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용 배터리도 매출 급증...배터리업계 경쟁 심화와 경기침체가 올 실적 변수
| ▲ 삼성SDI가 배터리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 배터리사업 호조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사진은 삼성SDI본사 건물. <사진=삼성SDI제공> |
자동차용 배터리(2차전지) 시장이 급성장에 힘입어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삼성SDI도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SDI는 모바일기기용 소형 전지와 자동차용 중대형 전지의 고른 성장세 덕분에 지난해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고 30일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조1240억원, 영업이익이 1조8080억원으로 각각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 치웠다. 전년 대비로는 각각 69.4%, 48.5% 급증한 호성적이다.
삼성SDI는 배터리와 반도체, LCD, OLED 등의 소재사업을 병행하고 있는데, 배터리의 매출 비중은 약 86%에 달한다. 이를 감안하면 배터리 부문의 매출은 17조를 약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배터리 강세 속 정밀재료 부문 상대적 부진
삼성SDI는 작년 4분기만 놓고 봐도 매출이 5조965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6.3% 증가하며 분기 매출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4분기 영업이익도 490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84.7% 늘었다. 순이익은 6292억원이었다.
사업부별로는 배터리 부문 매출이 5조341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591억원으로 198.8% 증가했다.
배터리 부문의 실적이 전체 실적보다 더 좋아진다는 것은 정밀소재 부문은 다소 부진했다는 방증이다. 실제 재료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6243억원과 131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9%, 9.5% 감소했다.
다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9%, 62.4% 증가했다. 이는 고부가 디스플레이 소재를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수익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편광필름은 고객 다변화 등으로 판매가 늘었다. OLED 등 디스플레이 공정 소재는 주요 고객의 신규 플랫폼용 매출이 늘었다. 반도체 공정소재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확대됐다.
배터리 부문은 스마트폰, 전기자동차, 전력저장장치(ESS) 등에 사용되는 배터리를 모두 생산하고 있는데, 특히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가 수요 둔화 우려에도 전 분기와 비교해 매출이 확대됐다.
올 1분기까지는 강한 상승세 유지될 듯
자동차 배터리는 P5(Gen.5)를 중심으로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ESS용 역시 전력용 프로젝트에 공급돼 매출이 크게 늘었다. 모바일기기용 원형 전지 등 소형 전지 매출은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삼성SDI는 1분기에도 실적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중대형 배터리가 P5를 중심으로 판매 확대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자동차용은 헝가리 신규 라인 가동이 확대되고 고객사의 신모델용 공급이 늘면서 P5 판매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전망 자체가 밝은 것이 삼성SDI의 낙관적 전망을 가능케 하는 요소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은 전년 대비 약 39% 성장한 159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도 변수는 있다. 무엇보다 경기 침체 우려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로 인해 전반적인 자동차 소비 심리 위축, 전기차 시장에 당초 전망치를 크게 밑돌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배터리 업계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것도 삼성SDI 1분기 이후 실적의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물론 배터리는 다른 제품과 달리 주문제작형(오더메이드)사업 구조를 띠고 있어 업체 간 경쟁이 당장에 실적을 유의미하게 바꾸기는 어렵다.
한-중-일 배터리 쟁탈전 치열한 게 향후 변수
그러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업체 간 공급경쟁에서 밀릴 경우 시장 추이에 상관없이 실적이 크게 엇갈릴 요소가 다분하다. 특히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한국, 중국, 일본 등 배터리 3국간의 불꽃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삼성SDI는 이에 따라 올해 P5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을 높이는 전략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한편 중장기 성장을 위한 수주 활동과 전고체 전지 등 차세대 제품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올 상반기 천안 사업장에 투자 중인 소형전지 신제품 46파이 전지라인 셋업을 끝내고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해 세계 4위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 · 추진중인 미국 인디애나주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설립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 부사장은 "고성장하는 미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는 완성차업체와 배터리업체 간 사업 기회가 많이 창출되고 있다"고 전제하며 "구체적인 협력을 위해 다수의 고객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는 "올해 준비한 전략을 차질 없이 실행해 초격차 기술 경쟁력과 최고의 품질 확보, 이를 바탕으로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가속하는 한 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amy1122@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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