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김남국코인’ 불똥 튄 게임계, 진흙탕싸움에 ‘자중지란’

최영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5-18 14: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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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믹스’ 발행사 위메이드, 로비 의혹 제기 위정현 게임학회장 고소
게임협회 “위 회장, 게임산업 폄훼 행위 중단하라”며 입장문 발표
위 회장 “대기업의 학술단체고소”, 충격…게임계 집안싸움에 눈살
▲검찰이 ‘김남국코인’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검찰수사의 칼끝이 일부 게임업체를 향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검찰이 업비트, 빗썸 등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김남국 코인’ 사태에 대한 본격적인 강제수사에 착수, 검출의 수사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검찰은 일단 김남국 의원(무소속)이 보유했던 수 십억원대 코인들의 취득 과정, 보유 현황, 거래내역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인데, 그 핵심은 ‘위믹스’이다.

김 의원이 보유한 여러 코인 중 위믹스가 시세면에서 압도적으로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결국 검찰의 칼끝이 위믹스의 실질적 발행사이자 운용 주체인 위메이드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특히 위메이드를 비롯한 일부 ‘P2E’(Play to Earn, 돈버는 게임)게임업체들이 코인을 P2E의 제도권편입을 위한 입법로비용으로 사용했다는 일각의 의혹 제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남국코인’ 사태가 불거진 초기만해도 김 의원의 이해충돌 논란과 김 의원의 불투명한 코인 취득 경위와 부적절한 거래가 핵심 쟁점이었으나, 이제 게임계의 입법로비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사태가 악화되자 위메이드는 로비의혹을 제기한 위정현 사단법인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을 전격 고소하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여기에 게임산업협회마저 위 학회장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서는 등 ‘김남국코인’ 사태 여파로 게임계가 진흙탕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 검찰, 김 의원의 위믹스 등 P2E코인 계좌 집중 추적

‘김남국코인’ 사태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서울남부지검은 현재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압수수색에 이어 김 의원의 해명 중에 등장했던 위믹스 등 주요 거래소와 연계된 은행 계좌를 집중 추적중이다. 계좌의 입출금 확인을 통해 돈 흐름을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코인을 사고팔려면 특정 지정은행의 계좌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빗썸은 농협, 업비트는 케이뱅크, 코빗은 신한은행과 각각 연동돼 있다. 코인을 개인지갑으로 옮겨 은행을 통하지 않고 거래 당사자간에 직접 현금거래하는 경우도 있지만, 안전성 문제로 대부분은 거래소와 지정 은행계좌를 통해 거래된다.

검찰이 가상자산 거래소의 압수수색을 통해 기본 자료를 확보한 만큼, 조만간 수사의 칼날은 해당 코인 발행사로 향할 것이 확실하다. 검찰은 특히 김 의원의 보유했거나 보유 중인 코인의 에이드랍이나 프라이빗세일 형태로 대량 취득 과정에서 불법 소지가 없는지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검찰은 특히 김 의원이 위믹스 등 주요 코인 취득과 P2E게임업체들의 입법 로비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아직 국내에선 P2E게임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아 관련 게임업체들이 P2E법제화를 위해 코인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게임계 내부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P2E게임은 게임플레이를 한 댓가를 코인으로 보상하는 게임을 말한다. 말그대로 ‘돈되는 게임’이다. 미국 등 해외에선 블록체인게임으로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국내에선 아직까진 엄연히 불법이다. 이에따라 게임업계가 입법기관인 국회를 대상으로 P2E게임 법제화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로비를 해왔다는 주장이다.

실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지난 10일 학회 명의로 성명을 내고 “몇 년 전부터 P2E업체와 협회, 단체가 국회에 입법로비를 한다는 소문이 무성했다”며 ‘김남국코인’ 사태를 계기로 여야 국회의원과 보좌진의 위믹스 등 코인 보유 및 거래 내역을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위믹스’ 발행사 위메이드가 입법로비 의혹을 제기한 위정현 게임학회장을 전격 고소했다. 사진은 판교에 있는 위메이드 사옥. <사진=연합뉴스 제공>

 

■ 위메이드, 의혹 제기 학회장 고소…민사소송도 검토

P2E게임업체들이 자체 발행한 코인을 이용해 입법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게임계 내부에서 불거지고, 김남국 의원의 위믹스 코인 취득 과정과 거래 내역에 석연찮은 부분이 속속 드러나면서 관련 게임업체들을 향해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지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의 수사의 방향이 게임업체로 향하면서 난처한 입장에 놓인 ‘위믹스’ 발행사 위메이드측은 17일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을 서울경찰청에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위 회장이 제기한 의혹에 대한 결백을 주장하며 법에 호소한 것이다.

위메이드 측은 “한국게임학회와 위 회장이 그동안 확인되지 않은 의혹과 소문, 추측 등으로 위메이드의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부도덕한 이미지로 덧씌우는 행위를 지속해왔다”며 “마치 위메이드가 국회에 불법 로비를 해 온 것처럼 주장, 기업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켰다”고 소송 이유를 밝혔다.

위메이드는 형사고발에 이어 민사소송 제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이드 주주와 위믹스 커뮤니티, 투자자들이 입은 막대한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악의적인 소문과 억측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하에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 10일 기준 5만2천원선에서 거래되던 위메이드 주가는 위 교수의 성명 직후 하락을 거듭, 15일 4만2천원까지 20%가량 떨어졌다. 이 후 소폭 반등해 18일 오후 1시54분 현재 4만5700원에 거래중이다.

위메이드의 강경 대응에 게임업계 대표 사업자단체인 한국게임산업협회도 17일 입장자료를 내고 위 회장과 게임학회를 성토했다. 협회는 “학회장 지위를 이용해 연일 실체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게임산업 전반에 대해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으며 게임산업 전체를 폄훼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P2E게임업체들의 코인로비 의혹을 제기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지난 1월25일 위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위 학회장, “부끄러운 현실” 비판…업계 집안싸움 눈살

위 학회장은 즉각 맞대응하고 나섰다. 위메이드와 업계의 공세에 대항, 게임학회는 18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대기업(위메이드)이 학술 단체를 고소하는 충격적인 사태를 접했다”며 “한국 게임산업이 처한 현상황이 너무나 부끄럽다”면서 위메이드와 게임산업협회를 싸잡아 비판했다.

위 학회장은 “P2E는 확률형 아이템과 더불어 게임산업의 양대 적폐이다. 게임을 ‘청소년판 바다이야기’로 몰아갈 수 있는 위험한 길”이라고 주장하며 “위메이드는 P2E 입법로비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지난 대선 당시 있었던 집요한 P2E 합법화 시도는 대체 누가 한 것이냐”고 되물었다.

학회 측은 “위메이드는 학회가 자신들의 돈벌이에 악영향을 미쳐 그런 행동(고소)을 했다고 치더라도 게임협회의 행동은 자괴감을 느끼게 한다”며 “협회가 마치 P2E업체 같은 일부 게임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관이 돼 버린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게임업계와 대표단체간이 어우러져 소송과 비판 수위를 높이는 등 집안싸움 양상으로 전개되는 것에 대해 업계 내부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임중독, 사행성게임 등 게임의 유해성에 대한 일반적인 선입관이 잔존하는 상황에서 게임계 스스로 자중지란에 빠져 게임과 게임산업의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 게임개발사의 한 관계자는 “확실한 물적증거없이 정황만으로 입법로비를 제기한 학회나 게임학 관련 학자들의 모임인 게임학회를 형사와 민사 소송을 통해 법적책임을 묻겠다는 업체, 그리고 중재하기는 커녕 사태를 더 악화시키는 협회 모두 다 문제가 많다”며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게임시장이 좋지 않은 가운데, 집안싸움을 벌이는 것 같아 몹시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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