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 저가 무기로 유럽시장 공략 박차...1위 탈환 시간문제
K배터리 세계 1위 중국에 내준데 이어 非중국시장서도 고전
| ▲K배터리의 맏형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제외 시장점유율면에서도 CATL에 선두를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1~7월 사용량 기준 두 회사의 격차는 0.6%p에 불과하다. <그래픽=연합뉴스제공> |
전기차용 배터리(2차전지)부문 세계 1위인 중국 CATL이 중국을 뺀 나머지 시장 점유율면에서도 선두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세계 최대의 전기차시장을 형성한 중국 내수를 등에 업고 배터리시장 정상에 오른 CATL의 고성장세로 K배터리의 자존심이라는 LG엔솔이 하나 남은 비(非) 중국 시장점유율에서도 세계 2위로 밀려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사실 중국 제외 기준 시장점율은 배터리 경쟁 구도와 관련된 여러가지 지표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중국에 우위를 갖고 있는 게 비 중국시장점유율이다. K배터리의 최후의 보루다.
CATL이 만약 이 부문에서도 LG를 밀어내고 선두를 탈환한다면, K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과 지배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정부가 추진중인 배터리 초격차 육성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 CATL,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LG 추월 가시권
올 들어 1~7월까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LG엔솔이 점유율 1위를 지켰으나, 중국 CATL이 맹추격을 계속하며 LG엔솔과의 격차를 1%포인트(p) 이하로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판매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은 약 168.5기가와트시(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8% 증가했다.
| ▲1∼7월 중국 제외 시장 배터리 사용량 현황<자료=SNE리서치제공> |
SNE리서치는 앞서 지난 5일 발표한 1~7월 전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49.2%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 제외 배터리 시장이 더 크게 성장했다는 방증이다. 첨단 기술 기반의 주력 산업군에서 쉽게 찾기 힘든 폭발적인 성장세다.
업체별로는 LG엔솔이 47.5GWh로 작년 동기보다 무려 55.0% 성장하며 1위를 지켰다. 그러나 고성장에도 LG의 시장 점유율은 28.2%로 전년 동기보다 0.3%p 떨어졌다.
중국 배터리업체들의 성장세가 LG를 압도했기 때문이다. 특히 눈에 띄는 업체는 중국 CATL로 같은 기간 46.4GWh로 작년 동기보다 2배 이상(109.3%) 증가했다.
시장 규모가 100억 달러를 웃도는 주력산업에서 세계 1위가 세자릿수의 성장률을 나타내는 것은 유래를 찾기 힘들다. 이에 따라 CATL은 점유율을 27.6%로 작년 동기보다 무려 7%p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CATL의 비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를 갓 넘었다. CATL의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LG와의 점유율 격차를 7.9%p에서 0.6%p로 좁혔다. 박빙의 승부로 경쟁구도가 바뀐 것이다.
◇ 중국업체 맹추격에 SK온과 삼성SDI 점유율 추락
비야디(BYD)의 성장세는 더욱 놀랍다.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 세계 1위의 제조업체에 등극한 비야디는 막강한 자체 수요를 바탕으로 배터리 부문에서도 LG엔솔을 밀어내고 2위에 올라섰다.
비야디는 1~7월 중국 제외 배터리 사용량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41.6%나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기간 0.5%에서 1.6%로 0.9%p 끌어올렸다. 아직 점유율이 미미한 수준이지만, 시장의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SNE리서치는 이와 관련, "CATL을 비롯한 몇몇 중국 업체들이 비 중국 시장에서 세자릿수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이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ATL과 비야디의 이 같은 거센 반격에 K배터리의 또 다른 축을 형성하고 있는 SK온(18.9GWh)과 삼성SD(14.9GWh)의 점유율은 15.%와 10.5%에서 각각 11.2%와 8.8%로 3~4%p 가량 추락했다.
| ▲CATL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 공략이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CATL의 닝쥔 최고제조책임자. <사진=연합뉴스제공> |
SK온과 삼성SDI는 비록 각각 작년 동기보다 15.9%, 32.6% 사용량이 증가하며 순위는 4위와 5위를 유지했으나 했으나, CATL과 비야디의 공세에 밀려 점유율이 크게 하락한 것이다.
이로써 K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48.2%로 작년 동기 대비 6%p 떨어졌다. 비 중국시장 점유율 기준으로는 여전히 K배터리가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합산 점유율 50%벽이 마침내 무너진 것이다.
CATL이 비 중국시장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압도적인 캐파(생산능력), 중국기업 특유의 낮은 비용 외에도 대세로 떠오른 원통형 부문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두루말이처럼 돌돌말아 제조하는 원통형 배터리는 K배터리 3사가 주력으로 생산중인 각형이나 파우치형 배터리에 비해 제조방식이 간단해 태생적으로 제조원가가 저렴하다.
에너지밀도 등 성능면에선 다른 타입에 비해 떨어지지만,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 측면에서는 확실한 비교 우위에 있다. 이에 따라 K배터리 3사도 부랴부랴 원통형 생산을 늘리고 있지만, 멀찌감치 앞서있는 중국업체들을 따라잡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 中 강세 이어질듯...K배터리 3사 기술력으로 승부수
중국업체들은 특히 저가를 무기로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최근 개막한 독일 뮌헨모토쇼인 'IAA모빌리티2023'에 대규모로 부스를 마련, 참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 ▲중국 전기차의 아버지 완강 주석이 CATL, 비야디 등 중국 전기차 및 배터리업체들이 총출동한 IAA2023 현장에서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전기차 시장이 올 들어 가격 경쟁이 불붙으면서 저가의 원통형 제품을 앞세운 중국 배터리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한층 탄력을 받은 모양새다.
실제 테슬라를 비롯해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원통형 탑재 비중을 대폭 늘리며 CATL 등 중국업체들이 고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맞선 K배터리 3사들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다. 3사는 시장의 대세로 부상한 원통형 생산체제를 갖추는 동시에 차세대 제품에 승부수를 띄었다.
LG앤솔은 최근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4680’(지름 46㎜·길이 80㎜) 배터리 생산라인을 오창 공장에 갖추며 대 중국업체에 대한 반격과 미래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삼성SDI와 SK온 역시 ‘IAA모빌리티2023'에서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해 4680 원통형 배터리, NMX, 리튬망간인산철(LMFP) 등 차세대 배터리 배터리 제품을 공개하며 기술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특히 최윤호 삼성SDI사장과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이 직접 IAA20203 현장을 찾아 독일 등 글로벌 전기차 제조업체들과의 전략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원통형 제품을 내세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과 지배력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K배터리 3사는 원통형 라인업을 강화, 중국 추격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기술 진입 장벽이 높은 전고체 배터리 등 하이엔드제품 개발에 집중하면 양면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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