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거래소 추가상장과 재상장 여지 남아...위믹스 생태계의 신뢰 회복이 관건
| ▲위믹스사태피해자협의체 관계자들이 지난 2일 업비트 사무실 앞에서 위믹스 상폐를 결정한 DAXA측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위메이드와 투자자들의 실낱같은 기대는 결국 실망으로 끝났다.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한 암호화폐 '위믹스'에 대한 4대 거래소의 거래지원중단, 즉 상장폐지 결정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제출한 가처분신청이 7일 오후 기각 결정이 났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지난 7일 위믹스 측이 디지털자산거래공동협의체(DAXA) 회원사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을 상대로 한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위메이드의 가처분 신청 이후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일부에선 인용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법원은 결국 허위정보 문제와 투자자 보호라는 원칙론에 입각, 4대 거래소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법원의 기각 결정으로 어떻게든 상폐만큼은 막아보려고 필사적으로 대응해온 위메이드측의 노력은 끝내 수포로 돌아갔다. 이에따라 위믹스는 8일 오후 3시부터 국내 4대 거래소에서 거래가 전면 중단된다. 4대 거래소는 국내 암호화폐 시장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내 거래를 통한 위믹스의 유통 길이 사실상 막힌 셈이다.
기존에 위믹스를 보유하고 있는 홀더들은 상폐가 결정된 주식의 정리매매와 같이 기존 4대 거래소에서 8일 오후 3시 이전에 손절 매도를 하거나, 위믹스가 상장돼 있는 해외 거래소로 코인을 이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4대거래소측은 거래는 막아도 내년 1월 5일 오후3시까지 위믹스 코인의 타지갑 출금은 지원한다. 위믹스가 상장돼 있는 다른 거래소에서 거래를 이어갈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위믹스는 현재 국내 4대거래소 외에 바이비, 후오비, 게이트아이오, 쿠코인 등 해외 거래소 약 20여곳에 상장돼 있다. 물론 그동안 위믹스 거래량의 95% 가량을 국내에서 소화됐을 정도로 글로벌 지명도가 아직은 낮지만, 홀더들 입장에선 4대거래소에서 퇴출됐다해서 당장 위믹스가 '휴지조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위메이드 시총 1조 붕괴...위믹스 상폐 '직격탄'
위메이드측은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이 나오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투자자들에게 머리숙여 사과하는 동시에 위믹스 상폐 결정의 부당함을 밝히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비록 가처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본안 소송, 공정거래위 제소 등을 통해 판을 뒤집고야 말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위믹스의 상폐로 막대한 투자손실이 불가피한 투자자들도 집단 반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특성상 정확한 코인 홀더의 숫자와 보유량 등을 명확히 확인하긴 어렵지만, 4대거래소의 상폐 결정 이후 위믹스 가격이 10분 1 이하로 급락,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규모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4대거래소의 상폐 발표 이후 이미 지난달 '위믹스사태피해자협의체'를 결성, 지난달 24일 업비트 본사앞에서 시위를 갖기도 했다. 협의체는 8일부로 상폐가 확정됨에 따라 4대 거래소를 향한 반발수위를 높여 집단소송 등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게 중론이다.
위메이드와 투자자들의 4대거래소에 대한 반발수위를 높이고, 법정분쟁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위믹스의 상폐 확정으로 위메이드 주가와 위믹스 시세가 폭락을 면치 못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위메이드 주가는 법원의 기각 결정이 7일 증시 마감후에 전해져 7일엔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지만, 8일 장을 열자마자 하한가 가까이 폭락한 상태다. 12시14분 현재 위메이드 주가는 전일대비 21.75% 급락한 2만9500원에 거래중이다. 이에따라 작년 11월 10조원을 바라보던 위메이드의 시총은 1조원벽이 붕괴됐다. 위메이드맥스, 위메이드플레이드 위메이드계열 상장사들도 일제히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위믹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정리매매중인 위믹스의 시세는 300원대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11월 2만8천원대까지 오르며 시총이 4조원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99% 증발한 셈이다. 지난달 24일 상장폐지 결정 이후를 기준으로 해도 위믹스의 시총은 4천억 가령 날라갔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위믹스의 시총은 상폐 발표 전 5천억원에서 7일 오후 9시35분 기준 114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위믹스생태계 중대한 타격에도 '전화위복' 될수도
위믹스 상폐가 위믹스 자체는 물론 위메이드 및 계열사 주가의 동반 폭락으로 이어진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온라인 및 모바일게임 전문기업이었던 위메이드가 수 년전부터 게임과 블록체인을 접목한 P2E(돈버는게임) 비즈니스모델에 올인, 주가가 폭등했으나, 이번 위믹스의 상폐로 주가가 원래 위치로 회귀한 것과 진배없기 때문이다.
위메이드는 사실 위믹스 프로젝트로 게임업계와 블록체인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전까지 주가가 1만원대에 크게 못미쳤다. 이후 위믹스에 대한 성공 가능성이 높겨 점쳐지며 위메이드 주가와 위믹스 시세가 폭등하며 몸값이 수직상승했다.
그러나 위믹스의 상폐로 위메이드측이 구상하는 블록체임게임 생태계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진 것만은 분명하다. 블록체인 생태계 특성상, 기축통화에 해당하는 메인코인(위믹스)이 상폐로 인해 거래가 중단됐다는 것은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가 막히는 최악의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위믹스 상폐로 위메이드와 위믹스의 가치가 폭락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겠지만, 당장에 위믹스와 위믹스 메인넷을 구심점으로한 위메이드만의 거대한 블록체인게임플랫폼 자체가 완전히 회생 불가능한 것은 절대 아니다.
여전히 위믹스의 생태계는 견고하다. 기본적으로 실체가 확실한 미르4 등 게임을 매개체로한 위믹스 생태계는 기존의 그 어떤 플랫폼에 비해서도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위믹스가 상장폐지의 위기속에서 대규모 해외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비록 국내 4대거래소를 통한 매매는 중단됐지만, 해외 거래소에서의 거래는 유효하다. 법적분쟁과 신뢰 회복 과정을 통해 4대거래소에 재상장할 수 있는 여지도 남아있다.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등 글로벌 메이저 거래소 상장의 문도 활짝 열려있다.
블록체인 전문가 A씨는 "위믹스측이 해외 거래소 추가 상장과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고 유통량 시스템 개선 등으로 기존 투자자 보호 조치와 가치를 높이는게 중요하다"면서 위메이드측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번 사태가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의 암호화폐시장 전반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 변수
위메이드와 위믹스 측도 이점을 인식, 투명한 시스템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실시간 유통량 감시 서비스, 초과 유통 알람, 분기별 온체인 감사 보고서 등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계획량 이상의 위믹스가 유통될 경우 자동으로 공시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유통량 정보를 담은 온체인 감사 보고서도 분기별로 발간할 방침이다.
위믹스측이 최근 코인 수탁 서비스인 '바이낸스 커스터디'측과 크로스앵글과 유통량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위한 MOU를 맺은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업계에선 위믹스의 상폐 확정으로 생태계의 심각한 균열이 왔음에도 장현국대표를 비롯해 위메이드 경영진의 위믹스플랫폼 확장에 대한 의지가 워낙 확고하다는 것은 이번 사태의 수습과 향후 재상장을 포함한 분위기 반전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변수는 테라-루나 사태와 세계적인 거래소 미국 FTX의 파산 결정에 이은 위믹스 사태를 계기로 금감위, 금감원 등 금융당국이 암호화폐 전반에 대대적인 규제의 칼날을 들이댈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는 점이다. 암호화폐 거래로 인한 소득세, 이른바 '코인세' 도입이 추가 유예가 안되면 당장 내년1월부로 도입돼 시장이 크게 위축될 개연성이 커진 것도 암호화폐 업계로선 매우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위믹스의 국내 4대 거래소 상폐 확정으로 벼랑끝에 선 위메이드가 과연 이번 위기를 돌파하며 체질을 개선하고,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며 명실상부한 국내 게임기반 암호화폐 시장의 실질적인 리더로 거듭날 수 있을 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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