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감산효과로 출하량 늘어...3Q 턴어라운드 기대감
폴더블폰 갤럭시Z5 시리즈 임박, 스마트폰사업 반등 예고
| ▲ 삼성전자가 메모리 출하량 증가와 재고 감소로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웃도는 실적을 내며 사실상 바닥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삼성 서초사옥. <사진=연합뉴> |
삼성전자가 7일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분기별 10조원 안팎의 이익을 내던 회사의 영업이익이 단 6천억원에 그쳤으니 그럴법도 하다.
매출도 20% 이상 줄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1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겨우 적자를 면했다. 표면적인 수치만 보면 '초상집' 분위기여야 맞다. 하지만, 삼성은 내심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작년 3분기 부터 1년간 속수무책으로 추락해온 실적이 드디어 바닥을 찍었음이 확인된데다, 곳곳에서 반등 조짐이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평가도 마찬가지다. 2분기를 기점으로 삼성이 확실히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골이 깊으면 산이 높다'고 3분기부터 빠르게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분석이다.
■ 14년만의 최악의 실적...시장 컨센서스 웃도는 '선방'
삼성전자가 7일 공시한 연결기준 2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6천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22.3%, 영업이익은 무려 95.7% 감소한 것이다. 2분기 연속 매출대비 이익률은 단 1%에 그쳤다.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에 최저 수준의 영업이익이다. 역대급 부진한 실적이라던 전분기와 비교해도 조금 더 나빠졌다. 삼성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5.5% 급감한 6402억원이었다. 매출도 60조 벽을 힘겹게 지켜냈다.
| ▲삼성전자 최근 실적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
2분기 연속 최악의 성적표를 낸 삼성은 증시에서도 부진한 흐름이다.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것일까, 삼성 주가는 7일 오전에 7만원벽이 무너지며 '6만전자'로 복귀했다. 지난 5월25일(6만8800원) 이후 42일만에 주가가 6만원대로 미끄러진 것이다.
그러나 삼성의 이번 2분기 잠정실적 뒤에는 '선방'이란 꼬리표가 따라 붙는다. 수치상으로는 최악의 실적인데 선방으로 평가 받는 이유는 실적 발표에 앞서 시장이 예측했던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수요 위축 상황에서도 반도체 사업이 바닥을 찍으며 선방했다는 평이다.
원래 삼성의 2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비관적이었다. 겨우 적자를 면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의 '혹한기' 탈출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게 핵심 근거였다.
여기에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위축으로 삼성 실적반등의 구원투수이자 히든카드로 주목받던 갤럭시S23시리즈의 매출과 이익이 감소, 삼성의 2분기 영업이익이 1천억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로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이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8곳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집계 결과 삼성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8.7% 급감한 1812억원으로 예측됐다.
삼성이 최악의 부진에도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깜짝실적(?)을 낸 것은 스마트폰 영업이익이 줄어들었지만 반도체의 영업손실이 전분기에 비해 1조원 가량 줄어든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가전, 디스플레이, 전장 등이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분석된다.
■ 반도체, 영업손 1조원가량 감소...3Q 반등 본격화 예고
증권사들은 이에 따라 삼성이 2분기를 기점으로 바닥을 확인시켜 준 만큼 3분기부터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할 것이란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주요 증권사의 영업익 컨센서스도 3조7천억원에 육박한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3분기 삼성 영업이익이 4조원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의 3분기 반등설의 핵심 근거는 대략 세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주력사업인 반도체가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다. 2분기에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20% 가량 늘어나는 등 확연한 증가세로 돌아선 반도체는 3분기에 그 추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이 지난 4월 단행한 일부 메모리 감산 효과도 3분기부터 현실화, 재고량 감소에 따른 가격 반등과 수요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반도체 업황과 실적이 바닥을 지나고, 감산 효과가 본격화하는 3분기부터 삼성의 실적 회복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사진=삼성전자> |
반도체 불황 탈출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지만, 최근들어 회복세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지난달말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이 올 3∼5월 매출이 37억5200만달러(약 4조9천300억원)로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호실적을 내자 공급과잉이던 메모리 산업이 바닥을 지났다는 평가가 나온 것이 이를 방증한다.
AI(인공지능) 열풍에서 비롯된 DDR5,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 확대에 맞춘 삼성 반도체 부문의 믹스 개선효과도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6월말 양산에 들어간 3나노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공정의 수율이 본궤도(70~80%)에 오른 것도 반도체 실적 개선에 적지않이 기여할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반도체의 수율은 이익과 직결된다.
업계에선 1~2분기에 3~4조원대의 막대한 영업손실을 낸 삼성 반도체 부문이 3분기에는 적자 규모가 대폭 축소되고 이르면 4분기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의 매출과 영업이익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부문의 회복이 3분기 실적 반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의 3분기 실적 반등을 기대케하는 두번째 이유는 폴더블폰 차기작의 갤럭시Z5시리즈의 출시다. 폴더블폰은 아직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삼성이 세계 시장을 80% 이상 장악하고 있어 실적에 미치는 효과는 결코 만만치가 않다.
|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차기작 갤럭시Z5시리즈가 3분기 이후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달말경으로 예정된 갤럭시Z5 언팩 2023 초대장. <사진=삼성전자> |
■ 출시 앞둔 폴더블폰 신작과 가전수요 회복 등도 기회요인
현재 삼성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3시리즈의 판매량은 눈에띄게 줄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제2의 플래그십 제품은 갤럭시Z 신작의 출시는 3분기 삼성 실적 반등의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폴더블폰 시장 자체가 의미있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삼성의 독주 속에 구글의 '픽셀폴드'란 신제품을 들고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들어 폴더블폰 자체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과 수요가 커질 전망이다. 특히 삼성은 지난해 3분기에 내놓은 갤럭시Z4시리즈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덕분에 차기작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욱 크다.
삼성이 폴더블폰 듀오 신작 출시 일정을 앞당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갤럭시Z5시리즈가 전작에 비해 화면사이즈와 성능을 대폭 업그레이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삼성은 이달말경 서울 코엑스에서 갤럭시Z5시리즈 언팩 행사를 열고, 내달초 사전예약 기간을 거쳐 8월 11일경 정식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통상 스마트폰 신작의 경우 사전 예약을 통해 상당한 초도 물량을 소화하는 만큼, 지분기 주춤했던 3분기 삼성 스마트폰 실적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정식 출시 일정이 8월중순으로 잡혀있어 3분기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지는 못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불구, 폴더블폰 시장은 당분간 큰 폭의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이 이 시장을 주도하는만큼 시장의 증가분을 제대로 흡수한다면 갤럭시Z5시리 흥행 정도가 예상치를 웃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의 빠른 회복과 폴더블폰 신작 출시에 이어 삼성 3분기 실적 반등의 기대요인중 하나는 TV와 전장사업이다. 글로벌 복합위기 이후 침체의 늪에 빠져있던 TV시장은 1분기 이후 완만한 수요 회복이 진행돼 이 시장 부동의 1위인 삼성 출하량 증가가 예상된다. 여기에 자회사인 하만의 전장사업 역시 전기차 시장 확대에 힘입어 당분간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골이 깊으면 산이 높을 수 있다'고 2분기에 최악의 성적표를 낸 삼성이 3분기엔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을까. 반도체의 혹한기 탈출, 폴더블폰 신작 출시, 가전 및 전장사업 호조가 어우러지며 삼성이 과연 3분기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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