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위기의 한국경제 '구원투수'될까

조은미 / 기사승인 : 2022-03-10 12:5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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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외생변수 많아 당분간 험로...글로벌 공급망 재편, '위기이자 기회'
물가급등, 부동산안정 등 현안 문제 산적...親산업계 성향에 재계 들뜬 분위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며 당선을 자축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민심의 최종 선택은 윤석열이었다. 간발의 차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윤 당선인은 두 달 간의 대통령직 인수 과정을 거쳐 오는 5월10일 대한민국의 새로운 대통령으로서 5년 임기를 시작한다. 

 

진보에서 보수로 5년만의 정권교체다. 윤석열정부에 거는 기대는 사뭇 크다. 국민들은 2년이 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방역조치로 지칠대로 지쳐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에 어깨는 천근만근이다. 문재인정부 5년간 부동산투기와 집값 폭등으로 서민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집 없는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가는 이유다.
 

상식, 공정, 법치를 강조하며 출범하는 윤석열정부에 기대가 큰 이유다. 그러나 현 경제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당장 발등의 불처럼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경제가 살아나야 일자리도 늘어나고 민생이 안정된다. 과거의 대통령들도 당선 될 때마다 경제를 강조했지만, 별로 나아진 게 없다는 게 국민들의 대체적인 생각이다. 두 달 후 공식 출범하는 윤석열정부는 얼마나 다를까.

대형 '외생변수' 많아 당분간 험로 예고
윤석열 정부의 경제는 당분간 험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6월1일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일궈낸다 해도 180석에 육박하는 거대 야당을 앞으로 2년 더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새 정부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당장 내각구성부터 난항이 불가피하다. 그래서 협치를 역설하고 있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경제를 살리는 일은 더욱 만만치 않아 보인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에 내수 경기가 참담할 정도로 위축돼 있다. 거리두기에 따른 영업시간 제한으로 상당수 자영업자들은 몰락 위기에 처해있다. 새 정부 출범 전에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게 해서 살아날 경기가 아니다. 내수 경기의 회복 없이는 경제 성장을 일궈내는 게 근본적으로 어렵다.
 

우리 경제의 주춧돌인 수출이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수출은 글로벌 코로나 대란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회복기를 넘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석유화학, 조선, 정보통신 등 주력 업종이 모두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코로나 대란의 반대급부로 떠오른 대한민국의 바이오 산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새롭게 평가 받고 있다.
 

문제는 외생변수들이다. 그것도 대형급이다. 정부의 노력 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난제들이다. 우선 예상과 달리 장기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다.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 우크라이나 둘 다 에너지, 곡물, 자원의 주요 수출국인 탓에 세계 경제가 요동을 치고 있다. 에너지, 곡물 값이 천정 부지로 치솟아 전세계 물가를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안 오른 게 없을 정도다. 유가는 100달러 대를 위협하고 있다. 머지않은 장래에 '오일쇼크'를 걱정해야 할 정도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위기이자 기회'
사정이 이런데도 러시아의 집요한 공격은 멈출줄 모른다. 우-러 전쟁의 장기전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대다수다. 서방국가들이 직접 전쟁 참여 대신 각종 지원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보급창고 역할을 하고 있는 탓이다. 러시아 역시 마치 사생결단이라도 낼 듯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세계 에너지 및 곡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두 나라의 전쟁이 조기에 종식되지 않는다면 윤석열정부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우-러 전쟁은 미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을 재촉하고 있다. 말이 공급망 재편이지, 러시아 중국 북한 등 일부 국가를 철저히 배제한 새로운 글로벌 공급체계를 구축하자는 속내를 내포하고 있다. 우-러 전쟁으로 미국이 공급망 재편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국이란 점에서 차기 정부로선 부담스러운 이슈다. 중국과 러시아의 무역 비중이 큰 우리나라로선 자칫 샌드위치 상태에 놓여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미국의 '양적긴축'에 의한 글로벌 자본시장의 대변화와 이로인한 글로벌 경기침체와 스테그플레이션의 우려도 새로 출범하는 윤석열정부 앞에 놓은 대단히 걱정스러운 돌발 변수다. 미 연준은 이미 연말까지 대대적인 금리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인상 폭을 키운 이른바 빅스텝을 실행에 옮기겠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양적긴축을 통해 풀린 달러를 거둬들이겠다는 계산이다.
 

미국의 빅스텝은 글로벌시장 자본의 흐름을 바꿔 놓을게 뻔하다. 국내에 유입된 해외 자본의 이탈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특히 주식과 같은 불안전 자산의 이탈이 상대적으로 클 수 밖에 없다. 이렇게되면 증시는 침체될게 분명하고, 금융시장이 깊은 소용돌이에 빠질 위험이 높다. 증시가 부진하면 기업들의 자본조달에 문제가 생길게 뻔하다.

친산업, 실용주의 경제정책에 기대 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란 말이 있다. 윤석열정부가 앞에 놓은 난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한다면 가장 성공한 정부로 역사에 남을 수도 있다. 일단 여러 면에서 문재인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하는 점은 실망보다는 기대가 크다. 윤 당선인이 당내 경선과 대선 가도에서 줄기차게 보여준 경제관에 대해서도 국민적 공감을 얻는 부분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문재인정부가 전면에 내세웠던 소득주도성장, 소위 '소주성'의 폐지다. 자원 빈국인 대한민국은 끊임없는 성장이 우선돼야 경제대국과 명실공히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윤 당선인의 소신에서 비롯된 결과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소주성을 폐지하는 대신에 성장과 실리, 시장자율을 특별히 강조하는 '윤석열식 실용주의' 경제노선을 집중 설파해왔다.
 

그래서 따라 붙는 게 '친산업', 즉 기업프랜들리다. 성장을 가로막는 각종 불필요한 규제를 대폭 완화 내지는 철폐하겠다는 것이다. 기업과 시장이 앞장 서고, 정부는 뒤를 받쳐줘야 산업이 활기를 되찾고 경제가 성장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재계가 윤석열정부 출범을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이유다.
 

윤 당선인은 이와 관련,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고질적인 저성장 극복을 위해 경제가 정부 중심이 아니라 민간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며 “민간의 창의력과 시장의 효율성을 이용하는 ‘공정혁신경제’로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과 일자리 창출 능력을 두 배로 높이겠다”고 역설한 바 있다. 대기업과 중견, 중소기업간의 상생 협력을 통해 산업계 전체가 활력을 되찾아야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 난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기술패권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은 상황이어서 기간산업, 주력산업에 대해 보다 정책적 지원을 늘린다는 선택과 집중식 경제정책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부동산 문제도 공급 위주의 정책으로 노선을 변경, 귀추가 주목된다. 재건축 활성화 등 공급을 대폭 늘리면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가격은 떨어지게 마련이란 것이다. 문재인정부 5년간 폭등을 거듭한 집값을 잡는 일은 윤석열정부의 성패를 좌우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공급 위주의 정책이 어떤 결과를 낳을 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학기술도 윤 당선인이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분야다. 지난 2월 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에서 ‘세계 5대 과학기술 선도 국가’라는 비전을 내놓았다. 윤 당선인은 “연구 환경부터 과학기술 리더십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 담대한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며 “과학기술 전문가들을 정부 부처 고위직에 최대한 중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원전산업을 다시 부활하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검찰총장에서 1년도 채 안돼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우뚝 선 윤석열 당선인이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 경제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 지 결과가 사뭇 궁금하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amy1122@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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