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계묘년 韓경제, "수출·물가 '두마리 토끼' 다 잡아야 위기 극복"

조봉환 기자 / 기사승인 : 2023-01-02 1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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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적자 472억불, '버팀목' 수출 질적·양적 성장 이뤄내야 복합위기 극복 가능
5%안팎 고물가 잡아야 소비심리 살아나...다양한 방법 동원 적정물가 회복해야
▲ 2023년 계묘년 새해 첫날 서울 관악산 위로 새해 첫해가 떠오르고 있다. <사진=토요경제>

 

검은토끼의 해,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희망찬 새해를 맞았지만 온 국민들의 마음은 무겁다. 미증유의 복합위기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희망과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IMF와 금융위기를 소환할 정도로 2023년 출발선에 선 한국 경제는 분명 위기다.


바닥이 어디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언제 경제가 바닥을 찍고 회복할 수 있을 지 답답하기만하다. 복합위기가 대한민국을 강타한지 1년이 다돼 가는데, 위기 극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작년보다 올해가 더 어려울 것이라는 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고공비행중인 물가는 잡힐 듯 잡히지 않고 있다. 고물가로 인해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 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조차 안 보인다.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부진이 심각하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전세계로 확산, 우리 수출 전선엔 먹구름만 잔뜩 끼어있다.


경기침체와 수출부진이 맞물리면서 경제성장률(GDP) 전망치 하단은 어느 새 1%대 초중반까지 내려왔다. 이러다간 일본식 장기 침체의 깊은 수렁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경제회복을 위한 두 키워드는 수출과 물가


5대금융지주 회장들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일제히 경제위기의 심각성을 우려하는 메시지를 냈다. 한국 금융시장의 오피니언리더들이 현 상황에 한국 경제가 '혹한기'를 넘어 '빙하기'에 들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일 오전 신년사에서 "올해 세계 경제가 어느 때보다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크다"며 작년보다 더 험난한 환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아무리 상황이 비관적이라 해도 그저 하늘만 바라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극한의 위기 속에서도 어떻게 든 돌파구를 찾아내야 하는 게 우리의 숙명이다. 우리는 유달리 위기에 강한 민족이다.


위기에서 빛을 내는 강건한 민족성이 IMF와 금융위기에서 조기에 탈피하는 기폭제가 된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현재의 복합위기가 이제까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미증유의 현상이라 해도 얼마든지 극복해낼 수 있다. 결코 이대로 안주해선 안된다.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글로벌 복합위기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더 그렇다. 수출이 부진하고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음에도 대한민국의 수출 규모는 세계 7위에서 6위로 오히려 한 계단 올라섰다. 우리보다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는 미국, 중국, 일본 등 5개국 뿐이다.


복합 위기를 잘 극복하면 대한민국의 위상이 더 높아질 절호의 찬스란 얘기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일은 전적으로 우리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있다. 그 해법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가까이서 위기 극복의 묘수를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꼬일 대로 꼬여있는 복합위기의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두가지 키워드는 '수출'과 '물가'이다. 안으로는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는 물가를 반드시 잡아야하며, 밖으로는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서라도 수출을 반드시 되살려야한다.


물가를 적정 수준 밑으로 끌어 내리고, 수출을 다시 과거의 전성기로 되돌려 놓지 않고는 우리 경제가 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수출과 물가라는 이 두마리 토끼를 반드시 잡아야한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도체 의존도 낮출 수출 저변 확대 시급

우선 수출을 어떻게든 살려내야한다. 자원이 부족하고, 내수기반이 취약한 대한민국이 살길은 수출뿐이다. 수출이 우리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대한민국이 세계 10대경제대국에 진입하게된 것도 결국 지속적인 수출 확대를 통한 무역강국에 올라섰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하지만 우리의 수출 전선은 빨간등이 켜진 지 오래다. 수출 효자 반도체 시장이 혹한기에 진입, 수출이 급격히 쪼그라들면서 3분기 이후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무역적자 폭은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작년 전체를 놓고 보면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작년 수출액은 6839억달러로 2021년 대비 6.1% 증가하며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수출 순위도 7위에서 6위로 한 계단 더 오르며 무역강국 입지를 강화했다.


하지만 이는 글로벌 복합위기가 고조되기 시작한 2분기 말 이전의 호조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3분기 이후부터는 수출이 갈수록 위축되며 결국 4분기들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해도 전반적인 수출 부진의 골은 깊어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반도체, 철강, 화학, 자동차 등 주력품목의 수출 전망이 대체로 어둡다. 특히 압도적인 수출 1위 업종인 반도체 경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수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방법은 새로운 수출주력품목을 집중 육성하고, 수출시장을 다변화 하는 길 뿐이다. 반도체 업황에 수출실적 전체가 좌지우지되는 불균형적인 구조는 반드시 개선해야 진정한 수출대국에 올라설 수 있다.


수출 세계 6위를 넘어 톱5에 진입한다는 새로운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도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는 줄이는게 바람직하다는게 중론이다. 세계 무역대국 중 어느나라도 우리나라처럼 특정 품목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없다.


수출구조를 단기간에 뒤바꾸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배터리, 방산, 초소형원전, 고부가 선박, 태양광, 전기차, 전장, 바이오, 콘텐츠 등 글로벌 경쟁력을 이미 어느정도 갖춘 새로운 수출엔진을 집중 육성함으로써 반도체 비중을 점차 낮춰나가는 일은 당장 올해부터 가능한 일이다.


정부와 산학연이 온 힘을 합쳐 이같은 수출구조 개선에 국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해외수주 500억불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인프라건설, 원전, 방산 등을 새 수출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천명한 것도 결국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새로운 수출시장을 개척하는 일도 조금도 소홀히해선 안된다. 북미, 유럽, 중국 등 기존 3대 시장 위주에서 벗어나 새로운 거대시장을 창출하는 노력에 보다 집중해야한다. "모든 외교의 중심을 경제에 놓고, 수출전략을 직접 챙기겠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도 이같은 맥락에서 나온 말로 읽힌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위원들과 조찬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제공>


경제회복의 '복병' 물과 잡기에 역량 결집해야

 

수출과 함께 위기의 한국 경제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은 물가 관리다. 물가는 민생경제를 짓누르는데 그치지 않고, 궁극적으로 산업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물가가 적정수준으로 내려오지 않고는 통화당국의 긴축완화가 지연될 것이란 점에서 경제회복에 매우 중요한 변수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소비자물가 구성 품목 458개 중 가격이 오른 품목은 395개로 86.2%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민생활과 밀접한 품목이 줄줄이 오르면서 체감물가가 6.0%까지 치솟았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11.1%) 이후 24년 만에 최고다. 이 같은 고물가 추세가 올해까지 이어진다면 경제회복으로 가는 길은 요원하다.


새해 벽두부터 조짐이 좋지 않다. 가뜩이나 고공행진 중인 물가에 공공요금까지 줄줄이 인상을 예고돼 있다. 전기, 가스, 대중교통 요금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을 앞두고 있다. 고금리 정책을 통한 공격적 통화긴축에도 불구, 12월 물가와 작년 연간물가지수가 결국 5%벽을 허무는데 실패한 정부로선 부담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당분간 5% 안팎의 고물가가 유지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이같은 고물가가 계속되는 한 고금리 기조는 계속될 것이고, 이에따라 가계와 기업의 어깨는 가벼워질 수가 없다. 대한상의는 이와관련 "새해는 우리 경제가 침체와 반등의 기로에 접어들고 고금리, 공급망 재편 등의 영향이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국민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올해 통화정책도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고금리 기조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이다.


고물가와 이로인한 고금리 현상은 경제 회복의 최대 복병이란 점에서 조속히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전경련은 이와관련, "한국경제는 수출 여건 악화와 고금리·고물가로 내수 침체가 동반하며 저성장 위기에 처해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정치권, 기업, 국민이 한 뜻으로 역량을 결집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금리인상을 통한 통화량 조절만으로 물가를 잡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외환시장 안정, 수요 관리, 공급망 재편, 노동 개혁 등 정부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보다 입체적인 물가관리를 통해 조속히 물가를 2~3%대로 낮춰야 경기회복, 나아가 경제위기 극복의 확실한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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