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역습'...'에리스' 확산, 하반기 경제성장의 돌발변수

양지욱 기자 / 기사승인 : 2023-08-10 14: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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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에리스 전세계 확산 추세에 맞춰 관심변이로 격상
美 신규 확진자의 17.3%가 에리스..단 2주만에 70% 증가
위험도 낮지만 경기회복에 악재...'상저하고' 변수될 듯
▲에리스의 우세종으로 떠오르며 5주 연속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한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PCR 검사를 받기 위해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역습이 시작됐다. 오미크론의 하위변이종이 전세계가 코로나19 앤데믹을 선언한 것을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아직 코로나 시대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오미크론의 하위변이종에서 나온 EG.5, 일명 '에리스'가 미국·중국·영국 등 전 세계적으로 급속도로 확산하자 세계보건기구(WHO)가 급기야 에리스를 '관심변이종'으로 등급을 높였다.


WHO는 9일(현지시간) XBB.1.9.2로 불리는 오미크론의 하위변이종에서 나온 에리스를 '관측대상 변이'에서 '관심 변이종'으로 높였다고 가디언지가 보도했다. 

 

WHO가 지난 5월 코로나 시대의 종식을 공식 선언한 지 불과 4개월만에 에리스가 또다시 코로나의 공포를 되살리고 있는 분위기다.

■ 전세계 40개국 보고, 빠르게 확산…우세종 굳혀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에리스는 감염속도는 빠르나 위험도는 오미크론보다 낮다는게 중론이다. WHO도 에리스를 관심변이종으로 격상은 시켰으나 '공중 보건상 특별한 위험을 야기하지는 않는 것으로 본다'는 단서를 달았다.


에리스의 파괴력이 기존의 관심변이종과 비슷한 수준 정도라는게 WHO의 판단이다. 지금까지 확보한 여러 증거 분석을 토대로 에리스로 인한 공중 보건상 위험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방증이다. 에리스가 유행 범위 확대와 성장의 이점, 면역 회피 등의 몇가지 특이한 성질을 보여주고 있지만 발병도의 변화는 아직 보고된 게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판단도 WHO와 별반 다르지 않다.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의 크리스티나 페이글 교수는 "에리스가 면역회피 능력 등을 가지고 있어 다른 변이종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있지만 기존 오미크론보다 더 심각한 증상을 야기한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잘라말했다.


에리스는 오미크론에 비해 인체에 미치는 위험도가 낮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에리스의 치명률이 0.02∼0.04% 수준이며 중증화율도 0.09∼0.10%다. 오미크론에 비해 낮은 거의 독감수준이란 얘기다. 


문제는 에이스 감염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며, 코로나의 공포가 재현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각국이 엔데믹으로 태세를 전환한 탓에 방역체계가 무너져 향후 감염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개연성이 크다.


리즈대학의 스티븐 그리핀 교수는 "영국 내에서 에리스의 확산이 비교적 더디게 나타나고 있지만 직장인들의 여름휴가 기간이 끝나고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가면 감염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페이글 교수도 이와 관련, "향후 에리스가 더 많은 감염자를 낳고 감염 후 장기 후유증(롱코비드)과 입원환자 증가를 불러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다른 변이종보다 심각한 상황을 야기할 것으로 볼 이유는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백신 접종이나 감염으로 생긴 면역력 감소세를 감안하면 유행 정점이 늦게 찾아올 수 있으며 이는 앞으로 더 많은 에리스 감염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페이글은 덧붙였다.

 

▲여름 휴가철인 지난달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이 이용객으로 붐비고 있다. 그러나 에리스 확진자수가 급증, 향후 해외여행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코로나 위협 사라지지 않아...변이 모니터링 중요해

감염국 수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WHO에 따르면 에리스는 지금까지 45개국에서 출몰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에리스는 특히 오미크론계 여러 하위 변이 중 감염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져 머지않아 전세계로 퍼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5월 5일 코로나19에 대해 내렸던 최고 수준의 보건 경계 태세를 3년 4개월 만에 해제한 WHO가 에리스를 관심변이로 격상하며, 경계태세에 돌입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WHO가 코로나19에 대한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 즉 PHEIC를 해제한 것이 다소 성급한 판단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PHEIC(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는 특정 질병이 세계적으로 대거 유행하는 경우 WHO가 선포하는 것이다.


PHEIC를 푼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사실상 일반적인 유행병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코로나 시대의 종말을 선언한 것인데, 에리스로 빠른 확산으로 상황이 묘하게 반전된 셈이다.


사실 WHO의 PHEIC 해제 이후 전문가들의 경고의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WHO발표 다음날 미 백악관이 코로나19 공중비상사태 종료를 앞두고 바이러스, 면역생물학 등 전문가 10여명을 불러 백신과 치료를 회피하는 변이 바이러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 논의한 결과 오미크론과 같은 변이가 다시 창궐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당시 전염병 전문가들은 향후 2년 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필적할만한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할 확률이 약 20%라는 심각한 경고를 백악관에 보냈다. 즉, WHO의 사실상의 팬데믹 종료 선언가 미국 전문가들의 변이에 대한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던지 지 불과 3개월만에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다.


코로나19 변이 중에서 압도적인 우세종이었던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 에리스는 현재 전세계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국 전역은 이미 에리스가 우세종이 됐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17.3%가 에리스에 감염됐다. 단 2주만에 에리스 감염자가 70% 가령 늘어난 것이다. 지난달 첫 주 신규 확진자의 7.5%가 에리스였던 것에서 무려 10%포인트 가량 급증한 셈이다.


중국과 유럽의 상황도 비슷하다. 코로나19 확진자 중 에리스의 비중이 눈에띄게 높아지고 있다. 영국의 경우 신규 확진자의 10%가 에리스 감염자다. 한국도 마찬가지도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0일 에리스 검출률이 16.5%로 전주(17.8%)보단 소폭 감소했지만, 6월 5.4%에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 한국개발연구원(KDI) 천소라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왼쪽)이 1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8월 KDI 경제전망 수정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위험도 낮지만 감염자 급증시 경제에 미치는 효과 클 듯

상황이 이렇게되자 세계 각국의 에리스에 대한 경계심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WHO 마리아 반케르크호베는 기술팀장은 "코로나19 비상사태가 해제됐고 우리는 더 이상 위기 단계에 있지 않지만 코로나19의 위협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에리스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리스 확산세에 가속도가 붙자 '코로나시대는 끝났다"며 환호하던 시민들은 잊혀져가던 코로나의 공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최근 코로나 진단키트업계의 매출이 늘고 있고 마스크 채용을 증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변이를 거듭하는 코로나19 계열의 변이종 특성상 에리스가 또 언제 어떻게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내며 인류를 또다시 위험에 빠트를 지 모를 일"이라며 "에리스에 대한 각국 보건당국의 지속적인 관심과는 별개로 모든 사람들이 결코 경각심을 늦추지 말아햐한다"고 입을 모은다.


에리스의 위험도가 오미크론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에리스의 빠른 확산이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결코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무엇보다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소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코로나의 공포가 되살아나면서 소비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자영업계는 역대급 폭염과 집중호우, 태풍이 겹치는 와중에 이젠 끝난줄 알았던 코로나 공포가 다시 살아나면서 매출위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수출이 회복되면서 하반기엔 경제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높아질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에리스의 확산이 달갑지 않을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경제성장룰이 상반기 0.9%에서 하반기에는 2.0% 증가해, 상저하고 전망이 유효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에리스가 이같은 전망의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경제전문가들은 "현재로선 에리스의 위험도가 떨어져 에리스 확산이 우리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 지 단정할 수 없다"고 전제하며 "그러나 많은 시민들이 코로나 공포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와중에 에리스감영자가 더욱 확산한다면 우리 경제전반에 적지않은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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