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도 못말리는 K친환경차의 기세...美판매량 전년比 150% 폭풍성장

장연정 기자 / 기사승인 : 2023-09-19 13: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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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친환경차 美판매량 1만3800대, 작년 8월 比 2.5배 증가
작년 11월 4%대 추락했다가 시장점유율도 10.9%로 상승세
정부 적극 대응 덕...IRA규제 우회 '상업용' 집중 전략 주효
▲미국이 자국의 제조업 강화를 위한 IRA을 시행한 지 1년만에 한국 친환경차 미국 판매량이 2.5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달 16일 서울 시내 한 전기차 충전소에서 한 시민이 충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작년 8월 미국이 기습적으로 시행에 들어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핵심 타깃은 중국이다.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전기차 시장은 물론 제조까지 세계 1위에 오르자 극단적 중국견제용으로 내놓은게 IRA다.


IRA의 핵심규정은 북미지역에서 완제품을 제조한 친환경차에 한해서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를 텅해 전기차는 물론 배터리(2차전지), 광물 등 모든 전기차 관련 공급망에서 중국조이기에 사활을 걸었다.


IRA의 불똥은 금새 한국으로 튀었다. 모든 친환경차를 한국에서 생산중인 국내업체들이 보조금을 받을 수 없어 'IRA역풍'을 맞게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IRA가 결국 강력한 내수기반을 갖춘 중국보다 미국 수출비중이 절대적인 K자동차에 더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IRA 시행 1년이 흐른 결과는 예상 밖이다. IRA후폭풍을 우려했던 전문가들의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K자동차의 지난달 미국 친환경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50% 증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 작년 11월 대비 263% 급증...IRA여파 없었다

K자동차가 IRA 파고를 넘어 폭풍 성장했음이 데이터로 증명된 것이다. 글로벌 메이저 친환경차 제조국으로 떠오른 K자동차의 못말리는 기세가 IRA의 두터운 장벽마저 뚫어버린 셈이다.


지난해 8월 미국의 IRA가 발효된 이후 미국 시장에서의 한국 친환경차 판매량이 9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IRA 여파로 작년 8~11월까지 4개월간은 다소 고전했으나 작년 12월부터 급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내놓은 '2023년 8월 자동차 산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자동차업계의 전기차·수소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미국 판매량은 총 1만3800대로 작년 8월(5500대)에 비해 150.9% 늘어났다.

▲IRA 대상 친환경차(전기·수소·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미국 판매 추이. <자료=산업통상자원부제공>

 

IRA가 발효된 후 K자동차 판매가 위축되기는 커녕 1년 새 무려 2,5배 가량 급성장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이는 역대 8월 중 최고치이며, IRA여파로 최저점이었던 작년 11월(3800대) 대비 263% 급증했다.

 

판매량 급증세에 따라 시장 점유율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IRA 대상 한국 친환경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작년 11월 4.9%로 최근 1년 내 최저점을 찍은 후 12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 지난 7월 10%대(10.4%)에 진입했다. 8월엔 점유율을 10.9%로 확대되며 2개월 연속 10%를 웃돌았다.


K자동차가 IRA리스크를 딛고 고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IRA 발효 이후 정부와 관련단체, 정치권, 업계가 총체적으로 대응한 덕분이다. 특히 IRA 세부 사항과 관련, 렌트·리스 등 상업용 친환경차에 한해 IRA보조금 혜택을 제공해달라는 한국 측 의견이 최종 반영된게 신의 한수로 평가받고 있다.

◇ 'IRA예외' 상업용 집중한 덕...전체 수출 호조 견인

일반 판매용 친환경차는 북미 조립요건과 배터리요건을 반드시 충족해야하지만, 상업용차는 이에 상관없이 예외적으로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이와관련 "자동차 업계가 IRA 예외조항을 활용해 미국 시장 내 상업용 친환경차 판매를 대폭 확대했고, 그 결과 IRA 대상 친환경차 판매는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판매 호조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K자동차가 IRA위기를 기회를 만들며 친환경차의 대미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자동차 수출도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혹한기가 장기화하면서 자동차가 수출효자 노릇을 톡톡히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수출량·수출액 추이. <자료=산업통상자원부제공>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은 역대 8월 중 최고인 52억9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28.7% 늘었다.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자동차 수출호조의 견인차는 단연 전기차다. 지난달 전기차 수출은 61%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면서 전체 수출을 이끌었다.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는 자동차 전체 수출액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지난달 친환경차 수출 대수는 작년 같은 달 대비 29.4% 증가한 5만3383대다. 수출액은 작년보다 무려 47.8% 증가한 18억달러였다. 내연기관차에 비해 수출 단가가 높아 판매량 증가율에 비해 판매액 증가가 훨씬 높게 나타났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이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이어가면서 국내 자동차 생산량도 지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3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반도체 공급망 차질이 해소되면서 지난달 자동차 생산량은 작년보다 9.6% 늘어난 31만1959대로 집계됐다.

◇가격경쟁 심화로 1월 이후 고성장세는 다소 주춤

그러나, IRA장벽을 정면돌파한 친환경차 부문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최근 K자동차에 불안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K자동차의 성장동력인 친환경차 수출이 8월들어 전반적으로 성장세가 주춤해진 때문이다.

▲최근 1년간 친환경차 수출량·수출액 추이. <자료=산업통상자원부제공>

 

8월 전체 친환경차 수출은 총 5만3천대로 전달에 비해 7천대 가량 줄었다. 작년 11월 이후 가장 적은 월간 수출량이다. 친환경차 월 판매량이 5만대를 기록한 것도 지난 1월(5만5천대) 이후 8개월만에 처음이다.


친환경차 수출액도 총 18억달러로 지난 2월부터 7개월 연속 유지돼온 20억달러대가 무너졌다. 이에 따라 8월 전체 K자동차 수출액도 52억달러에 그치며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50억달러대로 내려앉았다.


이같은 현상은 전기차 세계 1, 2위를 다투는 중국과 미국업체들이 저가공세를 강화하고 있는데다가 독일, 일본 전통적인 자동차 강국들이 친환경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테슬라와 중국업체가 불을 붙인 가격인하 경쟁이 국내업체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저가 경쟁은 높은 가성비를 자랑해온 K자동차에게 IRA보다 더 높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원가절감과 신시장 개척 등 업계의 자구노력이 수반돼야한다"고 강조한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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