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무역적자 늪 16개월만에 탈출...이젠 '수출플러스'만 남았다

장연정 기자 / 기사승인 : 2023-07-03 1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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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무역수자 작년 2월 이후 1년4개월만에 흑자 달성
수출감소세 둔화 뚜렷...수출 바닥찍고 3Q 반등 기대감
車선박 강세 속 반도체 부활이 수출플러스의 최대 변수
▲2일 오후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하다. 7개 핵심품목의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증가하며 무역수지가 16개월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수출감소가 눈에띄게 둔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이 다시 플러스로 돌아서는 '수출플러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수출 회복세가 두드러진데다가 수입이 큰 폭으로 줄어들며 무역수지는 무려 1년 4개월만에 적자의 늪을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작년 3월부터 내리 계속돼온 연속 무역적자란 달갑지않은 기록은 '15개월'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제 남은 것은 수출플러스 뿐이다. '수출강국', '무역 대국'이란 수식어를 무색케할만큼 깊은 수렁에 빠져있던 수출이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한 모양새다.


우리 경제의 최대 아킬레스건이 된 핵심 품목이자 '수출효자'인 반도체 경기가 본격 상승세를 보인다면 이르면 이달에, 늦어도 다음달엔 수출플러스 달성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수출위기 구원투수 자동차의 선전...7대품목 수출 증가 

국제 에너지가격 하향 안정으로 수입 감소율이 두 자릿수를 이어가고 수출이 반등기미를 보이면서 무역수지가 오랜 연속 적자행진에 종지부를 찍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6월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는 수출 542억4천만달러, 수입 531억1천만만달러를 기록하며 11억3천만달러의 무역흑자를 냈다.


수출이 전년 동월(577억달러)에 6.0% 감소했지만, 수입이 수출의 2배 가까운 11.7% 줄어들며 16개월만의 흑자로 방향을 튼 것이다.


월간 수출은 지난 10월부터 9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2018년 12월∼2020년 1월까지 14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가장 긴 연속 수출 감소 기록이다. 


그러나 수출 감소율 둔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올들어 수출감소율은 1월 -16.4%를 정점으로 2월 -7.7%, 3월 -13.8%, 4월 -14.4%, 5월 -15.2%를 기록했으나 지난달엔 10%p 가까이 감소폭을 줄였다. 월간 수출감소폭 기준으론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출 감소세가 눈에띄게 둔화한 것은 15대 수출핵심품목중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수출이 증가한 품목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품목별 수출 동향을 보면 자동차가 58.3%의 증가한 것을 필두로 일반기계(+8.1%), 선박(+98.6%), 이차전지(+16.3%) 등 7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자동차가 '나홀로 선전'을 계속하며 수출부진의 '구원투수'로 맹활약했던 그동안과 달리 수출증가 품목이 급증하며 수출감소폭을 크게 줄인 셈이다. 


특히 자동차는 지난 3월 이후 월 평균 60억 달러 이상의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며 역대 반기 기준 최고 수출 실적을 올리는 등 반도체의 부진을 만회하며 새로운 수출 구원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자동차는 대기 수요와 친환경차·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 수출 확대에 힘입어 12개월 연속 수출플러스를 기록 중이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석유화학 수출·투자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수출보다 더 줄어든 수입 덕 긴 무역적자 터널 벗어나

반도체는 지난달에도 전년 동기 대비 28.0% 감소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반도체는 월간 수출이 올들어 가장 많은 89억달러에 달하며 반등 조짐을 보였지만, 여전히 수출감소율이 30%에 육박, 깊은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석유제품(-40.9%)·석유화학(-22.0%) 등도 국제에너지 가격 하락 여파로 비교적 큰 폭의 수출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반도체에 이어 수출부진을 가속화하는 새로운 악재로 떠올랐다. 정부는 이에따라 석유화학제품의 수출개선을 위한 다각적인 대응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업계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반도체 부진에 지난해 6월 수출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데 따른 기저효과 등이 맞물린 점을 감안하면 6%의 수출 감소율은 수출플러스가 임박했다고 볼만하다"고 강조한다.


수출 감소세가 의미있게 둔화된 반면 수입은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가며 무역흑자 전환에 상당히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월 수입은 원유(-28.6%), 가스(-0.3%), 석탄(-45.5%) 등 3대 에너지 수입이 27.3%) 줄어든 영향 속에 작년 동월보다 11.7% 감소했다.


두바이유 가격이 1년 사이 33.8% 내리는 등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화하면서 6월 원유 등 3대 에너지 수입액은 100억달러(99억9천만달러)를 밑돌았다. 산자부는 "에너지 수입 규모 축소가 수출의 지속 감소에도 6월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3대 에너지 외에 반도체(-19.5%), 철강(-10.2%) 등 원부자재 수입도 감소세를 이어가며 에너지 제외 품목의 수입도 7.1% 감소했다. 이로써 상반기 전체 수입은 총 3336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번 무역흑자는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 반도체 업황 부진, 불확실한 통상 환경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통령 이하 관계부처, 수출기업, 국민 등 민관이 한뜻으로 수출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며 "6월 무역흑자 등 긍정적인 흐름이 조속한 수출플러스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난달 무역흑자 달성은 수출 자체의 의미있는 호전으로 이뤄낸 결과라기 보다는 수입의 절대비중을 차지하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어든 때문이란 점에서 진정한 국면의 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 참석해 굳은 표정으로 회의를 시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수출부진 주요인 반도체와 중국수출 회복 조짐 주목

그럼에도 불구, 여러가지 수출환경 변화를 종합할 때 조기 수출플러스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전기차, 차부품, 배터리 등으로 이어지는 자동차류의 수출이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되고 있다는 점과, 수출부진의 핵심요인인 반도체가 점차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선 자동차의 경우 주력 시장인 북미의 유럽에서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등 각종 장벽에도 불구, 국내업체들이 선전을 거듭하며, 매달 큰폭의 수출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엔 인도, 중동 등 제3세계에서도 의미있는 성장세를 보이며 수출위기의 구원투수이자 수출플러스의 견인차로 자리를 굳혔다. 


반도체가 혹한기를 지나 불황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 것도 주목할만하다. 주력아이템인 메모리 고정가가 작년 6월 3.35달러에서 올해 6월 1.36달러까지 추락했지만, 최근 현물가를 중심으로 반도체 가격이 꿈틀대고 있다.


이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2~3위 업체의 감산에 이어 1위 삼성전자가 지난 4월 감산에 동참, 재고가 줄어들며 서서히 감산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고가의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본격화, 3분기 이후 반도체의 반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대 중국 수출감소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부동의 수출 1위국이다. 중국수출만 회복되도 수출플러스와 무역수지 흑자폭 확대에 대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실제 중국 수출은 아직 부진의 연속이지만, 5월(106억달러)에 이어 지난달에도 105억달러 수출하며 2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넘기며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6월 대중 수출감소율은 19.0%로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 중 무역 적자가 작년 10월 이후 9개월째 이어졌지만 6월엔 적자규모가 13억달러로 지난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축소됐다. 전문가들은 중국정부의 마이크론 제재로 인한 반사이익이 국내 반도체업계로 이어진다면, 쪼그라든 대 중국수출도 머지않아 플러스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역협회, 산업연구원 등 주요 기관의 하반기 수출전망이 여전히 비관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에 수출플러스에 대한 긍정적 시그널이 곳곳에 들어온 것은 분명하다"며 "우리경제의 버팀목인 수출개선을 위한 정부의 지원과 업계의 자구노력이 지금보다 더 강력해져야 수출이 다시 상승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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