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바람몰이' 나선 애플페이...미풍일까, 태풍일까

장학진 기자 / 기사승인 : 2023-03-21 14: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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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본격 오픈 후 17만명등록 '돌풍'...이용자폭주에 서비스차질
업계 긴장감 속 예의주시...애플 사용자들 중심 초반 강세 예고
태생적 한계점 잔존...국내 간편결제 시장판도 흔들 지는 미지수
▲애플페이가 마침낸 국내서비스를 시작, 간편결제 시장 경쟁구도의 변화가 예상된다. <사진=애플홈페이지 캡처>

 

애플의 간편결제서비스 '애플페이'가 21일 본격 서비스에 들어감에 따라 삼성페이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 시장의 향후 판도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애플과 현대카드는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스페셜 이벤트'를 열고 애플페이 서비스를 본격 시작한다고 공식 밝혔다.


지난달 8일 애플과 현대카드측이 동시에 애플페이 국내 출시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 지 40여일만에 본격 상용서비스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아이폰과 현대카드를 동시에 보유한 이용자들도 애플페이 호환 단말기를 보유한 매장에서 카드 실물 없이 휴대전화로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 초반 반응 폭발적...현대카드, 가맹점 확보에 총력

애플페이의 초반 시장 반응은 폭발적이다. 아이폰 사용자들의 등록이 쇄도하고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가 아이폰 사용자들의 숙원이었던만큼, 어느정도는 예상했던 일이다.


애플페이는 이날 오전 서비스가 정식 오픈하자마자 이용자들이 몰려들면서 서비스에 차질을 빚었다. 국내 카드업계에서 유일하게 애플페이 서비스에 나선 현대카드측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독점 서비스권을 확보하는데는 실패했지만, 오랫동안 준비를 해온 탓에 당분간 애플페이를 사실상 독점 서비스하게 됐다. 현대카드측은 경쟁 카드업체가 애플페이를 출시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 현대카드가 아이폰 기반의 간편 결제시장을 독점할 것이란 얘기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경 애플페이 신규 등록자가 17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애플과 현대카드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스페셜 이벤트'를 열고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던킨 올비 애플 애플페이 인터내셔널 총괄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사진=연합뉴스제공>

 

국내 아이폰 사용자수가 줄잡아 1천만명을 넘고, 이 중 현대카드 소지자가 적지 않다고 볼 때 당분간 애플페이 등록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아이폰 사용자들의 가장 큰 아쉬움은 간편결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이었다.


현대카드와 애플페이는 당분간 가맹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애플페이 사용자와 이용률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애플페이를 사용가능한 가맹점을 늘리는게 최대 변수이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 편의점을 비롯,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스타벅스, 파리바게뜨, 롯데하이마트, 이케아 등이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를 설치,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에서 발행한 비자·마스터카드 브랜드 신용카드나 결제 전용 신용·체크카드를 보유한 애플페이 고객은 아이폰의 '지갑' 애플리케이션이나 '현대카드' 애플리케이션에서 애플페이 기능을 활성화해 이용할 수 있다.

■ 업계 "시장 활성화에 기여 기대...당분간 예의주시"

애플페이가 마침내 한국에 상륙하자 기존 국내 간편결제 업계들은 시장에 미칠 파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는 애플페이가 궁극적으로 국내 간편결제 시장을 넓히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동시에 경쟁판도를 뒤바꿀 지 우려하는 분위기가 교차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측은 "애플페이 도입을 경쟁 심화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가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토스 측도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해 구체적인 대응이나 전략, 이벤트는 결정된 바 없다"면서 "애플페이의 영향력이 어떨 지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페이가 시장을 장악한 가은데, 후발 간편결제 업계 관계자들은 대체로 "삼성페이가 있다고 카카오페이나 토스를 사용하지 않는 건 아니지 않나"면서 "단기적으로는 이용자 감소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실물카드만 쓰던 이용자들이 간편결제쪽으로 유입되면서 이 시장이 좀 더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업계에선 애플페이의 시장 지배력에 대한 전망치에 대해 대체로 간편결제시장의 10~15%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NFC만 지원하는 접근성의 한계와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20%를 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일 출시를 하루 앞둔 애플페이가 내년까지 시장 점유율을 15%로 뛰어오르며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애플페이 한국 상륙 영향 분석 보고서'를 내놔 주목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21일 공식 출시된 애플페이는 NFC 단말기 보급률이 10%에 그치고 있지만, 최근 NFC 단말기 설치에 나선 프랜차이즈 또는 신용카드 가맹점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가 두드러지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MZ세대 등을 주 타깃층으로하는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카페, 슈퍼 마켓과 같은 소매점들이 NFC단말기 설치에 적극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예상보다는 빠르게 NFC 결제인프라 확충이 가능할 것이란 낙관적 전망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자신의 첫 아이폰을 들고 애플페이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한계점 남아있어 시장구도 획기적 변화는 어려울 듯

보고서는 또 국내 등록된 1280만대의 아이폰 사용자중 올해말까지 55%인 700만 명가량이 기존 사용하던 간편결제 플랫폼을 애플페이로 바꿀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말 기준 애플페이의 일평균 거래금액이 1천억원을 가볍게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경쟁업체들의 생각은 다르다. 애플페이가 충성도가 강한 아이폰 사용자들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겠지만, 전체 간편결제 시장 구도를 송두리째 바꾸기엔 한계점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범용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안드로이드 플랫폼과 삼성페이라는 최강자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 제아무리 애플이라고 해도 단기간에 시장지배 구도를 허물기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별한 서비스의 차별화를 찾기 어려운 마당에 이미 보편화된 결제 수단을 제치고 시장판도를 뒤짚는다는 게 결코 만만치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애플페이를 통한 잠재적 아이폰 사용자층을 확대하려는 애플의 전략도 쉽게 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애플페이 도입이 스마트폰을 바꾸는데 큰 동기 부여가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굳이 현대카드를 발급 받으면서까지 애플페이를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은 생각처럼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일본과 중국에서 애플페이가 도입된 2016년 이후 애플의 스마트폰 점유율 변화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게 이를 방증한다.


일본의 경우 애플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2016년에는 55%였으나, 애플페이 도입 다음 해인 2017년에는 오히려 50%로 줄었다. 중국도 같은 기간 애플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11%로 변화가 없었다. 이는 애플페이 도입 당시 QR코드를 이용한 간편한 결제와 송금까지 가능한 알리페이·위챗페이의 점유율이 높았던 떄문이다.


전문가들은 "애플페이의 한계점이 분명 존재하지만, 아이폰 사용자들의 특유의 높은 충성도를 자랑하고 있다는 점에서, 애플과 현대카드측이 차별화된 서비스에 나선다면 초반 돌풍이 미풍에 그치지 않고 태풍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진단한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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