 선두 넥슨이 3N2K를 벗어나 '1N시대', 그야말로 넥슨천하가 된 것이다.
◇ 넥슨 매출, 2위 넷마블보다 무려 60% 가량 많아
토요경제가 9일 국내 5대 메이저 게임업체들의 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넥슨의 영업이익이 나머지 4개업체의 이익을 모두 합친 것보다 2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은 아직 3분기 연결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자체 집계 결과 매출 9986억~1조888억원(1099억~1198억엔), 영업이익 3329억~4041억원(366억~445억엔)을 올린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23% 늘었고, 영업이익은 16%~41% 증가한 수치다. 업계의 추정치를 봐도 넥슨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최대 약 33% 증가한 4041억원, 매출은 최대 1조888억원으로 파악된다.
| ▲넥슨의 최대 라이벌 엔씨소프트가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사진은 판교 엔씨소프트 본사 전경. <사진=엔씨소프트제공> |
반면 넷마블, 엔씨,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 나머지 빅4의 영업이익 합계는 약 2065억원대다. 매출면에서도 넥슨이 경쟁사들을 압도한다. 넥슨의 3분기 매출은 2위 넷마블(6306억)보다 무려 60% 가량 많다.
기업가치의 잣대가 매출보다는 이익이 중시된다는 점에서, 빅4 게임업체의 합산이익이 넥슨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은 이제 그만큼 넥슨의 레벨이 달라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넥슨은 대표 IP 기반의 'HIT2'를 필두로 '던전앤파이터모바일', 'FC온라인(옛 FIFA4)',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등 스테디셀러들의 견고한 실적에 올해 출시한 '데이브 더 다이버'가 빅히트를 기록하며 3분기에도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데이브 더 다이버'는 넥슨의 싱글패키지 첫 도전작인데, 200만장 판매를 넘기는 메가히트 기록을 세웠다. 세계적인 게임유통채널인 스팀에서 전세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 넷마블 7분기 연속 적자행진...크래프톤만 소폭 반등
우량한 실적을 이어가며 독주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넥슨과 달리, 나머지 메이저 게임업체들은 3분기에도 대부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크래프톤이 깜짝실적을 내며 반등했지만 나머지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지속돼온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9일 실적을 공개한 넷마블은 3분기에 21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작년 1분기부터 7연속 적자행진이다. 매출 도 63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했다.
넷마블은 일부 신작효과에 힘입어 2분기에 비해선 매출이 4.5% 늘었고 적자폭은 다소 줄었다. 하지만, 빅5 게임업체 중에서 유일한 적자기업이란 오명을 벗지는 못했다.
| ▲넷마블의 지스타 2023' 출품작 3종. <사진=넷마블제공> |
엔씨 역시 상황이 암울하다. 엔씨는 9일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16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무려 88.6% 감소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이번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보다 19.7% 가량 밑도는 수치다.
간판 IP이자 핵심 캐시카우인 모바일 리니지류의 동반 부진이 빚어낸 어닝쇼크다. 전통의 게임명가란 명성에 걸맞지 않게 엔씨는 기존 IP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새 히트작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8일 3분기 실적을 내놓은 카카오게임즈도 초라한 성적표를 제출했다. 카카오의 3분기 연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3.8% 줄었고, 영업이익은 이보다 3배 이상 많은 48.4% 쪼그라들었다. 카카오의 실적 역시 시장전망치를 20% 가까이 하회하는 수준이다.
반면 크래프톤은 일부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7일 실적을 공시한 크래프톤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증가했다. 매출도 450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8% 늘었다. 다만 영업외비용 증가로 당기순이익은 6.6% 감소했다.
◇ 넥슨 시총도 압도적 1위...후발주자 차기작에 승부수
빅5 게임업체의 엇갈린 실적은 증시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도쿄증시에 상장된 선두 넥슨의 시가총액이 국내 증시의 경쟁 게임업체를 압도하고 있다.
9일 오전 11시 현재 넥슨의 시총은 약 21조6000억원이다. 같은시각 크래프톤,(9조2711억원), 엔씨(5조8617억원), 넷마블(4조914억원), 카카오게임즈(2조2196억원) 등 국내 증시에 상장돼 있는 빅4 게임주의 시총을 다 합친 거합계(21조4438억원)를 웃돈다.
2N2K의 동반 부진에서 비롯된 넥슨 독주 체제는 4분기 이후로도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넥슨이 PC온라인, 모바일게임이 균형을 잡으며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새롭게 개척한 멀티 플랫폼 기반 신작까지 초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크래프톤의 3분기 깜짝 반등을 불러온 간판작 '배틀그라운드'. <사진=크래프톤제공> |
넥슨이 중국 서비스를 본격화한 것도 향후 독주체제를 더 굳히는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넥슨은 4분기부터 워헤이븐, 퍼스트디센던트, 더파이널스, 마비노기모바일 등을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다.
선두 넥슨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후발 빅4업체들의 움직임도 부쩍 빨라졌다. 차기작에 승부수를 던졌다. 넥슨의 영원한 라이벌 엔씨는 특히 블록버스터급 MMORPG 신작 'TL'을 4분기 중 출시하며, 대 반격에 나설 방침이다.
엔씨를 포함한 빅4 게임업체는 그동안 절치부심하며 개발해온 신작들을 다음주에 개막하는 국제게임쇼 '지스타2023'에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서비스할 이들 차기작을 통해 분위기를 바꾼다는 목표다.
현재 이들 업체가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트리플A급 차기작들은 한창 막바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메이저업체들의 신작이 쏟아져나올 이번 지스타에서 메이저게임사간의 물밑 신경전이 그 어느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게임업종의 특성상 메가히트작 하나가 해당업체의 실적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출시를 앞둔 게임들의 흥행 여부에 따라 넥슨천하의 현 게임시장 경쟁구도가 언제 어떻게 바뀔 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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