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산업에 활력 불어넣는 반도체...9월 생산·소비·투자 또 동반 상승

조봉환 기자 / 기사승인 : 2023-10-31 12:5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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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산업활동동향…생산 1.1%, 소비 0.2%, 투자 8.7% 상승
5월 이후 4개월만에 동반 강세...투자 13개월만에 최대폭
생산, 2분기 연속 증가...소비는 6개분기 연속 '뒷걸음질'
▲반도체가 살아나면서 전산업에 다시 생기가 돌고 있다. '반도체효과'로 9월 생산·소비·투자가 일제히 상승하며 경기회복에 청신호가 켜졌다. <사진=연합뉴스제공>

 

반도체가 살아나기 시작하자 산업활동 전반에 다시 생기가 돌기 시작한 것일까. '인공지능(AI) 특수'를 바탕으로 고성능 메모리를 중심으로 반도체 수출과 생산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전체 산업생산이 8월에 이어 9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도체가 산업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생산에 이어 소비,  투자까지 덩달아 강세를 보였다. 지난 5월 이후 4개월만에 생산, 소비, 투자 등 산업활동동향을 나타내는 3대 지표가 모두 상승하는 '트리플 증가'를 보였다.


불안한 국제 정세에도 불구, 대한민국의 주축 산업인 반도체의 봄이 찾아오자 장기 경기침체 내지는 둔화국면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에 진입하는 분위기다.

◇ 반도체생산 전월 대비 12.9% 급증...생산 증가 견인

지난달 전(全)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일제히 늘었다. 산업활동 동향을 월간 단위로 보여주는 3개 지표가 동반 플러스를 달성한 것은 지난 5월 이후 4개월 만이다.


반도체 경기 회복에 힘입은 광공업 생산의 증가가 전체 산업생산 증가세를 견인했다. 정부가 공언한 제조업 중심의 하반기 경기 반등, '상저하고'가 다소 시차를 두고 가시화하는 양상이다.

▲산업활동 증감 추이. <이미지=연합뉴스제공>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3.1(2020년=100)로 전월보다 1.1% 증가했다.


지난달(2.0%) 보다는 상승폭이 0.9%포인트(p) 줄어들었지만, 2개월 연속 증가세다. 광공업 생산이 1.8% 증가하며 전산업생산의 상승세를 주도했다.


광공업 생산은 상반기까지는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지난 8월(5.5%)에 이어 9월까지 두달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며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진입한 모습이다.


광공업의 강세는 제조업, 특히 반도체의 회복에서 비롯된 결과다. 9월 제조업 생산은 1.9% 늘면서 광공업생산, 나아가 전반적인 생산 증가를 견인했다.


제조업의 핵심은 단연 반도체다. 자동차의 기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전체 생산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가 전산업 생산증가와 경기회복의 새 활력소로 떠올랐다.


지난달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12.9% 늘었다. 8월(13.4%)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시현했다. 반도체의 봄에 진입했음을 데이터로 입증한 셈이다.


반도체 생산은 작년 동월 대비로도 23.7% 급증했다. 이는 반도체시장의 전고점이었던 지난해 6월(24.9%)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반도체생산 증감 추이. <이미지=연합뉴스제공>

범용 메모리와 시스템IC는 회복은 상대적으로 더디다. 그러나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LPDDR5X 등 고부가 메모리 3총사가 맹활약하며 반도체의 부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 생산 증가에도 재고는 감소..."제조업 본격 회복국면" 입증

반도체와 함께 기계장비(5.1%)와 석유정제(14.6%) 등의 생산도 전월보다 늘었다. 

 

석유정제가 크게 늘어난 것은 사우디,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덕분이다. 의약품(-13.1%), 자동차(-7.5%), 1차 금속(-4.8%)은 전월보다 줄었다.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은 113.9%로 전월보다 10.4%p 하락했다. 반도체(-6.7%)와 기계장비(-9.0%), 1차 금속(-2.7%) 등에서 재고가 눈에띄게 줄었다.


생산 증가에도 재고가 감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출하량이 호조를 띠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반도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는 지난 8월엔 생산이 13.4% 증가한 반면, 재고가 15.4%로 급증했으나 9월들어선 출하량이 늘면서 재고가 줄어들었다.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 대비 소폭(0.4%) 증가했다. 예술·스포츠·여가(-4.2%), 정보통신(-0.7%) 등이 줄었으나 도소매(1.7%), 숙박·음식점(2.4%) 등은 늘었다. 건설업과 공공행정도 각각 2.5%, 2.3% 늘어나면서 광공업, 서비스업, 건설업, 공공행정 등 생산 부문 4대 업종이 모두 플러스를 나타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9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소비와 투자 지표도 비교적 견조했다. 소매 판매는 음식료품과 화장품 등에서 판매가 늘어 전월보다 0.2% 늘었다. 7월(-3.2%)과 8월(-0.3%) 두 달 연속으로 감소하다가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8.7% 늘면서 지난해 8월(8.9%) 이후 1년1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7.3%)와 항공기 등 운송장비(12.6%)에서 투자가 큰 폭의 성장을 이끌었다.

 

이미 이뤄진 공사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2.7%)에서 실적이 줄었으나 토목(20.0%)에서 공사 실적이 늘면서 전월대비 2.5% 증가했다.

◇ 생산, 전분기 대비도 1.2% 증가...소비는 2.5% 감소

산업활동 3대지표가 동반 상승했으나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 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p) 하락해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앞으로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선행 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1p 상승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광공업과 제조업이 전반적으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3분기 들어 회복세가 강하다"면서 "그러나 재화 부문 소비는 여전히 주춤한 상태이고 설비투자 역시 작년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9월의 산업활동의 호조로 올해 3분기(7~9월) 전산업 생산은 은 전분기 대비 1.2%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4분기부터 1년 내내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 분기부터 2분기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비스업은 올해 3분기(0.8%)에 증가로 전환했다.

 

그러나,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는 전분기 대비 각각 2.5%와 3.5% 감소했다. 특히 소매판매는 1분기(1.1%)에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2분기 연속 감소세다.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는 6분기 연속 뒷걸음이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최장기간 감소다.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한 생산과 달리, 아직 소비는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반도체에서 시작한 제조업-광공업-전산업으로 이어지는 생산이 살아난 것은 분명해보인다"면서도 "장기 경기부진 과 저성장 기조에서 완벽히 벗어나기 위해선 소비의 실질적인 회복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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