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심리 위축에 거래량 반토막...아파트매매가도 상승폭 둔화
7%대 주담대금리에 대출문턱 높아져 당분간 관망세 유지할듯
서울 아파트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다. 경기침체와 고금리에도 아랑곳없이 강세를 보이며 시장에 가득채웠던 온기가 사라졌다.
거래량이 급감하며 매물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고 집값 상승세와 궤를 같이했던 경매 낙착률은 뚝 떨어졌다.
매마가격은 아직까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요(매수)는 위축되고 있는데 공급(매물)이 늘면서 최근엔 상승폭이 확연히 꺾였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이 7%를 뚫고 8%를 향해 치닫는 등 초고금리 시대로 다시 들어서면서 한참 잘나가던 집값 상승세의 덜미를 잡은 모양새다.
부동산 연착륙을 위해 대대적인 규제완화에 나섰던 주택당국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대출 집중관리에 들어가면서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게 중론이다.
| ▲서울아파트 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다. 매물은 급증하고 거래량은 급감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밀집지역. <사진=연합뉴스제공> |
◇ 매물 2년6개월만에 최대...거래량 절반 이하 '뚝"
서울의 아파트 매물이 계속 늘어나며 8만건 이상 쌓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3일 현재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총8만452건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매물이 8만건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21년 4월 이후 2년6개월만에 최대 규모다. 부동산시장이 극도의 침체를 보였던 작년 말과 올초에도 매물 건수는 5만건 안팎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50% 이상 급증한 것이다.
지난달 3일(7만465건)과 비교하면 한 달 새 1만건 가까이 늘어났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8월 7만건을 넘어선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매물이 쌓이고 있다는 것은 부동산시장에서 매수심리가 위축돼 거래량이 줄었다는 의미이다. 실제 그간 전국 아파트 시장을 이끌었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최근 급감하는 분위기다.
지난 4∼9월 월 3천건을 웃돌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달엔 1407건으로 반토막났다. 일각에선 아파트 시장이 다시 '거래절벽'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고 평가한다.
매물은 느는데 거래량이 줄어들면 결국 시세 하락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최근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지만,예전의 상승 기세는 실종됐다.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의 10월 마지막주 매매가 상승률은 0.07%다. 10월 셋째주(0.09%)에 비해 0.02%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매매수급지수가 급락한 것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8.2다. 지난 7월 24일(87.4) 이후 13주 만에 최저치다. 그만큼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부동산시장의 호불황을 결정하는 또다른 지표인 경매낙찰률이 추락하고 있는 것도 서울 아파트 시장의 현 분위기를 함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26.5%를 나타내며 지난 6월 이후 넉달만에 처음으로 30% 아래로 떨어졌다.
| ▲서울아파트 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다. 매물은 급증하고 거래량은 급감하고 있다. 사진은 재건축 단지가 집중돼 있는 서울 여의도 아파트단지. <사진=연합뉴스제공> |
◇ 금리 7% 훌쩍...불확실성 높아 당분간 관망세 예상
이처럼 서울 아파트 시장에 온기가 사라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금리상승 흐름이 예사롭지 않자 아파트 매수심리가 차갑게 식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금리는 이미 7%를 넘어섰다. 지난달 27일 기준 4대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 상단은 6.760%이며 변동금리는 상단은 7.173% 수준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 압박에 개별 은행의 금리 상승 속도는 대출 금리의 기준인 지표 금리(은행채나 코픽스)의 인상 속도를 상회하고 있다. 주담대 변동금리가 연말경 8%를 찍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시그널은 부동산 잠재 매수자들의 심리를 위축시킬 수 밖에 없다. 최근들어 서울 아파트의 매수와 매도호가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같은 초고금리의 파고 속에서 서울 아파트시장의 하방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단기에 하락세로 방향을 틀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매도자와 매수자간 호가차이가 크고, 당분간 고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전까지 서울아파트 거래량과 가격상승세가 주춤할 것"이라면서도 매매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매매가가 회복 추세를 보이던 올 하반기에도 매물 건수가 계속 늘고 있다며 "매물량만 갖고 봐서는 안되고 급매물이 많은지 아니면 시세대로 나온 매물이 많은 지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7%대의 고금리에 대출 문턱까지 높아져 거래절벽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동전쟁 등 국제정세가 불안하고 내년 총선 등 대형 변수가 많아 수요자들이 상당기간 관망 분위기를 이어갈 것같다"고 진단했다.
토요경제 / 박미숙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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