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에 몸살앓는 중소 제조업 상장사

양지욱 기자 / 기사승인 : 2022-12-19 12: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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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 674개 중소제조 상장사 분석 결과 이자비용 작년 대비 20% 급증
비용 증가에 3Q 영업이익률은 채 4%도 안돼..."흑자도산 우려" 지적도
▲금리 금등으로 중소 제조업상장사들의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났다. 사진은 지난 12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의 중소기업 입법과제 보고대회. <사진=연합뉴스제공>

 

"공장담보로 100억원대의 대출잔액이 있는데, 지난 2분기부터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해 이자비용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경기침체에도 불구, 힘들게 벌어서 은행 이자 갚기도 버거운 실정이라 사업할 맛이 안납니다."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상장기업 A사 사장의 푸념이다.


요즘 제조업 분야의 중소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들을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제조업체들은 공장 신축 및 설비 투자시 차입금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유통이나 서비스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출 의존도가 높아 이자부담이 훨씬 크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를 돌파하고, 이에따라 은행권의 부동산 담보대출금리가 연 7%대까지 치솟는 등 초고금리 시대를 맞아 올해 중소 제조업 상장사들의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나고 채산성이 몹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원자잿값과 인건비가 크게 올랐음에도 이를 납품가에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워 구조적 한계 상황으로 인해 채산성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진 있는데, 이자비용마저 눈덩이 처럼 불어나자 중소제조업체들의 급격한 체력저하가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차입금 의존도가 크게 낮은 극히 일부 우량 중소 제조업체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이 다른 업종에 비해 대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커서 영업이익을 내도 이자비용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자칫 흑자 도산이 우려된다"고 지적한다.

 

상대적으로 차입금 의존도 높아 이자부담 가중


상장 제조업체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비상장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자본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상장기업에 비해 조달금리가 높을 수 밖에 없는 비상장 제조업체들은 불어나는 이자비용에 채산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지 오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평가데이터와 함께 674개 중소 제조업 상장사들의 분기별 부채 상황을 분석, 19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올들어 3분기까지 이들 조사 대상 기업의 이자비용은 총61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20% 이상 증가했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3분기 이자 비용이 5070억원에서 올 3분기엔 6100억원으로 20.3% 급증한 것이다. 같은기간 총부채는 22조5140억원에서 24조8680억원으로 10.4% 늘어났으나 대출금리 급등으로 이자비용이 부채증가율을 두배가량 넘어선 것이다.


지난 2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이자비용이 21.6%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이자부담이 작년보다는 20% 이상 커졌다는 얘기다. 이는 차입금 변동이 없다는 전제하에 작년에 이자비용이 10억원이었다면 올해는 2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이자비용의 증가로 영업외 비용이 크게 늘어났음에도 원자잿값과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 이들 중소 제조업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총 1조3980억원으로 작년 동기(1조2780억원)에 비해 3.9% 늘어나는데 그쳐 결국 순이익률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이익률 저하에 경기부진 탓 재고자산 늘어 이중고


실제 이들 조사대상 상장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작년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4.1% 증가했었다. 지난 2분기에도 38.5% 급증세를 보였다. 이런 점에 비추어 중소 상장 제조업체들이 3분기들이 영업환경마저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상의측은 "많은 기업이 흑자를 실현해도 고금리로 인해 늘어나는 이자와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기 부진 탓에 재고자산 증가율도 작년 10.0%, 올해 3분기 15.6%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금리 폭등으로 이자부담이 가중되자 기업들은 꾸준히 부채를 상환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으나 최근 급격한 유동성 악화에 빠진 기업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출 만기 연장이나 상환 유예 조치로 발등의 불을 꺼도 고금리로 인해 실질적인 부채상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2020년 4월부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 만기 연장 및 원금·이자 상환유예 제도를 시행 중인데, 이마저도 금융시장의 부실을 우려해 내년 9월 종료할 방침이어서 많은 제조업체들이 흑자도산의 위기에 직면해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법인세 인하와 투자세액 공제등 숨통 틔워줘야


더욱 문제는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 기준금리의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고공비행중인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는데다가 미국의 기준금리 상승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여 한은측이 한 두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기준금리의 인상은 곧 대출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차입금 의존대가 큰 중소 제조업체들의 이자비용 증가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올해가 금리 인상기였다면 내년은 고금리가 지속될 시기"라며 "이제 경제 상황을 고려한 금리정책을 검토하고 법인세 인하, 투자세액 공제 등으로 기업 자금난에 숨통을 틔워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어 "상환 유예 지원을 장기간 지속한 만큼 경기가 살아나고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충분한 대응 시간을 주고, 기술력과 복원력을 갖춘 기업에 대해서는 다양한 연착륙 지원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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