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목표주가 줄줄이 하향조정...메모리시장 회복 외엔 대안 없어
| ▲SK하이닉스가 실적 부진과 주가급락에 울상이다. 경기도 이천 하이닉스 본사앞 신호등의 빨간불이 하이닉스의 현상황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세계 메모리 반도체시장 점유율 1, 2위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차이점은 메모리 의존도에 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외에도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더리(위탁생산)를 합친 비메모리 비중이 50%를 넘는데 비해 하이닉스는 메모리 비중이 절대적이다.
삼성은 특히 반도체 외에도 스마트폰, 가전, 컴퓨터, 통신장비 등으로 사업포트폴리오가 다채롭다. 반면 하이닉스는 반도체만 생산하는 전문기업이란 점에서 삼성과 큰 차이가 있다.
메모리 비중이 절대적이란 것은 메모리 시장이 호황국면일 때는 큰 장점을 보이지만, 침체기엔 그 타격을 고스란히 받을 수 밖에 없다. 지난해까지 메모리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아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리며 콧노래를 불렀던 하이닉스가 올 하반기 이후 메모리 시장이 사상 유례없는 혹한기로 접어들자 휘청거리고 있는 근본 이유다.
3분기에 이미 '어닝쇼크'라 불릴 정도의 부진한 실적을 냈던 하이닉스의 향후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올해 실적이 전년대비 급감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내년도 하이닉스의 실적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전망도 매우 부정적이다.
8만원선 무너지며 9개월만에 주가 '반토막'
메모리 시장침체와 실적부진, 이에따른 증권가의 냉정한 평가가 맞물리면서 하이닉스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가 8만원선이 붕괴됐다.
7일 12시17분 현재 하이닉스의 주가는 전일대비 2.22% 떨어진 7만9200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전 장중 한때 7만87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찍기도 했다. 장 초반 전 거래일 대비 1.48% 떨어진 7만98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찍었다.
지난 3월5일 종가 기준 15만5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것에 비하면 9개월만에 주가가 거의 반토막이 난 것이다. 어느새 하이닉스의 시총은 57조원대까지 쪼그라들었다.
아무리 반도체 시장이 혹한기라고는 하이닉스 주가의 부진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지속적인 매도 행렬에 주가가 동력을 완전히 상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외국인들은 지난달 14일부터 전날까지 단 3일만 제외하고 계속 하이닉스 주식을 팔아치웠다.
하이닉스의 최대 경쟁업체인 삼성전자 역시 지난 5일 종가기준으로 6만원벽은 무너지며 부진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하이닉스에 비해선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다. 삼성 주가는 7일 12시30분 현재 5만88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52주 신저가(5만1800원)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메모리 슈퍼사이클 당시 삼성전자와 증시의 쌍두마차체제를 유지하던 하이닉스가 유달리 주가 부진에 허덕이는 근본 이유는 무엇이며 이같은 주가하락세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안타깝게도 하이닉스 주가의 전망은 대체로 어둡다.
최악의 업황에 당분간 부진 계속될듯
반도체 업황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며 하이닉스의 실적 부진이 시장의 기대치를 넘을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며 주가의 부진한 행보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혹한기로 접어든 반도체 불황, 특히 메모리의 수요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하이닉스의 주식매수세를 짓누르고 있다.
게다가 메모리 수요가 크게 위축됐음에도 공급이 상대적으로 덜 줄면서 재고가 쌓여 메모리 평균단가(ASP) 하락폭이 예상치를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PC, 스마트폰, 서버 등 메모리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글로벌 IT수요가 내년에는 더욱 위축, 메모리 수요가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내년 반도체 시장 매출을 5565억6800만 달러(약 734조 3914억7600만원)로 올해(5801억2600만 달러)보다 4.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부진과 ASP하락이 겹치면서 하이닉스는 4분기를 기점으로 적자로 전환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아닉스의 4분기 실적은 매출 6조9000억원으로 3분기 대비 무려 37% 급감, 무려 1조20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내며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하이닉스이 컨센서스 영업적자 예상치 1천억원대를 다시 큰 폭으로 하회할 것이란 관측이다. 남 연구원은 "하이닉스가3분기에 이어 4분기도 가격 하락폭이 확대대 재고자산평가손실이 추가 반영될 것"이라며 하이닉스에 대해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악재 대부분 반영, 내년 1Q 반등 가능성
분위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자 증권가에선 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하고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12만2천원에서 11만3천원으로 9천원 낮추고 올 4분기 4천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하이닉스 주가가 반등하는 시점은 언제일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시차는 있으나 내년 1분기경에는 하이닉스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게 중론이다.
현재의 하이닉스 주가가 반도체업황과 기업의 리스크가 이미 충분히 반영된데다,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낮아진 점을 감안할 때 추가로 과도한 주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악재들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추가로 의미있는 하락이 이어질 개연성이 낮다는 의미다.
반도체 혹한기가 내년 1분기경엔 어느정도 바닥을 찍을 것이란 전망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올해보다 내년이 더 심각할 것인 전망이 우세하지만, 최근 미국이 경기침체에 대응, 긴축완화에 나설 조짐인데다가 중국이 엔데믹으로의 전환을 추진, 내년 1분기말이나 2분기초 글로벌 경기회복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는 실적보다 먼저 움직이기 때문에 하이닉스의 어닝쇼크가 이어진다해도 내년초 경기회복, 특히 반도체 수요가 반등할 조짐만 일어도 주가가 바닥을 찍고 되살아날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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