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실적 기대치 웃돌듯...'HBM효과 SK하이닉스도 반등
수출비중 압도적으로 높아 향후 수출플러스 달성 기여할듯
| ▲삼성그룹의 간판계열사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에서 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깜짝실적을 냈다. 사진은 11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제공> |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그룹 핵심 계열사의 실적 개선세가 최근들어 뚜렷하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전자 등 4대그룹을 대표하는 간판기업들이 지난 3분기에 깜짝실적, 즉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한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수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이들 4대그룹 간판기업의 실적호전은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수출부진과 경기침체의 늪에서 탈출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특히 삼성그룹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의 간판기업인 삼성전자가 상반기 최악의 실적부진에서 벗어나며 부활을 신호탄을 쏘아올림으로써 한국 경제 회복의 청신호가 켜졌다.
◇ 삼성전자, 반도체 적자 급감....폴더블폰 판매 호조
삼성전자는 11일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4000억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눈에띄는 것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영업이익이다. 애초 시장에선 삼성의 3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의 3분기 영업이익은 액면상으로 전년 동기(10조8500억원)에 비해 무려 78% 가량 쪼그라들었지만,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무려 258% 급증한 것이다. 매출도 약 12% 늘었다.
1, 2분기 연속 6000억원대의 영업익을 내며 간신히 적자를 면하는 수준의 부진한 성적표로 체면을 구겼던 삼성이 3개 분기만에 조단위 이익에 복귀하며 부활이 시작됐음을 알린 셈이다.
|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적자가 크게 줄어들며 실적 개선 흐름이 뚜렷하다. 사진은 삼성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게공> |
삼성 어닝서프라이즈의 핵심 요인은 다름아닌 반도체의 적자 감소다. 삼성이 세계가 부러워할 만큼 막대한 이익을 창출할 때나, 적자 위기에 내몰릴 때도 그 핵심 변수는 언제나 반도체였다.
이번 잠정실적 발표 특성상 사업부 개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기에 정확하진 않지만, 삼성의 3분기 반도체 영업적자는 대략 지난 1분기 대비 절반 가량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반도체 부문의 영업적자는 4조5000여억원이었다.
이 같은 변화는 메모리 감산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며 주력 제품인 범용 메모리의 평균 판매 가격(ASP)이 상승과 인공지능(AI) 특수에 힘입은 고부가의 고성능 메모리 수요 급증이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낸 결과다.
반도체가 적자를 줄이며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면, 나머지 주력 부문은 대부분 호조를 보인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을 포함하는 DX부문이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는 데 한 몫 단단히 한 것으로 읽힌다.
삼성이 3분기에 글로벌 시장에 론칭한 폴더블폰 신작 갤럭시Z5시리즈가 기대에 부응할만한 성적을 냈다는 분석이다. 삼성은 세계 폴더블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매년 3분기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DX부문의 실적 반등이 계속돼왔고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라는 뜻이다.
여기에 해외 전장부문 계열사인 하만의 실적이 매분기별로 증가하고 있고, 초대형 TV의 인기 상승에 편승한 프리미엄 가전부문이 호조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디스플레이 부문도 중소형 OLED 신제품을 중심으로 강한 반등세를 보이며 3분기에 1조9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 LG전자 전장부문 호조...LG엔솔도 분기 최대 영업익
삼성전자에 앞서 지난 10일 3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한 LG전자 역시 연결 기준으로 매출은 20조71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9967억원)은 33.5% 급증했다.
주력사업인 가전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를 굳힌 전장이 나란히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내며 시장의 추정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 ▲LG전자는 전장부문의 호조로 3분기에 우량한 실적을 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LG전자측은 "그동안 소비자 대상 사업에서 축적해 온 고객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기반으로 자동차부품, 냉난방공조(HVAC) 등 B2B비중을 전략적으로 확대한 것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고부가의 전장 부문이다. LG는 오래전부터 전장사업에 투자를 집중한 것이 자동차의 전자화 및 디지털화와 맞물리며 고성장을 질주하고 있다. 연말까지 수주 잔고가 1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매출도 사상 처음으로 10조원 고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와 함께 LG그룹의 또 다른 핵심 계열사로 자리잡은 LG에너지솔루션(LG엔솔)도 3분기에 깜짝실적을 냈다. LG엔솔은 11일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73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도 8조2235억원으로 작년 대비 7.5% 늘었다.
이는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으로 당초 증권가 예상치(6900억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이에 따라 LG엔솔은 올해 3개 분기 만에 매출 약 25조7441억원, 영업이익 1조8250억원을 달성, 최대 연간 실적을 냈던 지난해(매출 25조5986억원, 영업이익 1조2137억원) 수준을 넘어섰다.
전기차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데다 최대 라이벌인 중국 CATL의 저가 공세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LG엔솔이 깜짝 실적을 낸 것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세액공제와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가격 하락했기 떄문으로 분석된다. LG엔솔은 현재 중국 CATL과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이며 국내외 글로벌 전기차 업체로 거래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 ▲현대차가 매분기 실적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와 기아 사옥. <사진=현대차그룹제공> |
◇ SK하이닉스 D램 적자탈출...현대차 우량 실적 계속
SK그룹의 간판기업이자 삼성과 함께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3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사들의 기대치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HBM부문에 투자를 집중한 덕에 세계 최강 지위에 오른 하이닉스가 AI특수로 고성능 메모리 특수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되기 떄문이다.
하이닉스는 낸드 등 플래시메모리 부문은 여전히 침체의 늪에 빠져 있지만 D램 부문은 HBM, DDR5 등 고성능 메모리 비중이 크게 증가하며 적자 탈출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HBM시장을 선점한 하이닉스가 삼성보다 먼저 D램 적자의 늪에서 탈출할 것이란 얘기다.
하이닉스가 3분기에 전체 영업적자의 탈출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D램만큼은 5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추정치다.
|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회사 창립 40주년을 맞아 구성원들과 대담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는 HBM과 AI서버용 고용량 D램 모듈과 같은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면서 ASP상승폭이 더 컸다"며 "삼성보다 1a나노미터(㎚) 양산도 먼저 시작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 3분기에 일부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이후 하이닉스가 엔비디아향 HBM 수주 효과로 삼성의 주가 상승폭을 크게 앞지른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현대차그룹의 간판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우량한 실적을 쉬지 않고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현대차는 매분기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3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둔 현대차는 이번에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39조4752억원, 영업이익 3조4882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삼성전자를 넘어 국내 상장 기업 중 최대 영업이익을 내는 업체로 발돋움한 현대차는 적어도 3분기까지는 이 자리를 굳건히 지킬 것이 확실시된다. 현대차 실적의 고공비행은 제네시스, 전기차 등 고부가 차량 판매 호조와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한 믹스개선 효과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4대그룹의 대표선수급인 핵심 계열사들이 일제히 실적 개선 흐름을 보임에 따라 글로벌 복합위기 이후 깊은 침체의 수렁에 빠져있는 대한민국 경제에 새 희망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토요경제 / 박미숙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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