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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가리스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하는 홍원식 회장 <사진=연합뉴스> |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4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컴)가 홍 회장 일가를 상대로 낸 주식 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한앤코는 곧바로 남양유업 인수 절차를 밟아 훼손된 지배구조와 이미지 개선, 경영 정상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홍 회장과 한앤코 간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 법정 분쟁과 지분 정리 과정이 남아 경영 정상화까지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 저감 효과 허위 발표로 촉발된 경영권 분쟁
남양유업의 경영권 분쟁은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같은 해 4월 13일 남양유업은 학술 심포지엄을 열고 자사 제품인 ‘불가리스’의 코로나바이러스 저감 효과를 허위로 발표했다.
같은 날 질병관리청은 남양유업 측의 이 같은 발표에 즉각 의문을 제기했고, 이틀 후인 4월 15일 식품의약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남양유업 고발하면서 ‘불가리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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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호전되지 않자, 같은 달 27일 홍 회장은 한앤코와 본인 및 오너 일가가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남양유업 경영일선에 물러나겠다는 초강수로 여론을 달래려는 의도에서다.
하지만 그로부터 약 4개월이 지난 9월 1일 홍 회장 측은 한앤코 측에 주식매매 계약 해제를 통보하게 된다. 당시 홍 회장은 한앤코가 홍 회장 부부의 “임원진 예우 등의 계약 내용을 지키지 않았다”며 계약 해지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앤코는 “이런 합의안이 실존하지 않는다”며 주식 양도 이행 소송을 제기하면서 남양유업의 경영권 분쟁은 수면위로 떠오르게 된다.
이날 재판부는 2022년 9월, 2023년 2월 각각 1심, 2심에 이어 홍 회장 일가가 한앤코에 주식을 넘겨줘야 한다고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에 따라 홍 회장은 일가가 보유한 회사 주식 전부를 한앤코에 양도하고 회사를 떠나야 한다.
재판부의 이번 판결로 남양유업의 오너 경영은 고(故)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와 홍원식 회장으로 이어지는 2대 경영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1964년 설립한 남양유업은 국내 우유업계에서 줄곧 2위를 지켜왔지만, 각종 구설을 이기지 못하고 사모펀드의 손에 결국 경영권을 넘기게 됐다.
◆한앤코 “남양유업 임직원과 ‘새 남양유업’ 만들겠다”
새로운 남양유업의 주인이 된 한앤코는 경영정상화를 중심으로 기업 이미지 제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간 남양유업은 다양한 구설에 휘말리며 국민적 지탄을 받은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창업주의 장남인 홍 회장이 2003년 회장에 취임한 줄곧 내리막을 걸어왔는데, 2013년에는 대리점에 물품을 강매하고 대리점주에게 폭언한 사실이 언론보도는 타면서 불매 운동에 시달렸고, 결국 매일유업에 업계 2위 자리를 넘겨줬다.
이후 홍 회장의 경쟁업체 비방 댓글 지시와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사건 등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기업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더 짙어졌다. 남양유업의 새 주인이 된 한앤코 역시 경영정상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하며 오너 리스크로 대표되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제고하는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남양유업의 새 주인이 된 한앤컴퍼니(한앤코)는 이날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임직원들과 함께 경영 개선 계획을 세워나갈 것”이라며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남양유업을 만들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 판결 직후에는 입장문을 통해 “인수합병(M&A) 계약이 변심과 거짓 주장들로 휴지처럼 버려지는 행태를 방치할 수 없어 소송에 임해왔다”며 “이제 홍원식 회장이 주식매매계약을 이행하는 절차만 남았다. 홍 회장 측이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앤코는 2021년 주식 매매계약 체결 당시에도 남양유업에 집행임원제도를 적용해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추진하겠다고도 강조한 바 있다. 집행임원제도는 사실상 남양유업의 오너가 색을 지우기 위해 이사회와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제도다.
◆남양유업 정상화까지 ‘첩첩산중’… 실적 개선 시급
가장 시급한 문제는 실적개선이다. 훼손된 기업 이미지와 지난 2년여 동안 오너 일가의 법정 다툼으로 인한 경영 공백으로 남양유업은 지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누적 손실액은 19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의 경우 1~3분기에 28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날 대법원판결로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일단락됐지만 홍 회장과 한앤코 간 손해배상소송 등 법정 분쟁은 여전히 남아있다.
앞서 홍 회장은 한앤코를 상대로 회사 매각 계약이 무산된 책임을 지라며 310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으나 지난 2022년 1심에서 패했다. 이에 한앤코 역시 2022년 홍 회장 일가를 상대로 500억원대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홍 회장은 대유위니아그룹과도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앞서 홍 회장은 한앤코와 계약을 해지한 뒤 대유위니아그룹에 경영권을 매각할 계획이다. 이에 대유위니아그룹은 남양유업 인수를 위해 계약금으로 320억원을 홍 회장 측에 지급했지만, 아직 돌려받지 못하고 있어 반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1심에서는 홍 회장이 승소했지만, 지난해 2심에서는 대유위니아그룹의 일부 승소로 결론이 났다.
이외에도 행동주의 펀드인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남양유업 이사회에 홍 회장의 퇴직금과 보수 지급을 정지하라는 유지청구를 한 상태다.
차파트너스운용은 이날 한앤코에 소수주주 지분에 대해 지배주주 지분 양수도 가격과 같은 주당 82만원에 공개매수를 이행해달라고 요구했다. 차파트너스는 “주당 82만원에 공개매수는 경영권 변동 시 일반주주들에게도 지배주주와 같은 가격에 지분 매도 권리를 부여하자는 취지로, 많은 국가에서 의무공개매수제도가 이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ls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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