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위축 딛고 아이폰 판매 증가 영향...맥과 패드부문은 부진
주주친화정책 발표에 애플은 물론 뉴욕증시 전체 상승 견인
| ▲애플이 매출과 이익감소에도 당초 시장의 전망을 크게 웃도는 깜짝실적이란 평가 속에 주가가 급반등하고 미국 증시 전체가 부진에서 탈피했다. 사진은 뉴욕의 한 애플스토어. <사진=연합뉴스제공> |
스마트폰 세계 1위자리를 놓고 삼성전자와 치열하게 경쟁중인 애플이 아이폰 부문 호조 덕에 1분기에 예상 밖의 선전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이 1분기에 최악의 어닝쇼크 속에서도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시리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적자전환을 지켜낸 것과 마찬가지다.
삼성의 갤럭시S23 처럼 애플은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위축을 딛고 작년 3분기에 출시한 아이폰 신작 아이폰14가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그러나 애플의 1분시 실적은 삼성과는 '같은 듯 다른' 결과를 보였다. 삼성이 반도체 부문이 최악의 부진에 빠진 탓에 1분기에 적자를 겨우 면하는데 그친 반면 애플은 매출 대비 순이익률아 20%를 훌쩍 뛰어넘는 호성적을 냈다.
■ '아이폰의 힘'…1분기실적 시장 전망치 크게 상회
애플은 4일(현지시간) 올 1분기에 매출 948억4천만달러(약 125조8,050억 원), 순이익 241억천만 달러(약 32조480억 원)를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 이익은 3.4% 감소한 것이지만, 시장의 당초 전망치를 적지않이 상회하는 것이다. 시장에선 1분기 애플의 선전을 두고 어닝서프라이즈에 가깝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월스트리트는 당초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IT기기 수요 부진으로 애플이 1분기에 매출 928억7천만달러, 주당 순이익 1.43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이 보다 높게 나타났다.
애플의 깜짝실적은 아이폰 판매 호조 덕분이다. 맥과 아이패드가 부진한 가운데 아이폰이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이 애플의 어닝쇼크를 어닝서프라이즈로 돌려놓았다.
애플의 1분기 아이폰 매출액은 513억3천만달러로 시장의 전망치 480억달러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2% 증가한 것이다. 글로벌 복합위기가 작년 2분기에 본격화된 것을 감안하면 증가율은 낮지만 매우 유의미한 성장률로 평가된다.
업계에선 공급망 문제, 중국 아이폰 공장 폐쇄 사태 등이 해소되면서 애플 매출의 50%를 훌쩍 넘는 아이폰의 매출이 빠르게 회복한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CNBC는 이날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가량 축소됐음에도 아이폰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 이날 애플 실적의 가장 주목할만한 점"이라고 평했다. 팀 쿡 CEO도 "아이폰만 놓고 봤을 땐 시장 상황에 비해 1분기 상황이 상당히 좋은 분기였다"고 강조했다.
| ▲아이폰의 파워 덕분에 애플은 시장의 전망치를 압도하는 실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애플의 로고. <사진=애플제공> |
■ 갤럭시S23 돌풍 속 아이폰 선전...맥과 아이패드 고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거의 유일한 라이벌인 삼성의 플래그십 신작 갤럭시S23시리즈가 글로벌 히트를 친 상황까지 감안하면 애플의 의미있는 선방이다. 실제 지난 2월 출시된 S23시리즈는 삼성의 전작(S22시리즈)에 비해 50% 가량 판매량이 증가했다.
이는 전세계에 널리 분포돼있는 아이폰의 탄탄한 지지기반에서 비롯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아이폰은 북미와 유럽 외에도 삼성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과 일본시장에서도 강한 팬덤을 보유하며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아이폰이 1분기에도 애플의 '믿을맨' 역할을 톡톡히 한 반면, 맥과 아이패드 사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맥은 글로벌 IT수요 감소의 영향권에 놓이면서 작년 1분기 대비 매출이 31% 하락했다.
애플이 전략적으로 폴더블 모델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진 아이패드 매출도 13% 감소하며 약세를 이어갔다. 애플의 맥과 아이패드의 부진은 실적 흐름은 삼성이 스트폰사업 호조에도 불구, 반도체, 가전, 통신장비 등 나머지 부문이 고전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애플은 다만 또 다른 캐시카우인 앱스토어, 애플TV 등 구독서비스와 결제(애플페이)를 포함한 서비스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5.45% 증가한 209억 달러(약 27조7,55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1분기 전체 실적의 추가 하락을 뒤에서 받쳐줬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침체 현상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불황 때 더 빛을 내는 '프리미엄 효과'로 인해 상대적으로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높은 애플과 삼성의 스마트폰 사업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는 것같다"고 분석한다.
| ▲전세계 폭넓은 아이폰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는 애플이 인도시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은 인도 첫 아이폰매장 오픈에 참석한 팀 쿡 CEO(가운데 오른쪽). <사진=애플제공> |
■ 대규모 자사주매입 등 주주친화책 발표에 주가 급반등
아이폰 효과에 힘입은 시장의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둔 애플은 이날 주주친화적 조치와 임직원들에 사기진작책을 잇달아 내놓으며 주목을 받았다. 애플은 900억달러에 달하는 자사무 매입계획을 내놨다. 한화로 120조원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애플은 주주이익 환원 차원에서 매 1분기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다.
일각의 인원감축설도 일축했다. 쿡 CEO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대규모 해고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해고는 최후의 수단"이라며 "다만 채용은 매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부터 알파벳(구글 모회사), 메타, 아마존 등 다른 빅테크기업들이 대규모 해고가 나선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분위기다.
애플 주주들은 환호했고, 증시는 즉각 반응했다. 어려운 대외 환경속에서 올해도 작년 수준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발표 덕분에 애플 주가는 반등했다. 정규장에서 0.99% 하락하며 165.79달러로 마감했던 애플 주가는 실적과 주주친화적 정책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2% 넘게 상승했다.
주가 강세는 5일(현지시간)까지 이어졌다. 과감한 주주친화적 조치에 힘입어 5일 애플 주가는 전일대비 4.7% 급등한 173.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작년 11월 이후 최고 상승률이며, 9개월 만의 최고가다.
애플의 파워는 미국 증시 전체를 상승장으로 이끄는 위력을 발휘했다. 시가총액 2조6천억달러대로 압도적 1위종목인 애플의 강세 덕에 뉴욕 증시는 오랜만에 웃었다.
여기에 은행 위기 공포감이 빠르게 진정되고 노동 시장의 힘을 재확인한 호재까지 맞물리며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546.64포인트(1.65%) 오른 33,674.38에 마감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75.03포인트(1.85%) 상승한 4,136.2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9.01포인트(2.25%) 급등한 12,235.41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애플 파워가 나흘 연속 하락세를 보였던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을 일제히 끌어올린 셈이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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