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공매도 금지에 증시 들썩…코스닥, 3년 5개월 만에 '사이드카'

장연정 기자 / 기사승인 : 2023-11-06 13: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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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공매도 셧다운 첫날 코스닥 5%대 급등장 연출
'공매도' 덫에 걸린 2차전지株 폭발...코스피 2400선 훌쩍
美고용완화 맞물리며 상승 작용...당분간 강세장 이어갈듯
▲공매도 전면 금지 시행 첫날 증시가 폭발했다.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내년 6월까지 전면 정지하기로 결정하자 증시가 크게 요동을 치고 있다. 공매도 금지 시행 첫날인 6일 증시는 폭등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지난달 글로벌 증시의 주요 24개 지수 중 낙폭 기준 꼴찌라는 불명예를 뒤집어 쓴 코스닥은 이날 장이 열리자마자 들썩이기 시작했다. 이후 순식간에 전일대비 상승률 6%마저 뚫리자 오전 9시57분 56초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코스닥150선물 가격이 전일 대비 6% 이상 상승하고, 코스닥150지수가 전일 대비 3% 이상 상승한 상태가 1분간 지속하는 경우 발동된다.


사이드카가 발동되면 기관이나 외국인들이 대량으로 매매하는 프로그램매매가 5분간 차단된다. 코스닥시장에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3년 5개월 만의 일이다.


11월 들어 꾸준히 1% 이상의 상승세를 나타내며 회복세를 보이던 코스피도 3% 이상 급등했다. 2400선을 단숨에 돌파한 것은 물론 2500선까지 뚫었다. 11시 3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90포인트 가까이 치솟으며 2460선까지 위협하고 있다.

◇ 내년 6월 말까지 금지외국인 공매도 비중 압도적


이날 증시의 급등세는 예고된 결과다. 전날 금융당국이 전격적으로 6일부터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금융위원회 브리핑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위원장 옆은 이복혁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금융위원회는 5일 임시 회의를 열어 6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코넥스시장 등 3대 증시에 대해 공매도를 금지하기로 의결했다.


공매도란 특정 기업의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서 팔았다가 추후에 주가가 내려가면 싸게 사서 빌린 주식을 갚는 투자기법이다. 

 

그간 외국인의 무분별한 대량의 공매도로 인해 주가가 급등락하며 개인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보고 있다며 원성이 자자했다.


금융위의 이같은 개인 투자자들의 비난과 최근 외국계 IB(투자은행)들의 대규모 불법 공매도사태가 빈발하고 있다고 보고, 이날 전격적인 공매대 잠정 중단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공매도에서 외국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체 공매도 누적 거래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7.9%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누적 공매도 거래액도 100조원을 가뿐히 넘어섰다. 올 1월 2일부터 이달 2일까지 외국인의 공매도 누적 거래액은 무려 107조6300억원이다.


외국인의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자 공시건수만도 6만362건에 달한다. 전체 6만1253건 가운데 외국인의 비중이 98.5%를 차지한다. 공매도 잔고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주가상승에 큰 부담을 주는 요소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일부 외국인의 불법 공매도 행위가 시장의 안정과 공정한 가격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 하에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배터리주 폭등코스닥 톱20 종목 일제히 상승


전면적인 공매도 금지 효과는 강력했다. 6일 증시는 장이 열리자마자 공매도 태풍이 몰아쳤다. 불안한 국제정세와 경기침체, 긴축기조의 영향으로 잔뜩 움츠려들었던 투심이 폭발하며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오후 12시1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69%(87.36) 상승한 2,457대를 찍으며 2400선을 훌쩍 넘어섰다. 12거래일만의 2400선 회복이다.


코스닥은 이날 오전 지난 2020년 6월16일 이후 약 3년 3개월 만에 사이드카까지 발동되는 진풍경을 연출하며 같은시간 전거래일 대비 5.6% 오른 825.79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 역시 순식간에 800선을 뚫었다.

 

▲6일 증시는 공매도 금지효과로 급등장을 연출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거래소 앞 황소상. <사진=한국증권거래소 제공>

 

코스피에 비해 코스닥 상승폭이 훨씬 더 큰 이유는 공매도 잔고가 유달리 많은 코스닥 내 이차전지 종목들이 일제히 폭등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에코프로 듀오'를 비롯해 2차전지 관련주는 그간의 부진을 단숨에 씻어냈다.


코스닥 시총 1위 에코프로비엠은 오후 12시 27분현재 전일대비 26.52% 급등했으며 2위인 에코프로는 이날 오전 11시경 상한가를 찍은 뒤 요지부동이다. 코스닥 내 또 다른 대형 2차전지 관련주이자 시총 5위인 엘앤에프도 같은시간 18.36% 상승한 채 거래 중이다.


코스피 역시 공매도 잔고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배터리주가 초강세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나,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홀딩스, LG화학,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주들이 10% 안팎 상승했다.


특히 포스코그룹 배터리소재 계열사 포스코퓨처엠은 전일대비 25% 이상 오른 채 거래 중이다. 오후 1시 현재 코스피 시총 톱20 종목 중 주가가 하락한 것은 단 한 개도 없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전격적인 공매도 금지를 시행에 옮김에 따라 증시의 대량 매도 압력이 누그러졌다는 점에서 향후 주식시장은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개별 종목 측면에서도 공매도 잔고 비율이 높은 종목에 보다 관심을 집중할 때"라고 조언한다.


특히 공매도 금지에 미국발 고용완화로 인한 긴축 마무리 가능성이 커지며 국채금리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향후 증시 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다. 이는 그간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던 코스닥이 더 큰폭으로 상승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 공매도 후폭퐁 우려도제도 대수술 후 다시 허용될듯


그렇다고 한국 증시에 태풍을 몰고 온 공매도 금지 효과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공매도가 차단되면서 매도압력이 줄어들어 증시에서 등돌린 투자자들의 투심이 어느정도 자극을 받겠지만, 중동 전쟁의 확전 가능성, 국제유가 불안 등 언제든 증시를 들었다놨다할 커다란 불확실성이 여전히 잔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매도 금지가 외국자본의 이탈을 재촉, 증시 전반의 매수세력이 약화되는 후폭풍을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적지않다. 공매도가 내년 6월 말까지 전면 금지되고, 그 이후에도 금융당국이 공매도 제도 자체에 대한 대수술을 예고하고 있어 적지않은 외국자본이 한국을 떠날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6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최한 금융업권협회장 간담회에서 금융업권협회 회장단 및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만나 최근 금융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공매도 금지 조치로 코스피, 코스닥지수 등 주가지수가 상승할 수 있다는 통념과 달리 과거 사례를 보면 실제론 별 영향이 없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보고서에서 과거 세 차례의 공매도 금지 기간 전후의 지수 흐름을 분석한 결과,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지수가 공매도 금지 이후 1개월, 3개월 뒤 각각 20% 이상 추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공매도는 내년 6월경 시장상황을 고려,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전세계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하는 나라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내년 하반기경 어떤식으로든 공매도가 부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앞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공매도 금지 조치는 대한민국 자본시장을 중장기적으로 발전시키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6일 서울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업권협회장 간담회를 통해 "불법 공매도 문제를 제대로 시정하지 않으면 증시 신뢰 저하뿐 아니라 시장에서 공정한 가격이 형성돼야 하는데, 이런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기에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한 사이 개인 투자자를 비롯해 문제를 제기한 것들에 대해 우리가 전향적으로 전문가와 논의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추진해보겠다"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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