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반도체 혹한기' 무색케하는 '파운드리의 힘'...3Q 또다시 6%↑

이중배 기자 / 기사승인 : 2022-12-09 14:11:55
  • -
  • +
  • 인쇄
글로벌 10대 파운드리 업체 3Q 매출 352억달러, 2Q 대비 6% 증가 주목
삼성 점유율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TSMC '아이폰효과' 덕 점유율 확대
▲삼성이 파운드리 부문에서 TSMC와의 점유율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사진은 삼성 화성캠퍼스 파운드리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제공>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혹한기'란 얘기는 메모리에 국한된 것 같다.


극도의 수요 부진과 공급가(ASP) 하락 탓에 메모리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지만,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만큼은 여전히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와 파운드리는 같은 반도체의 범주에 속하지만 현재의 시장 상황은 전혀 딴판이다. 메모리 시장의 후퇴가 예상보다 심각한데, 파운드리는 비록 속도는 둔화됐으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엇갈린 시장 추이는 각 분야에서 독보적인 세계1위 자리를 꿰차며 글로벌 반도체 패권을 놓고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의 실적과 글로벌 위상을 바꿔놓았다.

 

지속적인 성장세, 4분기 기점으로 꺾일 가능성 

 

메모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세계 1위인 삼성전자는 메모리시장 침체에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은 3분기에 '어닝쇼크'라 불릴만큼 부진한 실적을 내며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등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메모리분야의 삼성보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더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보유한 TSMC는 '메모리 한파'를 비켜가며 매출 기준 세계 전체 반도체업계 1위에 올라섰다. 시가총액면에서도 삼성은 물론 글로벌기업을 하나둘씩 제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TSMC를 따라잡기 위해 삼성이 파운드리 부문에 투자를 집중하고, TSMC를 제치고 세계 최초로 초미세공정인 3나노 양산에 들어가는 등 대반격에 나섰으나, 그 효과는 아직 미미하다.


9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와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10대 파운드리 업체의 3분기 매출은 전 분기보다 6% 증가한 352억1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3분기에 메모리 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냉각기를 넘어 혹한기로 접어든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현상이다.


사상 초유의 글로벌 복합위기에 따른 총체적 경기침체에도 불구, 파운더리 시장이 '나홀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메모리에 비해 파운드리 시장 저변이 훨씬 넓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차세대 모빌리티, AR(증강현실) 등 4차산업 기술을 적용한 첨단 IT 및 모바일기기들이 속속 상용하되면서 자체 생산 기반을 갖추지 않은 반도체설계업체, 즉 팹리스업채들의 파운드리 수요는 경기침체에 아랑곳없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물론 파운드리 시장마저도 조만간 2년여에 걸친 긴 호황을 마감하고 마이너스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트렌드포스 역시 4분기에는 글로벌 10대 파운드리 업체의 총 매출이 3분기보다는 소폭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TSMC 격차 40.6%p로 다시 벌어져


날로 악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위축과 중국의 코로나19 억제 정책, 그리고 높은 물가 상승률 등의 여파로 관련 수요가 줄면서 파운드리 주문이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큰 폭의 매출하락으로 삼성전자, 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업체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메모리에 비해선 파운드리 시장의 하락폭은 미미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반도체 혹한기'를 무색케하는 파운드리 시장의 잠재력은 업계의 독보적 1위 TSMC의 시장 지배력 강화로 이어졌다. 반면 2분기 반짝 상승하며 기대를 부풀케했던 삼성의 점유율은 다시 큰 폭으로 떨어져 대조를 보였다.


트랜드포스 집계에 의하면 TSMC의 파운드리 매출은 2분기 181억4500만 달러에서 3분기엔 201억6300만 달러로 11.1% 증가했다. 총체적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과 전쟁을 방불케하는 파운드리 시장의 경쟁구도를 고려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최대 라이벌 TSMC의 고성장은 2위 삼성의 상대적 부진을 야기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은 55억840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0.1% 줄었다. 삼성의 메모리 매출이 급감한 것에 비하면 나름대로 선전한 것이지만, TSMC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큰 대목이다.


이에 따라 TSMC와 삼성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2분기보다 더 벌어졌다. 3분기 매출기준 TSMC의 점유율은 56.1%다. 삼성의 반격에 1분기 53.6%에서 2분기 53.4%로 주춤한 행보를 보이다가 3분기에 2.7%포인트나 급등한 것이다.

 

반면 삼성의 점유율은 1분기 16.3%에서 2분기 16.4%로 계속 상승세를 보이다가 3분기에 15.5%로 주저앉았다. 전분기 대비 0.9%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자연히 TSMC와 삼성의 점유율 차이는 2분기 37.0%포인트에서 3분기 40.6%포인트로 벌어졌다.

 

삼성 '글로벌 전략회의'서 TSMC 추격 묘안 나올까 주목


삼성이 3분기들어 보란듯이 세계 최초로 3나노 파운드리공정 양산에 돌입하며, TSMC를 압박했던 것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은 3나노 양산을 시작하며, 파운드리 시장경쟁 구도를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자신했지만, 결과는 신통치않은 셈이됐다.


TSMC가 이처럼 3분기에 약진에 성공한 것은 '아이폰 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한 애플의 파운드리 오더는 TSMC가 거의 독식하고 있는데, 아이폰 신제품(아이폰14시리즈) 출시로 일시적으로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이와 관련, "TSMC가 아이폰 관련 주문 덕분에 3분기에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며 "파운드리 업체 대부분이 고객 주문량 감소 등에 영향을 받았으나, TSMC만 아이폰 신제품에 따른 강력한 수요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이제 관심은 4분기 이후의 삼성이 파운드리 부문에서 TSMC와의 격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에 쏠려있다. 삼성은 최근 연말 사장단 인사를 마무리짓고 오는 15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내년 사업 계획을 집중 논의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내년 경영 환경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이 과연 최대 주력사업 중 하나인 파운드리 부문의 대외 경쟁력강화를 위해 어떤 대안을 준비할 지, 또 TSMC에 대한 추격을 위해 어떤 전략을 내놓을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중배 기자
이중배 기자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이중배 기자입니다.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