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 지각 변동 본격화…저축은행·보험사 인수해 몸집 키우기

김소연 기자 / 기사승인 : 2025-05-09 13: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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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SBI저축은행 인수…보험-저축은행 연계 가능성 주목
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인수로 생보업계 중량급 보험사 탄생 예고
금융당국 규제 완화에 인수 매물 늘 듯…합병 효과는 1~2년 내 반영
▲ 교보생명은 최근 자산 14조 원 규모의 SBI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저축은행 업권에 본격 진출했다. 사진은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교보생명 본사 전경. <사진=교보생명>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금융업계가 저축은행이나 보험사들을 인수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 나아가기 위한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

중저신용자를 주 고객으로 하는 저축은행 업권에 자본력과 상품 경쟁력을 갖춘 대형 금융그룹들이 속속 진입하면서 업권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본격적인 구조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교보생명은 지난달 자산 14조원 규모의 SBI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SBI저축은행은 업계 1위의 대형 저축은행으로 일본계 대주주의 보수적 경영 기조 아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중을 상대적으로 낮게 운용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단순한 지분 이동을 넘어, 보험업과 저축은행업 간 시너지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주인이 바뀌면 자연스레 영업 전략에도 변화가 뒤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계열사 간 협업 모델로 향후 보완 대출 연계나 방카슈랑스 형태의 서비스 제공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이러한 연계 영업이 실현되기 위해선 소비자 동의, 내부통제 장치 마련, 판매채널 분리 등 제도적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금융당국의 규제와 감독 기준을 면밀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

금융지주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총 1조5493억원에 인수하며 보험 포트폴리오 강화에 본격 착수했다.

지난해 말 기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자산은 각각 34조5776억원, 18조6651억원에 달한다. 두 회사를 통합할 경우 총자산은 53조원을 넘어서며, 신한라이프(59.6조원), 농협생명(53.2조 원)과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이들이 통합될 경우 중량급 생명보험사로 도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두 회사의 보험계약마진(CSM)과 지급여력비율(K-ICS)은 경쟁사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 확보가 과제로 지적된다.

저축은행 업권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또 다른 변수도 주목된다. OK금융그룹은 현재 경기·인천권에 기반을 둔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 중이다. 실사와 조건 협상을 마친 상태이며, 거래가 성사될 경우 OK금융의 저축은행 자산은 약 16조 원에 달하게 돼 SBI저축은행을 제치고 업계 1위에 올라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SBI, OK, 웰컴, 한국투자, 애큐온 등으로 고정돼 있던 상위권 구도가 이번 인수를 계기로 흔들릴 수 있다”며 “단순한 자산 확장을 넘어, 저축은행 업권 재편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금융위원회는 건전성이 악화된 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인수합병(M&A) 기준을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사진은 지난 3월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저축은행 역할 제고 방안 간담회'에 참석한 금융당국 관계자들과 저축은행 대표자들의 모습. <사진=금융위원회>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하는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기조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저축은행 업권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인수합병(M&A) 요건을 2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도권을 포함해 자산건전성 4등급 이하 저축은행도 인수 대상에 포함되며 매물로 나올 수 있는 저축은행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수 수요는 여전히 수도권 대형 저축은행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한 관계자는 “지방 저축은행은 매물로 나와도 수익성과 확장성 측면에서 매력도가 낮아 인수 희망자가 적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금융권은 이번 M&A 흐름을 계기로 계열사 간 연계 대출, 방카슈랑스, 고객군 확대 등 다양한 협업 모델이 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관계자는 “연계 전략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결국 각 금융그룹의 방향성과 내부 리스크 관리 역량에 달려 있다”며 “본격적인 변화는 향후 1~2년 안에 점진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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