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배터리 웃고 디스플레이 울다...LG엔솔·LGD의 '엇갈린 행보'

이중배 기자 / 기사승인 : 2023-01-27 1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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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작년 사상 최대 실적 '함박웃음'...LGD, 2조원대 손실 적자전환 '울상'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업황 차이에 양사 희비교차...OLED사업의 반등 여부 주목
▲실적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LGD가 차세대 OLED로 사업구조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LGD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탑재 자율주행 콘셉트카. <사진=LG디스플레이제공>

LG에너지솔루션(LG엔솔)과 LG디스플레이(LGD)는 LG그룹을 대표하는 ICT부품업체다. LG엔솔은 전기차, ESS(에너지저장장치), 모바일기기 등의 심장에 비유되는 배터리(2차전지) 제조업체이다. LGD는 TV, 노트북, 전장, 모바일기기 등의 핵심 부품인 디스플레이 전문업체다.


LG엔솔과 LGD, 두 회사가 처해있는 현 상황을 보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이란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LGD는 세계 LCD시장을 제패하며 LG전자, LG화학 등과 그룹의 핵심계열사였으나, LG엔솔은 LG화학의 한 사업부에 불과했다.


20년이 흐른 지금, LG엔솔은 LG화확에서 분리돼 시가총액 12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배터리 업체로 도약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아랑곳없이 LGD는 승승장구, 이젠 LG그룹의 간판기업이자 삼성전자에 이어 전체 시총 2위기업으로 자리매김됐다.

'어닝쇼크' LGD, '어닝서프라이즈' LG엔솔

LG엔솔에 비교하면 LGD의 현주소는 암울하다. 한 때 삼성전자와 세계시장을 쥐락펴락하던 LCD가 중국에 밀려 결국 작년에 결국 LCD사업을 사실상 접는 등 그룹내 위상은 물론 글로벌 디스플레이시장 입지가 크게 약화된 상태다.


LGD는 여전히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부문의 기술력과 공급능력면에서 중국업체들은 물론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전반의 LGD위상은 상당히 추락한 상태다. 현 시총 5조원으로 LG엔솔의 약 25분의 1에 불과한 것이 LGD의 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LG엔솔과 LGD가 27일 나란히 발표한 작년 실적에서 양사의 간극이 더 벌어졌다. LG엔솔은 전기차용을 중심으로한 배터리사업 호조로 '어닝 서프라이즈'로 할만한 역대 최대의 실적을 올리며 함박웃음을 지은 반면, LGD는 막대한 영업손실을 내며 '어닝 쇼크'란 달갑지 않은 성적표를 내보여 울상이다.


LG엔솔은 작년에 매출 25조5986억원, 영업이익 1조2137억 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4%, 57.9%란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LG화학 시절을 포함해 역대 최대 실적이다. 글로벌 복합위기 여파로 삼성전자를 비롯해 거의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최악의 실적을 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적표다.


LG엔솔은 작년 매출이 1분기 4조3423억원, 2분기 5조706억원, 3분기 7조6482억원, 4분기 8조5375억원으로 매분기 1조원 이상 늘어나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생산품의 대부분을 수출하는 탓에 원자재가격, 환율 등의 변화로 다소 편차가 생겼지만, 매분기별 5%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며 이익 1조시대를 열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작년11월 25일 서울 강서구 LG에너지솔루션 마곡 R&D 캠퍼스를 방문, 관계자로부터 베터리 소재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LG엔솔, EV·ESS용 등 전부문 사업호조 강세

4분기로 좁히면 LG엔솔의 상승세가 확연히 드러난다. 이 회사 4분기 매출은 8조5375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기록이다. GM JV 1기 가동 본격화와 전력망 ESS판매 확대 등이 4분기 상승세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영업 이익은 237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절반이상(54.5%) 줄었으나 전년 동기에 비해선 2배이상(213.6%) 늘어났다.


이창실 LG엔솔 CFO(부사장)은 "작년 하반기 EV(전기차) 및 ESS 수요 개선세에 힘입어 전 제품군 출하량이 증가한데다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판가에 확대 적용,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판매량 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 절감, 가격 경쟁력 있는 메탈 소싱 적용 확대 등으로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27일 작년 4분기에 매출 7조3016억원, 영업손실 875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LGD의 손실 규모는 시장 예상치(6천억원)에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4분기 부진은 연간 실적 부진에 큰 영향을 미쳐 작년 연간 영업손실이 2조원대(2조850억원)에 진입했다. 2021년에 LGD가 2조2306억원이 영업이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실적이 곤두박질 친 것이다.
글로벌 복합위기로 인하 거시경제 환경 악화가 수요 부진을 야기한데다 TV, PC 등 전방 산업의 재고 조정에 직격탄을 맞은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평균판매단가가 사상 최저치에 이르는등 가격하락이 수익성 악화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뜨는 해' LG엔솔, '지는 해' LGD(?)

품목별로는 스마트폰용 신모델 출하로 소형 디스플레이 부문은 다소 호조를 보였으나 중대형 중심의 패널 가격 약세 지속과 재고 감축을 위한 고강도의 생산 가동률 조정이 수익성을 악화시켰다고 LGD측은 설명했다.


LGD의 4분기 제품별 매출 비중은 TV용 패널 25%, IT용 패널(모니터, 노트북PC, 태블릿 등) 34%, 모바일용 패널 및 기타 제품 34%, 차량용 패널 7%이다.


이처럼 최근의 실적 흐름만 놓고 보면 LG엔솔은 '뜨는 해', LGD는 '지는 해'에 비유할 수 있다. 또 이같은 흐름이 단기에 바뀔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각각의 전방산업 상황을 감안할 때 배터리는 당분간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 확실시되지만, 디스플레이는 고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LG엔솔이 '외연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데 반해 LGD는 '내실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도 당분간 양사의 엇갈린 행보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 LG엔솔은 국내외에 대대적인 설비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반면, LGD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대형 OLED부문을 중심으로 원가경쟁력을 강화와 수익성 확보를 통한 '질적 성장'에 방점이 찍혀있다.


그러나 영원히 뜨는 해는 없고, 지는 해도 얼마든지 다시 뜰 수 있다. LG엔솔과 LGD의 엇갈린 희비가 언제 다시 입장이 바뀔 지 모른다. 주목할만한 것은 배터리는 경쟁구도가 너무도 복잡하고 글로벌기업들간의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져 독보적인 시장지배력을 오랜기간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란 점이다.

OLED 시장상황 따라 LGD 급반전 가능성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한국, 중국, 일본간의 경쟁이 그 어떤 분야보다 치열한 곳이다. 국내에서도 LG엔솔, 삼성SDI, SK온 등 굴지의 그룹의 대리전처럼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CATL을 필두로 중국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는 갈수록 위력을 더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OLED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기술이다. LCD, PDP 등에 비해 OLED는 태생적으로 독보적인 경쟁우위에 있다. LCD 대비 낮은 생산 수율과 높은 원가 문제만 해결된다면, 디스플레이 시장은 OLED 중심으로 급전환할 수 있고, 이 부문 독보적 세계1위인 LGD의 시장 지배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 확실시된다. 다시말해 OLED 업황에 따라 LGD실적과 위상이 급반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LGD는 이미 TV용 중대형 OLED부문의 독보적인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다. 중소형 OLED시장에선 삼성이 부동의 1위지만, 중대형쪽은 LGD가 압도적이다. LCD시장을 제패한 중국업체들이 OLED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지만, 아직은 격차가 크게 난다. LGD는 대면적 제품은 물론 투명·게이밍 OLED 등 차세대 제품군에서도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친환경 전기차 특수를 바탕으로 한 배터리 사업 호조에 활짝 웃고 있는 LG엔솔. 수요절벽과 가격폭락에 맞물리며 최악의 상황에 내몰린 디스플레이에 울고 있는 LGD. 이 두 회의 엇갈린 행보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변화할 지 결과가 궁금하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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