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평균 60억 달러 페이스 유지...700억 달러 돌파 가능성 높아
친환경차가 견인차...저가경쟁 심화와 일본 반격 등이 변수
| ▲ 자동차수출이 7개월만에 400억달러를 넘어서며 연간수출 700억달러 진입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픽=연합뉴스> |
반도체를 대신해 대한민국의 수출효자 노릇을 톡톡히하고 있는 자동차 수출이 올들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7개월만에 400억 달러를 넘어섰다.
400억 달러를 돌파하는 데 10개월이 걸렸던 지난해보다 석달을 앞당긴 것이다. 글로벌 복합위기로 인한 최악의 경기침체 속에서 자동차 수출이 고성장세를 유지하며 침체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 수출의 새로운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했다.
1~7월까지 자동차 수출은 월 평균 60억 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수출 전선에 특별한 돌발 악재가 나오지 않고 지금의 페이스만 유지해도 올해 연간 자동차 수출이 무난히 7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역대 7월 최고기록...13개월째 두자릿수 증가율
산업통상자원부가 17일 발표한 '2023년 7월 자동차산업동향'에 따르면 올해 1∼7월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1% 증가한 416억 달러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자동차 수출 실적을 냈던 지난해보다도 400억 달러 돌파 기록을 3개월 단축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글로벌 복합위기가 연이어 터진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16%의 고성장을 질주했던 자동차 수출이 올들어 더욱 상승폭을 키워가고 있다는 의미이다.
상반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수출버팀목으로 가치를 입증한 자동차는 하반기 첫달인 7월에도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7월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5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누적 수출액이 가뿐히 400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 3월에 65억 달러를 돌파하며 월간 수출 60억 달러 시대를 맞은 이후 4월(61억6천만 달러), 5월(62억 달러), 6월(62억3천만 달러) 등 4개월간 유지돼온 월수출 60억 달러 벽은 무너졌지만, 이는 일시적 조업 일수 감소 때문이라는게 산업부측의 설명이다.
7월말 휴가철을 맞아 자동차업계의 조업일 수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월 수출 60억 달러대를 유지하지는 못했으나 역대 7월 수출 중 최고 실적을 냈다. 작년 7월부터 이어져 온 연속 두 자릿수 수출 증가율 기록도 13개월로 늘렸다.
|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9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를 방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함께.현대차 판매 및 수출선적부두 현황 등에 대해 보고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친환경차 자동차 수출의 견고한 성장세를 이끄는 흐름이 7월에도 계속됐다.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의 7월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36% 증가한 20억 달러로 나타났다.
친환경차 수출액은 지난 2월 최초로 20억 달러를 넘어선 이후 6개월 연속 20억 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30%를 웃돌고 있다.
■ 흔들림없는 성장세 유지...700억달러 고지 눈앞에
7월 친환경차 수출 대수는 작년보다 10.4% 증가한 5만9799대다. 전체 수출차(23만 대) 4대 중 1대 이상이 친환경차란 얘기다. 차종별로는 전기·수소차 11억5천만 달러로 전년대비 58.2% 증가하며, 친환경차 수출의 최대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이브리드차 6억3천만 달러(5.1%↑),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2억3천만 달러(166.2%↑)도 고성장세를 유지했다.
핵심 수출시장인 미국의 IRA장벽에도 불구, 견고한 수출증가세를 지속한 것이다. 이는 국내업체들이 당초 우려와 달리 IRA의 예외조항을 적극 활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은 1년 전인 지난해 8월 자국내 제조 전기차에 한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전격 시행했다. 당시 만해도 국내 자동차 수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였으나, 예상은 철저히 빗나갔다.
렌트, 리스 등 상업용 친환경차의 경우 북미 조립생산과 배터리 요건 등 IRA규제에 관계 없이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한 바이든 정부의 IRA 예외조항이 국내 자동차 업계 의 새로운 돌파구가 된 것이다.
이는 7월 친환경차 수출 현황을 봐도 여실히 입증된다. 7월 자동차 수출 중 IRA 대상 차종은 총 1만3천 대다. 작년 같은 기간 보다 무려 2배 가까이(93%) 급증했다.
이 가운데 미국 수출이 거의 대부분인 상업용 전기차 비중은 지난해 5%에서 지난달엔 49%까지 수직상승했다. IRA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상업용차 판매에 주력한 국내업체들의 전략적 선택이 주효했다는 얘기다.
이제 관심은 수출의 최고 효자이자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한 자동차 수출이 올해 700억 달러 돌파라는 신기원을 달성할 수 있느냐에 쏠리고 있다.
특히 반도체수출 회복이 지연되며 수출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 수출이 700억 달러를 넘는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수출플러스 달성에도 중요한 변수가될 수 있다.
| ▲마이클 와일드 기아 미국법인 상품기획디렉터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LA 카운티 남부 한 스튜디오에서 기아의 새 수출병기 'EV9'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 중국의 저가공세와 일본의 '슈퍼 엔저' 등이 변수
현재로선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 무엇보다 K자동차 수출을 주도하는 현대차와 기아의 친환경차가 북미, 유럽 등 주력 시장에서 인기차종으로 자리를 잡아 쉽사리 성장세가 꺾일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높은 가성비를 무기로 국산 친환경차는 북미는 물론 유럽시장에서도 앞으로도 견고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대차의 아이오닉6에 이어 기아의 수출 신무기 EV9도 향후 수출 시장에서 새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 이어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도 국산 친환경차 판매가 눈에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여기에 수출에 미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KG모빌리티 등 다른 완성차업체들의 수출도 올들어 매우 의미있는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변수가 있다면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 전기차업체들의 저가공세로 인한 가격경쟁의 심화다. 우선 경기침체 여파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매우 위축돼있고,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파죽지세로 급팽창해온 전기차시장도 한 풀꺾이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전기차 시장에선 세계 전기차 1, 2위인 중국 비야디와 미국 테슬라가 주도하는 가격인하 경쟁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것도 K자동차 수출에 적지않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중국은 특유의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로 발을 넓히며 상반기에 일본을 제치고 세계 자동차수출 1위에 등극했다. 중국자동차업계의 간판 비야디는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 세계 1위자리를 굳혔다.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슈퍼 엔저'를 무기로 재도약하고 있는 것도 K자동차 수출엔 득될 것이 없는 변수다. 일본업체들은 올들어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 부문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저가공세와 전통의 자동차강국 일본의 부상은 당장 한국의 자동차 수출 700억 달러시대 진입은 물론 향후 K자동차 수출 호조세에 커다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그러나 몇가지 변수에도 불구, 당분간 K자동차의 수출 호조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반도체가 휘청거리는 사이 수출효자로 우뚝 선 자동차가 과연 월평균 수출 60억 달러대를 유지하며 연간 수출 700억 달러 고지를 밟을 수 있을 지 결과가 주목된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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