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세계경기둔화...수출 위기에 경제 '먹구름'

조은미 / 기사승인 : 2022-11-01 14: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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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수출, 반도체 등 주력품 부진에 팬데믹 절정기 후 첫 '역성장'
25년만의 7개월연속 무역적자에 위기감 고조
▲지난달 21일 오후 부산항 신선대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수출부진에 우리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적어도 대한민국의 수출에 있어서 만큼은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게 세계 경기둔화인 듯하다. 전세계적으로 예외 지역을 찾기 어려울 정도의 전세계적인 경기둔화 현상이 고조되고 있는 탓에 우리나라 수출이 2년 만에 역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전세계를 강타하며 그 여파가 절정에 달했던 2020년 10월 이후 꼭 2년 만에 10월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5.7% 감소한 것이다.


수출 부진의 영향으로 무역수지는 7개월 연속 적자를 냈다. 누적 무역적자만도 356억달러에 육박한다. 올해 연간 무역적자 규모가 4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일각의 우려가 점차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우리나라가 7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본 것은 25년 전인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대우그룹 등 기업들의 줄부도와 IMF 외환위기 징조가 강하게 불거진 대한민국 수출의 최대 암흑기였다.


수출은 부진한데, 수입은 3대 에너지를 중심으로 계속 늘어나다 보니 좀처럼 무역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주도해온 수출이 이젠 경제의 발목을 잡는 상황으로 내몰린 셈이다.


정부가 부진한 수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긴급 처방전까지 내놓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부진 상황이 갈수록 악화돼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믿었던 반도체 부진에 발목 잡힌 수출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2년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5.7% 감소한 524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10월 이후 꼭 24개월 만의 일이다.


15개 주요 수출 품목 단 4개 품목만 증가세를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출이 역성장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자동차(28.5%), 이차전지(16.7%)가 그나마 선방했고, 석유제품과 차부품 수출도 소폭 증가했다.


문제는 주력 품목인 반도체, 화학, 철강 등에서 수출 둔화 폭이 뚜렷하다. 특히 믿었던 반도체의 예상 밖 부진이 수출의 성장세 반전의 발목을 잡았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수출품인 반도체는 글로벌 IT 수요 약화와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17.4% 감소한 92억3천만달러에 머물렀다.


부문 별로는 시스템 반도체가 43억8천만달러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으나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출의 급감세가 두드러졌다. 메모리는 지난달 총 44억7천만달러를 수출했으나 전년 동월대비 무려 35.7% 감소한 것이다.


그나마 한가닥 희망은 시스템 반도체 수출 규모가 커져 메모리와 비슷한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점이다. 메모리와 달리 시스템반도체는 여전히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어 반도체 전체 수출 감소의 저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 별로 보면 9개 주요 지역 중 3개 지역을 상대로 수출이 증가했고 나머지는 줄어들었다. 미국(6.6%)과 유럽연합(10.3%)을 향하는 수출은 증가했으나, 최근 수입 규모가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이는 대 중국 수출은 15.7%나 쪼그라들었다. 수출과 중간재 수입 수요가 줄어든 대 아세안(-5.8%) 역시 급격히 위축했다. 대중 수출 감소는 5개월째이며, 대중 무역적자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와관련, 산업부는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수입시장 위축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가격 하락, 역대 10월 최고 실적을 기록한 2021년 10월의 기저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수출전선 먹구름...무역적자 400억달러 현실화
수출은 2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데 반해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9.9% 늘어난 591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에너지 수입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지난달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 수입액은 전년 동월(109억3000만달러)보다 무려 42.1%(46억달러) 증가한 155억3000만달러다.


수출 부진 속에 수입이 늘면서 10월 무역수지는 67억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4월부터 이어져온 무역적자가 7개월째 이어진 것이다. 7개월 연속 무역적자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5월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연간 누적 무역적자 규모도 355억8500만달러까지 불어났다. 이미 기존 연간 무역적자 기록인 1996년의 206억달러를 크게 웃돌고 있다. 연간 무역 적자가 400억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인 수출의 역성장은 세계 경기 침체 흐름과 맞물려 어느 정도 예상돼왔다"고 전제하며 "하반기 들어 7월(9%), 8월(6.6%), 9월(2.8%)까지 계속 증가세가 낮아진 이후 10월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흐름이 예사롭지 않다"며 향후 수출 전선에 진한 먹구름이 껴있음을 강조한다.


한편 산업부는 수출이 역성장하며 앞으로도 상당기간 경제성장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고, 제11차 비상경제 민생회의의 후속조치로서 부처별 산업진흥, 수출지원 전담체계 구축 및 수출 전략·지원계획 수립, 수출 지원기관 간 협력 강화 등을 더욱 강력히 추진할 방침이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amy1122@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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