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KT '김영섭체제' 공식 출범...곳곳에 암초 '기대반 우려반'

이중배 기자 / 기사승인 : 2023-08-30 14: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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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임총, 김영섭대표 선임 마무리...장기 경영공백 해소
재무통의 '40년 LG맨' 김대표, KT 환골탈태 기대감 상승
구조조정 등 암초 많아....내달 7일 GSMA기조연설 주목
▲ KT는 30일 오전 서울 우면동 연구개발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신임 김영섭대표이사 선임안을 가결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KT '김영섭號'가 공식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KT는 30일 오전 서울 우면동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60% 이상의 주주동의로 신임 김영섭대표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김 대표는 2026년 3월말까지 약 2년7개월간 '통신공룡' KT그룹을 이끌게됐다. KT는 이로써 우여곡절 끝에 '김영섭 체제'를 출범시키며 작년 11월부터 장장 9개월간 이어져온 리더십공백, 즉 거버넌스 리스크를 일거에 해소, 경영정상화의 시동을 걸었다.


김 대표는 선임 직후 주주들에게 "KT그룹이 보유한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와 기술력, 사업 역량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구조조정 등 KT 한골탈태 위한 숨가쁜 항해 시작


김영섭호가 공식 출항함에 따라 비상경영체제로 운영돼온 KT는 경영 정상화와 함께 체질 개선, 사업 재정비, 미래비젼 제시 등 환골탈태를 위한 숨가쁜 항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단 KT 안팎에선 김영섭 체제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우선 기존 KT 수장들과 달리 김 대표의 이력이 비교적 참신하다. 그는 40년가까이 LG그룹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재무통'으로서 기업체질 개선과 구조조정 경험이 풍부하며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는 LG 계열사의 CFO와 CEO를 거치며 성공적인 구조조정 이끌어내며 그의 커리어에 '구조조정 전문가'란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KT 새 대표로 김 대표가 선임된 직후부터 KT가 분위기 쇄신을 위한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이 단행될 것이란 관측됐던 것도 이 때문이다.


ICT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비교적 넓다는 평이다. 비록 정통 '통신맨'은 아니지만, 2015년 말부터 7년간 LG그룹 SI전담사인 LG CNS 대표를 역임하며 ICT분야의 전문성을 키웠다. 이전에 KT의 이동통신 경쟁사인 LG유플러스에선 CFO를 맡기도 했다.


김 대표는 핵심 파트너이자 '러닝메이트'로 서창석 KT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을 낙점하며 다소 부족한 자신의 전문성을 메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 부사장은 2021년 전국 유무선 인터넷이 마비된 네트워크 장애 당시 사고 수습을 맡은 인물로 KT내 대표적인 '기술통'으로 꼽힌다. 김 대표와 함께 이번 임총에서 단 둘뿐인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정통 LG맨 김영섭 대표가 새로운 KT그룹의 수장자리에 올랐다. 김 대표는 재무통이자 구조조정 전문가를 알려져 향후 KT의 환골탈태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KT제공>

 

김 대표가 '이권 카르텔' 논란에서 자유로운 것도 향후 KT의 인적신과 과감한 구조조정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구현모 전대표와 새 대표로 선임됐다가 중도하차한 윤경림 전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등과 달리 KT 출신이 아니기에 과감한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을 단행하는데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을 것이란 얘기다.

◇ 리더십 공백 조기 수습과 조직개편 등 난제 많아

이는 통신사업의 특성상 대 정부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 비춰봐도 분명 플러스 요인이다. KT는 지배구조상 엄연히 민간기업이지만, 국민연금(7.99%)이 최대주주인 사실상 준 공기업이다. 

 

공공재인 통신의 허가권을 정부가 쥐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지난 3월 새 대표이사 인선 과정에서 정부와 여당이 노골적으로 이권카르텔을 들먹이며 사퇴 압력을 행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같은 여러가지 기대요인으로 인해 김 대표는 순탄하게 주총의 문턱을 넘으며 KT그룹 경영쇄신과 미래사업 추진의 강한 동력을 얻은 것은 분명하다. 

 

국민연금과 또 다른 대주주인 신한은행과 현대차그룹, 그리고 노조의 지지 속에서 김 대표 선임을 위한 KT 임총이 단 20여분만에 속전속결로 끝난 것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김영섭의 KT가 앞으로 순항을 것이란 기대감 못지않게 걱정어린 시선도 많다. 그만큼 곳곳에 암초가 널려있다는 의미이다. 

 

김대표 체제 앞에 놓은 과제가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당장 무려 9개월가량 이어져온 러더십 공백을 최대한 빨리 수습하는게 김대표에게 주어진 1차 숙제다.


김 대표가 아무리 구조조정 전문가로서 흔들리는 기업의 바로 세우는 데 출중하다고 해도, KT는 6만명에 가까운 임직원을 거느린 재계 순위 12위의 대그룹이다. 기존 LG 계열사 한 곳의 대표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얘기다.

 

▲30일 오전 제2차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우면동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주주들이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조직개편과 구조조정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KT 노조와 내부의 반발이 결코 만만치않을 것이 자명하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인 KT노조는 이날 임총장 엎에서 KT정상화를 위한 10대 과제 발표 기자회견을 하는 등 김 대표에 대한 압박을 시작했다.


업계에선 비(非) KT 출신으로서 김 대표가 초반에 조직 장악의 적지않은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KT의 전직 임원인 A씨는 "다른 통신기업과 마찬가지로 KT 역시 배타적인 성향이 강한 조직"이라며 "과거 삼성 출신인 황창규시절을 돌이켜봐도 외부 영입파 대표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KT 내부의 강한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30일 오전 KT 임총이 열린 KT 연구개발센터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 등이 KT 정상화를 위한 10대 과제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모바일360'서 대외 공식 데뷔, KT 새 비젼제시 가능성

정·관계 출신이 아닌 전문 경영인으로서 KT를 향한 정부여당의 '이권 카르텔' 비판을 극복하고 새로운 대 정부 관계를 설정하는 일도 김 대표가 반드시 해결해야할 미션중의 하나다. 특히 전직 임원의 배임과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어 김 대표의 정무적 능력이 1차 시험대에 올랐다.


김 대표가 산업적 이해도가 비교적 높다고 하나 '재무통'인 그가 통신공룡 KT그룹의 새로운 비젼을 만들고 실천하는 일도 그리 간단히 볼 문제는 아니다. 

 

비록 '기술통'인 서창석 부사장과 호흡을 맞추겠지만, 급변하는 통신시장과 ICT기술의 변화 속에서 기존 사업의 효율화와 신 성장동력 발굴이란 두 마리 토끼를 다잡아야하는 김 대표의 숙명이다.


최대 라이벌인 SK텔레콤이 '통신서비스업자'란 간판을 사실상 내리고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4차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사업의 중심을 옮기고 있는 것도 KT그룹의 새 수장으로선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기대와 우려 속에서 KT이사회의 대표 선임 이후 정중동하며 조직 파악과 신사업 구상에 몰두해온 김 대표는 다음달 공식선상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김 대표는 내달 7~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리는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행사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디지털 전략과 비전’을 주제로 기조연설이 예정돼 있다.
김 대표는 이 행사를 계기로 KT그룹의 환골탈태를 위한 새로운 비젼과 청사진을 일정부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대변화의 길목에서 통신대기업 KT그룹의 새 수장에 오른 김 대표가 그리고 있는 미래 전략과 비젼이 과연 무엇일 지, 통신업계의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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