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지배력 높고 비대면 등 강점 많아 SK 롯데 현대차 등 대기업들 관심
| ▲중고차시장 1위 케이카가 M&A시장에 매물로 등장해 주목된다. 사진은 케이카의 경기도 이천 마장면 소재 홈서비스 메가센터. <사진=케이카제공> |
중고 자동차 시장은 완성차와 함께 자동차산업의 한 축을 형성하며 유망시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렌트카 시장의 활성화와 MZ세대를 중심으로 차량 교체주기가 빨라지며 중고차 매물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동차 가격이 크게 상승했고 금리상승 등으로 신차 구매 부담이 크게 커진데다, 품질을 보증하는 인증 중고차의 등장 등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높아져 중고차에 대한 니즈가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글로벌 복합위기에서 비롯된 경기침체와 고금리 현상이 맞물리며 국내 중고차 시장 역시 크게 위축된 상태지만, 중장기적으로 중고차시장 성장성이 매우 높은 유망 업종으로 분류되는 근본 이유다.
이런 가운데 국내 중고차업계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케이카가 코스피에 상장한지 1년2개월여만에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떠올라 그 배경에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M&A추진 공식화...증시에선 뜨거운 반응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케이카의 최대주주인 사모투자펀드(PEF) 한앤컴퍼니가 미국계 IB인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카측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앞서 회사측은 지난 16일 관련 공시를 통해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정,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M&A 추진 기업들의 통상적인 공시와 같은 맥락이다.
최대주주의 M&A움직임이 구체화되자 증시에선 케이카의 주가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케이카 주가는 지난 22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20일에도 12시37분 현재 전일대비 2.57% 오른 1만3950원에 거래중이다. 케이;카 주가는 여전히 52주 최고가에 비해선 30% 수준에 머물러있지만, M&A기대감에 계속 낙폭을 줄이고 있다.
M&A를 통한 기업가치 상승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지난 16일부터 거래량도 폭발하고 있다. 하루 거래량이 평소보다 수 십배 이상 늘어난 5백만주 전후에 달한다. 20일 오전중에 이미 거래량이 700만주를 넘어섰다.
불안한 증시 환경에도 불구, 작년 10월13일 상장을 강행했던 케이카의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측이 상장 1년2개월여만에 매각을 추진하는 이유는 두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IPO 과정에서 구주매출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데 성공한 한앤컴퍼니 입장에선 나머지 지분매각을 통해 추기 케피털게인(자본이득)을 내고 빠지겠다는 계산이다.
보유 지분만 72%, 매가 5천억 웃돌듯
2018년 SK로부터 SK엔카 직영 중고차 오프라인 사업부를 분리 인수한 한앤컴퍼니의 당시 인수가는 약2200억원대로 알려져있다. 이후 상장 전 구주매각으로 약 3천억원을 회수함으로써 투자원금에 비용, 금리 등을 다 포함해도 이미 본전 이상은 회수했다.
게다가 한앤컴퍼니는 기본적으로 전략적투자자(SI)가 아니라 FI(재무적투자자)인 PEF이다. PEF의 속성상 투자 후 3년이 지나면 엑시트(투자회수)하는게 보통이다. 투자후 밸류에이션 상승과 성공적인 IPO로 원금 대비 엄청난 수익창출이 가능한 한앤컴퍼니로선 어찌보면 케이카를 파는게 정해진 수순인 셈이다.
한앤컴퍼니의 케이카 지분율은 아직 72%나 남아있다. 공모를 거쳤음에도 상장사 최대주주의 평균 지분율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현 주가를 기준으로한 순 평가액은 5천억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을 경우 5500억원을 상회할 것이라는게 IB업계의 관측이다. 기존에 회수한 3천억원에 잔여지분과 경영권 매각 대금까지 합친다면, 한앤컴퍼니의 수익률은 대략 400% 전후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매각 성공시 한앤컴퍼니측 막대한 투자수익 달성
IB업계의 한 전문가는 이와관련, "PEF가 특정 비 상장사를 인수하여 4년만에 약 400% 가량의 수익을 창출한다면 매각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전제하며, "한앤컴퍼니의 보호예수기간(락업)도 이미 끝난만큼 괜찮은 매수자가 나타나면 매각작업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앤컴퍼니측이 케이카의 매각에 적극 나서게 된 또 하나의 배경은 내년 이후 중고차 시장이 격변기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 경우에 따라 케이카의 기업가치에 중대한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중고차산업은 지난 상반기에 중소기업적합업종에서 전격 해제돼 대기업들에게 문호가 완전 개방됐다. 특히 이를 계기로 국내 자동차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고차시장 진출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연말 유예기간이 끝나는대로 당장 내년부터 본격적인 중고차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롯데렌터가, SK렌터가 등 렌탈사업에 치중해온 다른 대기업들도 노골적으로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케이카 입장에선 비록 현재까지는 중고차시장 1위를 질주하고 있지만, 이같은 높은 시장 지배력이 얼마나 이어질 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상대는 국내 완성차업계의 쌍두마차인 현대차와 기아를 계열사로 둔 현대차그룹이라면 부담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중고차업계에선 이미 신차와 중고차를 연동한 현대차그룹만의 독보적인 마케팅의 장점을 감안, 비상이 걸린 상태다.
M&A시장 냉각에도 의외로 매각 쉽게 결론날 듯
한앤컴퍼니가 케이카 매각 의지가 강하고 지금이 매각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것도 이같은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케이카는 온라인 중심의 판매 전략과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시장 성장률을 뛰어넘는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매입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과 소비 심리 둔화로 인해 이익률은 하락하고 있다. 최정상 예능인 유재석을 홍보모델로 쓰는 등 마케팅 비용이 경쟁업체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이같은 전후 사정에 주목, 케이카의 매각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더욱이 케이카 주가가 최고점 대비 70% 이상 급락하며, 매각 기준 가격 자체가 크게 떨어진 것이 M&A 성사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케이카의 몸값이 저평가돼 인수자 입장에선 가격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의미이다.
케이카가 국내 비대면 중고차 판매시장을 주도하며 다른 중고차업계와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매수 후보자들 입장에선 높게 평가할만한 대목이다.
케이카는 국내 중고차업계에서 비대면 언택트 중고차 거래의 선구자로 평가된다. 케이카는 비대면 중고차 거래 ‘내차사기 홈서비스’를 2016년에 도입,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실현하며 업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케이카의 비대면 거래 비중은 첫해 9.3%에서 2017년 18.6%, 2018년 24.8%, 2019년 28.2%, 2020년 34.6%, 2021년 45% 등으로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케이카 비대면서비스 핵심이자 물류센터 역할을 하는 오프라인 직영점이 전국에 47개 갖추고 있는 덕택이다.
굴지의 대기업들 잠재적 인수 후보군 물망
중고차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3분기에도 비대면 거래 차량 판매 대수가 1만450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2314억원으로 전년대비 23.4% 증가하는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케이카 인수 후보 예상군에는 다양한 업체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중고차사업 자체가 향후 전망이 밝은데다, 케이카의 몸값이 생각보다는 높지 않을 것으로 가 예상되면서 몇몇 대기업을 중심으로 케이카 인수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IB업계에선 중고차사업이 의외로 막대한 자본력을 필요로하고 있고 기업이미지가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중고차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을 필두로 롯데, SK 등을 잠재적 후보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굴지의 대기업이 중고차시장에 뛰어드는 것에 대해 기존 중고차업체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외로 중견그룹이 다크호스로 등장할 개연성은 남아있다.
인수예상가가 5천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앤컴퍼니의 매각 지분자체가 72%달해 FI와의 공동 인수를 통해 실제 케이카 경영권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투자금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중고차시장 1위 케이카가 꽁꽁 얼어붙은 M&A 시장에서 잔잔한 바람을 일으키며 중고차업계와 IB업계의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