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대비 0.9p 떨어져...고물가·고금리 여파 소비인식 냉랭
주택 금리 전망 지수 모두 하락...기대인플레율 전월과 동일
| ▲외식물가 등 체감물가의 고공비행으로 소비자심리지수 넉달째 내리막세를 보였다. 사진은 지난달 서울의 한 음식점 거리. <사진=연합뉴스제공> |
꽁꽁 얼어붙은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고물가에 고금리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소비 심리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경기 인식과 심리 상태를 보여주는 소비심리지수가 8월 이후 넉달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소비 전망이 그만큼 비관적이란 의미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부담과 장기적인 고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의 삶이 팍팍해진 가운데 물가가 더 올라갈 것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수출은 지난 10월을 기점으로 꿈틀대기 시작했는 데, 잔뜩 움츠러든 소비가 경기회복과 경제성장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모양새다.
◇ CSSI, 7월 정점 찍은 뒤 8월 이후 넉달째 하락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4개월째 하락했다. 다시 고개를 든 물가와 고금리에 따라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들어 잠재적 소비 여력이 약해진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내놓은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CCSI는 97.2로 전달에 비해 0.9포인트(p) 하락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지수를 토대로 산출된다. 2003년 1월~2022년 12월 장기 평균치를 100으로, 이 보다 높으면 소비자심리가 낙관적이고, 작으면 비관적이란 뜻이다.
| ▲소비자심리지수 추이. <자료=한국은행제공> |
CSSI는 지난 7월 103.2로 정점을 찍은 뒤 8월부터 4개월째 내림세다. 지난 9월(99.7) 100 밑으로 떨어진 후 10월(98.1)과 11월(97.2)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100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직전 최저치인 4월(95.1)과 2.1p로 차이다.
소비심리 악화는 지출 전망에 영향을 미친다. 11월 소비지출전망CSI은 111로 전월(113)보다 2p 내렸다. 높은 물가, 특히 전체 물가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장비구니 물가에 따른 소비 여력 둔화로 풀이된다.
이를 반영한 듯, 외식비(-2p), 여행비(-2p), 교양·오락·문화비(-2p) 등 소비자들의 실생활과 관련된 지출전망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 금리전망 9p하락...기대인플레율은 전월과 동일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미국의 추가 긴축 기대 축소와 수출 경기 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고금리·고물가를 비롯한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체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담보대출 금리 상승 여파로 집값 전망도 비관적으로 바뀌고 있다. 11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달 대비 6p 하락한 102를 나타냈다. 지난 9월 110까지 오른 후 두달 연속 떨어졌다.
지난달부터 거래량이 급감하고 대출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통상적으로 소비심리지수와 주택가격전망지수는 궤를 같이한다.
| ▲고금리 여파로 11월 주택가격전망지수도 비관적으로 바뀌었다. 사진은 지난 19일 서울 남산에서 내려본 서울 아파트단지. <사진=연합뉴스제공> |
금리수준전망지수는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 확산된 여파로 9p 하락(119)했지만, 여전히 100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을 웃돈다.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인 탓에 물가수준전망지수는 소폭(2p)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커지면서 여전히 149로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4%로 지난달과 같았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2월 4%에서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소비자물가 반등 여파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 금리인하 필요...한은, 이달에도 금리동결 전망
수출과 함께 우리 경제의 핵심 축인 소비에 대한 향후 기상도를 보여주는 주요 지수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내년 이후 2%대 경제성장률 회복 기대감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소비진작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고, 업계의 물가안정 압박강도를 높이고 있음에도 소비가 갈수록 더 위축돼 경제성장률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잔뜩 움츠려든 소비심리를 회복시키기 위해선 무엇보다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이달에도 금리인하 없이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사진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사진=연합뉴스제공> |
기획재정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최근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에서 우리 경제에 '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불안한 소비심리로 인해 '회복조짐'에서 '회복'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본격적인 경제회복기로 진입하기까지는 앞으로도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극도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되살리기 위해선 무엇보다 금리인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당분간 금리를 3.5%로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 전문가 대다수는 이달 30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현 3.5%에서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이달 17∼22일 51개 기관의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의 설문 응답을 분석한 결과, 응답자의 96%가 이달말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섰다고는 하나, 뚜렷한 성장세를 탔다고 보기 어렵다고 볼때 움추러든 소비심리의 회복으로 소비의 반등 없이는 저성장 기조에서 쉽게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며 "정부의 소비진흥책이 별 효력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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