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소비·투자 두달 연속 '트리플 증가'...경제 '상저하고' 가시화

조봉환 기자 / 기사승인 : 2023-07-28 14:33:16
  • -
  • +
  • 인쇄
6월 생산0.1%↑, 소비1.0%↑, 투자0.2%↑...5년4개월만에 2연속↑
버팀목 반도체 경기 회복에 제조업생산 5분기만에 상승세 반전
하반기 경기둔화 완화 기대감 커져...고금리 등 불확실성 잔존
▲반도체 출하량이 늘고 재고가 줄어드는 등 반도체 경기가 불황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라인. <사진=연합뉴스제공>

 

경제의 버팀목 반도체 경기가 부진을 씻고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체 산업활동 지표에 긍정적인 신호가 켜졌다. 생산, 소비, 투자가 일제히 증가세를 보여준 것이다.


비록 전반적으로 상승폭은 크지 않지만,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전 산업 생산, 소비, 설비투자가 두 달 연속 동반 상승한 것은 2018년 1∼2월 이후 5년4개월만에 처음이다.


특히 긴 불황의 터널 속에서 허덕이던 제조업 생산이 5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에 주목할만하다. 반도체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에 의해 희비가 엇갈리는 제조업은 전산업 생산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점에서 반도체의 출하가 호전되며 반도체 생산이 크게 늘어나고, 이것이 제조업과 나아가 광공업 생산 증가에 긍정적 효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경기 반등의 여파는 재고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6월 재고가 역대 최대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절대 재고량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재고가 눈에띄게 줄어든 것은 출하량이 그만큼 늘었다는 방증이다. 출하와 재고는 불가분의 관계다. 생산의 급증이 없는한 출하량이 늘면 재고는 줄 게 마련이다.

◇ 서비스업과 공공 행정 등이 전산업 생산 증가 견인

산업활동동향을 나타내는 지수가 일제히 상승하고 향후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경기 지수도 전반적으로 흐름이 좋아지면서 하반기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점차 줄어드는 양상이다.


통계청이 28일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우선 전 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가 111.1(2020년=100)로 전월 대비 0.1% 증가했다.


전 산업생산 지수는 지난 2월과 3월 각각 1.1%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이다가 4월 1.3% 줄어들며 주춤했다. 하지만, 5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소폭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광공업과 건설업 생산이 줄었지만, 서비스업과 공공 행정에서 생산이 늘면서 소폭 증가세를 유지했다.


광공업은 전체적으로는 감소했지만, 반도체 생산이 적지않개 늘어는게 눈에띈다. 전방산업 경기가 반등하면서 지난달 반도체 생산은 3.6% 증가했다. AI(인공지능)를 비롯한 고성능 반도체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고 업계의 감산효과가 맞물려 앞으로도 반도체 생산은 빠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생산은 반등했으나 자동차(-12.9%)·석유정제(-14.6%) 등 생산이 줄어 전월 대비로 1.0% 감소했다. 특히 석유정제는 마진 축소로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6월 제조업 생산은 지난 5월의 높은 증가세(3.0%)에 대한 기저효과 등 영향으로 1.1% 줄었다. 그러나 분기 기준으로는 1분기보다 3.4% 늘며 지난해 1분기 이후 5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주요 품목별 분기 생산면에서도 반도체 생산이 20.6% 늘며 5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2분기 반도체 바닥론이 생산부문에서 가시화된 것이다. 다만 반도체 경기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18.6% 줄었다.

 

▲통계청 김보경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2023년 6월 산업활동 동향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통계청제공>

 

◇ 반도체 재고 급감...내구자 판매 증가로 소비 강보합

반도체를 중심으로 출하량이 늘면서 제조업 재고는 비중이 전달보다 6.2% 가량 줄었다. 이는 1975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 감소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의 감산효과로 인한 재고량 감소가 적지않이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반도체는 출하가 41.1% 급증, 재고가 두 자릿수(12.3%) 줄었다. 이는 06월 반도체 수출 실적 개선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6월 반도체 수출액은 89억달러로 연중 최대 규모를 나타내며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반도체의 약진에도 불구,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은 소폭 줄어들었지만, 서비스업 생산은 0.5% 증가했다. 보건·사회복지 등에서 부진했지만 금융·보험, 예술·스포츠·여가 등이 호조를 보인 결과다.


생산에 이어 소비도 소폭이나마 늘어났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6월 106.3(2020년=100)으로 1.0% 늘며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와 신발 및 가방 등 준내구재 판매가 줄었지만,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늘어난 것이 전체 지수를 플러스로 돌려놓았다는 분석이다.


생산과 출하의 증가는 설비투자에도 영향을 미쳐 6월 설비투자가 0.2% 늘었다. 석 달 연속 증가세다. 투자는 5월(3.5%)보다는 증가폭이 줄어들었지만, 비교적 강세를 유지했다.


다만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 실적을 금액으로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공사실적이 토목·건축 모두 줄면서 2.5% 감소했다. 부동산 매매시장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지만, PF시장이 크게 위축돼 건설업체의 시공이 위축된 결과로 읽힌다.


생산, 소비, 투자 등 전반적인 산업활동의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는 일제히 상승했으나 현재의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건설경기 둔화, 주춤한 소비 등이 반영돼 전달보다 0.2p 하락했다.

 

▲지난 1년간 산업활동동향 지수 추이. <그래픽=연합뉴스제공>

 

◇ 기재부 "생산 회복 흐름"…통계청 "좀 더 지켜봐야"

그러나 앞으로의 경기를 전망하는 선행지수순환변동치는 상황이 달랐다. 제조업 재고 감소, 경제 심리 개선, 수입물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0.3p 상승했다.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의 회복 흐름을 재확인시켜 줬다"며 "제조업 생산도 5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그간의 부진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마냥 낙관적으로 보기엔 전 산업생산 증가 폭이 보합세에 가깝고, 설비투자 증가 폭도 크지 않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로 해석하기는 아직은 좀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2%포인트까지 벌어진 한미 금리차로 인한 환율상승과 국제 에너지시장의 불안, 미-중간의 기술패권 전쟁과 공급망 재편 등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사상 유례없는 폭염과 폭우 등 이상기후에 따른 농작물 피해 등이 변수가 적지않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선행지수 등 경기가 조금 개선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분기 말이라는 특수 요인도 있어 더 지켜봐야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측은 "취약 부문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수출·투자·내수 활성화 등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주요 과제를 속도감 있게 이행, 하반기 반등 모멘텀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6월 산업활동동향만을 보고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단정 짓기에는 부정적 변수와 위협요인이 많다"면서 "한가지 분명한 것은 작년 봄 글로벌 복합위기 발생 이후 끝모를 추락하던 제조업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 7월 이후가 더 기대되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조봉환 기자
조봉환 기자 토요경제는 사람과 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고, 행복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기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