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찍고 반등하는 반도체...10월 '수출 플러스' 기대감 고조

조봉환 기자 / 기사승인 : 2023-07-11 14:04:28
  • -
  • +
  • 인쇄
산업부, 반도체 기상도 호전..."4분기중 수출증가세로 반전" 전망
美 SIA, 세계 반도체매출 3개월 연속 상승...삼성 등 실적회복세
조기 수출플러스 전환위해 무역금융확대 등 범정부적 지원집중
▲ 반도체 수출플러스 기대감 속에 주요 반도체업체들의 실적 개선 조짐이 뚜렷하다. 사진은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SK하이닉스>

 

반도체의 시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지난 1년여간 '혹한기' 비유될만큼 최악의 침체기를 겪었던 반도체 시장이 서서히 바닥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매출은 소폭이지만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K반도체 간판기업 삼성전자의 2분기 반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최악의 성적표를 냈으나, 당초 예상보다 훨씬 나은 것으로 나타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주요 메모리업체들의 감산이 이어지며 재고량이 줄어들면서 현물시장을 중심으로 평균판매가격(ASP)이 상승세로 돌아선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DDR5, HBM 등 차세대 메모리 시장이 꽃망울을 터트릴 조짐을 보이며 반도체 회복론에 갈수록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정부도 11일 반도체가 메모리 감산효과가 본격화하는 3분기부터 수급이 개선돼 10월엔 반도체 수출 플러스가 가능할 것이란 희망적인 전망을 내놨다.


대한민국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의 회복이 전체 수출 회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쳐 4분기 중엔 전체 수출이 상승세로 돌아서며 조기에 수출플러스를 달성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기대섞인 진단이다.

■ 반도체 업황 기상도 개선...4분기중 수출플러스 기대

정부는 자동차, 배터리(2차전지), 조선 등 일부 업종의 성장세 덕에 힘겹게 버텨온 우리 경제가 하반기엔 반도체를 필두로 주요 업종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공개한 '하반기 주요 산업 정책 방향'에서 자동차, 배터리, 조선 업종 전망을 '맑음'으로 구분하고 이들 품목의 생산·수출 흐름이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부는 자동차는 단가가 높은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조선은 고부가선박 위주로 수주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배터리는 2022년말 기준 수주 잔고가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K배터리 3사 매출의 무려 15배 이상인 775조원에 달해 향후 지속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특히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가 본격적인 회복기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기업의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는 3분기부터 수급이 개선돼 10월 이후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 기상도도 기존의 '비'에서 '흐림'으로 바꿨다.


산업부는 반도체 경기의 회복은 수출, 나아가 우리 경제의 회복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는 상반기 수출실적이 432억1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4% 감소, 전체 수출이 급감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산업부는 반도체 업황과 대중 수출 개선이 본격화한다면 오는 9월 이후 무역수지 흑자 기조가 굳어지고, 4분기 중 월간 수출이 전년 동월보다 늘어나는 수출플러스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반도체 외에 그간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던 가전, 디스플레이, 바이오헬스 등 업종 전망도 기존의 '비'에서 '흐림'으로 변경하며 본격적인 회복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전은 하반기 들어 미국의 소비 심리 개선으로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며, 디스플레이는 세트 신제품 출시 등 수요 회복과 고부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확대가 수출 회복세를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 바이오헬스는 바이오시밀러 제품 신규 출시, 위탁생산(CMO) 생산 능력 확대가 수출 증가 요인이란 분석이다.

 

▲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 5월 세계 반도체 매출 1.7% 증가...3개월 연속 상승

반도체 업황의 개선 조짐은 반도체 매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최근 홈페이지에서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 집계를 인용, 세계 반도체산업의 5월 매출이 407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월(400억 달러)에 비해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SIA는 반도체 월별 매출이 지난 3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상승 폭이 3월과 4월 각각 0.3%보다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5월 매출은 전년 동기 517억 달러에 비해선 여전히 21.1% 하락한 수치지만, 상승폭이 커지고 있는 것은 반도체 업황을 바닥을 찍었음을 의미한다.


SIA의 존 뉴퍼 회장은 "시장이 계속 부진하지만, 반도체 매출이 3개월 연속 늘면서 올해 하반기 시장에 대한 낙관론을 불렀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올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한 후 내년부터 강한 반등을 보일 것"이라 했던 뉴퍼 회장이 반등 시점을 스스로 앞당긴 셈이다.


SIA는 또 지역적 매출의 경우 전 지역에서 소폭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세계 최대 반도체 수요처인 중국 3.9% 증가한 것을 비롯해 유럽 2.0%, 아시아·태평양/기타 1.3%, 일본 0.4%, 미주 0.1% 등 주유 권역별로 매출이 일제히 증가세를 보였다.


주요 반도체업체의 실적의 반등하고 있는 것도 SIA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대만 TSMC가 지난 6월 매출이 1564억 대만달러(미화 51억4천만 달러)를 기록, 전달에 비해 10% 이상 감소했지만, 예상보다는 선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은 지난 7일 반도체 업황 악화 등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악 수준의 2분기 실적 발표를 했다. 그러나 당초 시장예상치에 비해 한결 선방한 것으로 드러나, 메모리 시황이 바닥을 지났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삼성은 고성능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 전부문에서 3분기엔 더욱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메모리비중이 큰 SK하이닉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반도체 업황 개선 등에 대한 기대감과 미중 갈등 완화 가능성이 제기되며 6만원대로 다시 추락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11일 오후 1시32분 현재 전일대비 2.30% 오른 7만1100원에 거래중이다. 사흘만에 '7만전자'로 복귀한 것이다. 같은시간 SK하이닉스도 전일대비 1.63% 상승한 11만2100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반도체 수출플러스를 위해 정부가 정책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일 산업협력 포럼에서 한일 양국이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해 노력하자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정부, 무역금융 184조 지원...중점프로젝트 집중 관리

반도체 주가 강세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앞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 넘게 강세를 나타냈다. 반도체 기업을 모아놓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이날 엔비디아(-0.76%)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지수를 뛰어넘는 강한 반등을 시도했다.


이처럼 반도체 수출과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았던 반도체 경기가 뚜렷하게 회복기미를 보임에 따라 정부는 수출플러스 전략에 더욱 피치를 올리고 있다. 

 

산업부는 이와관련 "최근 6월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는 등 우리 실물 경제가 회복 움직임을 보인다"며 "정부는 하반기 경제 활력 제고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하고 가장 먼저 수출이 조기에 플러스 전환될 수 있도록 범정부적 지원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우선 조기 수출 플러스 전환을 위해 범정부적 지원을 집중키로 했다. 자금문제로 수출을 못하는 기업이 없도록 하반기 역대 최대 규모인 184조원 무역금융을 공급한다. 중동 LNG 운반선, ASEAN 전기차 등 주력 수출업종을 중심으로 중점 수출 프로젝트를 발굴하여 관리하고, 정상순방과 연계해 성과를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는 또 투자 활성화를 위해 ‘킬러규제 뿌리뽑기’에 박차를 가한다. 타 부처와 관련된 화평법·화관법·중대재해법 등은 국무조정실 킬러규제 개선 TF와 논의해 현실에 맞게 개선해 나가고, 신산업 창출에 장애가 되는 규제도 전면 개선키로 했다.


첨단산업 투자 확대를 위해 정책자금을 마련해 마중물 투자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또 바이오의약품 등 첨단산업 분야 세제지원을 확대하고 10조원+α의 금융지원도 제공한다.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소부장 공급망 분야 외국인 직접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외투기업 전용 연구개발(R&D)도 새로 마련한다. 이를 통해 사상 최대 규모 상반기 외투 실적을 하반기에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액은 13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 감소한 가운데,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감소했던 반도체 수출액은 이달 초순에도 1년 전과 비교해 3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조봉환 기자
조봉환 기자 토요경제는 사람과 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고, 행복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기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