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美긴축완화에 인텔發 서버특수...봄기운 도는 반도체

이중배 기자 / 기사승인 : 2023-01-25 12: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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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고금리속도 늦출 가능성, 반도체주 상승세...업황전망 '긍정적'으로 바뀌어
인텔 서버용 새 CPU 공개에 DDR5시장 꿈틀...전문가들 "5월경부터 수요 회복 기대"

 

▲ 반도체시장에 봄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사진은 지난달 12일 최창규 삼성종합기술원 AI연구센터장의 AI반도체 미래기술콘퍼런스 강연 모습. <사진=연합뉴스제공>

 

반도체는 누가뭐라해도 우리 경제의 확실한 버팀목이다. 그래서 반도체가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위기에 빠진다. 심한 혹한기에 빠진 반도체의 부진이 급격히 쪼그라들고 있는 수출과 경제성장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반도체가 우리 경제 전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는 2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놓은 ‘반도체 산업의 국내 경제 기여와 미래 발전 전략’이란 SGI브리프 보고서를 보면 보다 실감이 난다.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64%포인트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 수출이 15% 줄어들면 0.95%포인트, 20% 감소 시엔 경제성장률이 무려 1.27%포인트 하락한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복합위기 이후 우리나라 경제위기의 정도가 '위기'에서 '심각'으로 바뀌게 된 결정적인 이유도 반도체 수출이 예상을 넘어서는 부진에서 비롯됐다. 올들어서도 반도체 수출감소세가 더 커지며, 단 20일만에 무역적자가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가장 최근에 예측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1.7%다. 그러나 반도체 의존도가 유달리 높은 우리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반도체 수출 감소세가 예상치를 웃돌 경우 경제성장률은 1% 초반까지 밀릴 수 있다고 보고서는 예상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 6839억 달러 중 반도체 수출액은 1292억 달러다. 20%에 조금 못 미친다. 반도체 업황이 우리 경제 전체를 좌우할만한 최대 변수란 의미다. '혹한기'를 넘어 '빙하기'에 비유되는 반도체의 겨울은 대체 언제쯤 끝나고, 새봄이 찾아올까. SGI보고서는 반도체의 겨울이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 긴축완화 기대감에 반도체 주 일제히 반등

그러나, 지난 3분기부터 본격화한 반도체 혹한기가 예상보다는 빨리 끝날 수 있는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 회복에 영향을 줄만한 호재가 나타나 주목된다. 미약하나마 꽁꽁 얼어 붙어있는 세계 반도체 시장에 서서히 봄기운이 돌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전 세계를 긴축의 공포로 몰아넣은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광폭의 고금리 기조를 유지해온 미국 연준(Fed)이 다음 기준금리를 결정할 FOMC정례회의를 앞두고 미국내에서 의미있는 긴축완화 조치를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속출하고 있다.


FOMC회의는 이달 3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데, 그간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인상)이나 빅스텝(0.5%인상)이 아닌 베이비스텝(0.25%) 이하로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미국의 기준금리 변동은 글로벌 기축통화인 '달러 파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즉,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폭을 줄이면, 달러강세는 주춤해진다. 이에 따라 주요국의 긴축완화를 수반하고 결국엔 글로벌 시장 전체의 경기회복의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논리이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올해 2월과 3월에 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리고 금리인상을 멈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미국의 증시 상황으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23일(현지 시각) 뉴욕증시는 FOMC정례회의를 앞두고 금리인상 속도 완화 기대감이 반영돼 급반등했다. 한국 증시에 영향을 주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무려 7.5%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은 2%이상 올랐다.

반도체의 봄 부르는 인텔 '사파이어 래피즈'

S&P500지수는 반도체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반에크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가 4.7%가량 상승했다. 바클레이즈는 이날 반도체 제조업체인 AMD, 퀄컴, 시게이트테크놀로지, 스카이워크스솔루션스에 대한 투자 의견을 ‘동일 비중’에서 ‘비중확대’로 일제히 상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AMD 주가가 9% 이상 오른 것을 필두로 퀄컴(6%), 엔비디아(7%), 인텔(3%) 등이 일제히 초강세를 보였다.


한국 증시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표적인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 주가는 25일 11시50분 현재 전일대비 2.59% 오른 6만3400원에 거래 중이다.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하이닉스는 4.0% 상승하며 9만원대를 회복했다. 삼성과 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19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국의 긴축완화가 반도체의 봄을 부르는 거시적인 측면의 호재라고 하면, 미시적인 관점에서 반도체 전방 시장의 호재는 인텔발 서버 특수의 기대감이다. 세계 최대의 CPU업체인 인텔이 2년 만에 차세대 CPU라는 '사파이어 래피즈'를 출시, 서버를 시작으로 대량의 메모리 교체 수요가 발생, 반도체 시장에 온기가 돌 수 있다는 전망이다.


25일 국내외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5월을 기점으로 아마존, 구글, 메타, MS, 네이버, 카카오, 애플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줄줄이 데이터센터 서버용 CPU를 대거 사파이어 래피즈로 교체할 것이 확실시된다.


사파이어 래피즈는 기존 CPU애 비해 전력소비량은 대폭 줄이고 속도를 크게 높이는 등 효율이 월등히 높은게 특징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첨단 시장 확대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 처리를 위해선 사파이어 래피즈로의 CPU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전문가 "5월경 본격적인 DDR5 시장 열릴 것"

사파이어 래피즈의 상용화가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것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입장에선 매우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세계 메모리 시장의 60% 가까이 장악하고 있는 K반도체의 수출을 반등시킬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특히 사파이어 래피즈는 인텔의 서버용 CPU 중 DDR5 D램을 지원하는 첫 제품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서버용 D램은 CPU와 결합돼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메모리로 그동안 이 시장의 주력 제품은 DDR4였다.


기존의 DDR4가 DDR5로 바뀐다는 것은 메모리업체 입장에선 매출과 수익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DDR4에 비해 DDR5가 가격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DDR5는 2020년 7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발표한 최신 D램 규격으로 DDR4 대비 데이터 전송 속도가 약 2배 빠르고 전력 효율은 30%가량 향상됐다. 평균판매가격(ASP)도 30% 이상 비싸다.


게다가 인텔은 세계 서버용 CPU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업체다. 삼성과 하이닉스는 일찌감치 DDR5 시대를 준비해왔다. 삼성은 최근 업계 최선단 12㎚급(5세대) 공정으로 16Gb DDR5 D램을 개발, 사파이어 래피즈 특수에 대한 대비를 마쳤다, 하이닉스도 업계 최고 속도의 DDR5 모듈을 개발한 데 이어 상반기 중 5세대 DDR5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사파이어 래피즈 생산량이 늘어나는 5월 이후 DDR5 D램 공급이 본격화, 메모리업계가 혹한기에서 반등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미국의 긴축완화를 기점으로 한 전반적인 IT 경기회복 기대감과 인텔이 쏘아올린 사파이어 래피즈 특수가 혹독한 반도체의 겨울을 종식시킬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 지 결과가 궁금하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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