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매출 역성장에 TSMC와 격차 더 벌어진 삼성의 파운드리

이중배 기자 / 기사승인 : 2023-03-14 14:10:32
  • -
  • +
  • 인쇄
작년 4Q 매출 3.5% 감소, TSMC와의 MS 격차 42.7%로 확대
주가에 악영향, 또'5만전자' 추락...1분기 전망도 어두워
▲삼성과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졌다. 사진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파운드리 공장. <사진=삼성전자제공>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지지대 역할을 해왔던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마저 흔들리고 있다. 반도체 혹한기 속에서 견고한 매출 성장세를 유지해왔던 파운드리 매출이 작년 4분기를 기점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삼성은 작년 3분기 세계 최초로 3나노급(㎚·1㎚는 10억분의 1m) 초미세 파운드리 공정 양산에 착수하며, TSMC를 따라잡을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며 희망에 부풀었지만, 선두 TSMC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믿었던 파운드리 마저 흔들리자 삼성의 1분기 실적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삼성의 1분기 실적이 최악의 상황을 면키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 글로벌 파운드리 매출 14분기만에 역성장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세계 파운드리 10대 사업자 매출은 전분기 대비 4.7% 줄어든 335억3000만달러에 그쳤다. 10대 파운드리업체는 전체 시장의 97%를 점유하고 있다.


10대 파운드리업체의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한 것은 거의 3년 반만의 일이다. 그간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IT수요 위축으로 메모리 시장이 급랭했음에도 파운드리는 13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트렌드포스는 파운드리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현재의 침체된 글로벌 경기상황을 고려하면, 파운드리 수요의 의미있는 반전을 기대하긴 어렵다.


파운드리업계 매출이 14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한 가운데, 미국 글로벌파운드리(1.3%증가)를 제외하곤 나머지 9개 업체가 일제히 매출이 감소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파운드리 시장의 독보적 1위 TSMC와 2위 삼성의 매출과 시장 지배력 변화다.


우선 매출면에선 둘 다 소폭 감소했지만 정도의 차이가 난다. TSMC가 199억62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전분기 대비 단 1.0% 감소에 그친 반면 삼성은 53억9100만달러의 매출로 전분기에 비해 3.5% 줄었다.


매출 감소폭의 미세한 차이로 인해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의 격차는 이전보다 더 벌어졌다. 작년 4분기 10대 파운드리기업 총매출에서 TSMC의 점유율은 전분기(56.1%) 대비 2.4%포인트 늘어난 58.5%로 상승했다. 

 

삼성을 비롯한 후발 기업의 총공세에 볼구, TSMC가 점유율을 거의 6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TSMC의 유일한 경쟁자로 불리는 삼성의 점유율도 전분기 15.5%에서 15.8%로 0.3%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42.7%로 확대됐다. 전분기(40.6%) 보다 2.1%포인트 더 벌어진 것이다.

▶ TSMC, 삼성과 격차 더 벌리며 점유율 60% 육박

반도체 시장 전반의 유례없는 수요위축과 매출감소에도 불구, TSMC의 시장점유율이 꺾일 줄 모르고 상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트렌드포스는 선단 공정을 중심으로 한 TSMC의 안정적인 매출을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TSMC가 7·6나노공정 수익의 감소를 5·4㎚급 미세 공정 수익 증가로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트렌드포스에 의하면 TSMC 전체 매출에서 7㎚ 이하 공정 점유율은 54%로 안정적인 분포를 보이고 있다.


트랜드포스는 삼성과 TSMC의 간극이 더 벌어진 것에 대해선 "삼성이 선단 공정에서 주문 감소와 수요 위축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3나노 공정이 기술력을 과시하는 효과를 봤을 지 몰라도 전체적인 미세공정의 수익구조에서 아직은 상대적으로 TSMC에 못미친다는 의미이다.

 

▲최시영 삼성 파운드리사업부장이 작년 10월 3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파운드리포럼'에서 향후 파운드리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이제 관심은 올 1분기 파운드리 시장이 4분기의 역성장을 이어갈 지 반등할 지 여부에 쏠려있다. 트렌드포스는 1분기에도 계절적 요인과 불확실한 글로벌 거시경제가 영향을 미치면서 10대 파운드리 사업자의 매출이 작년 4분기보다 더 가파르게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파운드리는 전방산업인 세트(완제품) 수요 추이와 일정 시차를 두고 같은 궤적을 그리며 움직인다. 다만, 완제품의 생산에 앞서 부품을 발주하기 때문에 IT기기의 수요가 되살아나지 않고는 파운드리 시장의 반등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작년 4분기 파운드리의 역성장이 고객사들이 강도 높은 재고조정 탓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는 글로벌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당분간 의미있는 반전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게 중론이다.


파운드리 부문의 불황이 상당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더 부진할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다. 메모리 업황이 최악인 상황에서 최후의 보루였던 파운드리 마저 혹한기에 진입할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 1분기 실적도 잿빛 전망 속 주가 부진한 행보

이는 삼성측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1월 열린 4분기 실적 발표 및 1분기 전망 콘퍼런스콜에서 "1분기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 재고조정 영향으로 파운드리 가동률이 하락하고 실적도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인정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삼성은 1분기에 매출 64조4625억원, 영업이익 2조266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작년 1분기 대비 매출은 17.1%, 영업이익은 83.9% 급감할 것이란 관측이다.


작년 4분기와 비교해도 매출 8.5%, 영업이익 47.4%가 줄어드는 것이다. 사업 부문별 컨센서스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DS) 부문 실적 악화 영향이 클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의 1분기 영업이익은 8000억원 수준으로 전년동기대비 94%나 급감하는 등 예상보다 훨씬 부진할 듯하다"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 부문의 영업손실이 3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의 실적을 지탱하는 '구원투수'로 등판했던 파운드리마저 침체국면에 접어들며 1분기 잿빛 실적전망 소식에 삼성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4일 1시42분 현재 삼성 주가는 전일대비 1.5% 하락한 5만9100원에 거래중이다.


전날 6만원에 '턱걸이'했지만 파운드리 사업부진과 이에 따른 1분기 최악의 실적 전망이 겹치며 6만원선을 내주고 '5만전자'에 복귀한 것이다. 삼성 주가가 5만원대로 내려앉은 것은 1월6일(5만9천원) 이후 약80일 만이다.


삼성 주가가 5만전자에서 자리를 잡을 지는 미지수다. 개장 직후 매도우위였던 외국인이 108억원 가량 소폭 매수우위로 돌아섰고 기관도 29억원 가량 매수우위를 보이며 추가 하락은 제한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실적 개선과 주가의 유의미한 회복은 반도체, 특히 파운드리 관련 재고조정을 거쳐 수요가 반등하면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근의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축 완화 분위기에 편승, IT경기가 살아난다면, 삼성이 예상보다 빨리 실적이 바닥을 찍고 상승할 개연성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중배 기자
이중배 기자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이중배 기자입니다.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