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수출 4월도 부진...車호조에도 '반도체 늪' 못벗어나

장학진 기자 / 기사승인 : 2023-05-01 14:27:05
  • -
  • +
  • 인쇄
4월 수출, 14.2% 감소...41% 쪼그라든 반도체 부진에 발목
자동차선박 수출 40% 이상 증가에도 7개월째 내리막 계속
에너지류 수입 크게 줄어든 탓 무역적자 30억달러 아래로
▲자동차수출이 4월에도 고성장세를 지속하며 수출한국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난 6일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 수출선적부두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수출이 좀처럼 반도체의 늪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내수가 살아나면서 경기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수출은 4월에도 뒷걸움질쳤다.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깊은 수렁에서 빠져나오질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의 총체적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수출은 7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


수입이 4월에도 눈에 띄게 줄어었음에도 수출 부진의 폭이 더 크기에 무역적자는 14개월 연속 지속됐다. 무역적자 폭이 줄어든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대한민국 수출의 희망이자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한 자동차는 4월에도 고공 비행을 계속하며 수출 감소와 무역적자 규모를 줄이는 데 한 몫 톡톡히했다.

■ 7개월 연속 수출 감소...반도체부진과 기저효과 탓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에 의하면 4월 수출액은 496억2천만달러이다. 이는 작년 같은 달보다 14.2% 줄어든 것이다. 금액으로면 82억 달러 이상 쪼그라든 것이다.


월간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로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째 후퇴했다. 2018년 12월∼2020년 1월까지 1년 2개월간 수출이 감소한 이후 가장 긴 감소세다.


4월 수출은 전달(551억달러)에 비해서도 10% 가량 줄어들었다. 지난달(13.6%)보다 감소폭도 약간 커졌다. 2021년 7월 이후 월간 수출액이 500억달러를 밑돈 것도 지난 1월에 이어 두번째다.


월간 수출규모는 1월에 464억 달러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2월(501억달러), 3월(551억달러)들어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다가 4월들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산업부는 4월 수출의 부진에 대해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반도체 업황 부진, 조업일수 감소(-1.0일), 작년 4월 역대급 실적(578억 달러)을 올린데 따른 기저효과 등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수출부진의 최대 원인은 수출효자였던 반도체의 몰락 때문이라는데 이의를 달 수 없다.


수요와 가격의 동반 하락 속에서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은 부진은 전체 수출 회복의 발목을 잡고 늘어지는 큰 흐름이 이달에도 계속 이어졌다. 반도체의 회복없이 수출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다시한번 입증한 셈이다.


4월 반도체 수출액은 총 63억8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41.0% 감소했다. 반도체 한 품목에서만 수출이 44억달러 줄어들었는데, 4월 한국의 전체 수출 감소액(83억달러)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4월 반도체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41% 감소하며, 전달(-34.5%)보다 상황이 더 악화했다.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작년 8월 이후 9개월 내리 마이너스 흐름이다.


반도체의 수출 부진은 주력 품목 메모리의 수요 위축에 수출단가마저 크게 하락 탓에서 근본적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1년전 각각 3.41달러, 4.81달러였던 D램과 낸드 고정가격은 4월엔 1.45달러와 3.82달러까지 추락했다.

 

▲김완기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4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자동차와 선박 제외 15개 주력품목 대부분이 감소

반도체를 비롯해 15대 수출주력품목의 대부분의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한 가운데 자동차, 선박, 일반 기계만이 수출이 늘어났다. 특히 자동차는 4월에도 돋보이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4월 자동차 수출액은 총 61억6천만달러를 전년동기 대비 40.3% 늘어났다. 역대 4월 최대 기록이다. 반도체(63억8천만달러)와의 격차는 2억2천만달러에 불과하다. 여기에 차부품(19억1천만달러)까지 포함하면 80억달러가 넘는다. 자동차가 명실공히 국내 최대 수출품목으로 자리잡았음을 다시한번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자동차는 3월 수출(65억1천만달러) 보단 소폭 하락했지만, 3개월 연속 55억 달러 이상의 호조세가 계속됐다. 이런 추세라면 월 평균 60억달러를 넘어 조만간 분기수출 200억달러 시대에 진입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차랑용반도체 등 부품 공급이 정상화되고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으로의 친환경차 수출 확대에 힘입어 10개월 연속 수출증가세를 이어가며, 수출위기의 구원투수로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는 경향이다.


더욱 주목할만한 것은 수출증가율이다. 작년 12월부터 4월까지 5개월간 평균 수출증가율이 무려 40.3%에 달하는 고공비행이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1등 수출품목인 자동차의 수출증가율이 월 평균 40%가 넘는다는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현상이다.


지역별 수출 현황을 보면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26.5%), 아세안(-26.3%) 등으로의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유럽연합(9.9%)과 중동(30.7%)으로의 수출이 늘었다. 이는 자동차 수출 급증과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일반기계 등 수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부는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주요국의 수입 수요 둔화, 계속되는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의 영향으로 4월수출이 감소했다"며 "주요 수출국인 중국, 베트남의 수입 감소가 전체 수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KOTRA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출지역 담당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제공>

 

■ 14개월 연속 적자 행진...정부 "단기, 중장기 나눠 지원"

4월 수출입 동향 중 눈에띄는 또 하나는 수입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4월 수입액은 총 522억3천만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13.3% 감소했다. 작년말부터 에너지수입이 소폭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4월들어 처음 두자릿수 하락율을 나타낸 것이다.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원유(-30.1%), 가스(-15.5%), 석탄(-21.1%) 등 3대 에너지원의 수입이 -25.8% 줄어든 탓이다. 물론 3대 에너지원 4월 총 수입액은 109억달러로 최근 10년간 월 평균치(90억달러)보다는 여전히 20%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해 2분기 이후 에너지파동의 여파에서 벗어나 수입단가가 떨어져 전체 수입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수출 부진 못지 않게 수입이 크게 줄면서 무역적자 역시 적지않게 줄어들었다. 지난 1월 125억1천만달러까지 커졌던 무역적자 규모는 꾸준히 축소되다가 4월엔 26억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는 작년 6월(24억7천만달러)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월간 무역적자는 작년 3월 이후 14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무역수지는 1995년 1월부터 IMF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5월까지 29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난 이후 가장 긴 연속 무역적자다. 다만 지난 1월 125억2천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월 53억달러, 3월 46억3천만달러, 4월 26억2천만달러로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환율이 부담스럽지만, 수출이 다소 호전되면 긴 무역적자의 터널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 이창양 장관은 "일평균 수출 감소율과 무역적자 규모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며 "조기에 수출 회복과 무역수지 흑자 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정부의 모든 역량을 동원, 수출지원 대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를 위해 “단기적 지원과 중장기적 차원의 지원방안을 함께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즉각적으로 수출 증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올해 수출 확대가 기대되는 유망품목을 발굴, 마케팅 등 맞춤형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리오프닝 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을 비롯한 유망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산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등의 기술개발 투자, 첨단 전략산업 특화단지 조성, 설비 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의 정책적 지원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학진 기자
장학진 기자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장학진 기자입니다.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