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반도체 최악의 수출부진...연간 무역적자 결국 500억불 넘나

양지욱 기자 / 기사승인 : 2022-12-21 12: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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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집계, 이달 20일까지 반도체수출 25% ...누적 무역적자 490억불 육박
사상 최대 무역적자 기록 '예약'...반도체 회복 외엔 무역수지 흑자전환 어려워
▲반도체 수출부진에 무역적자가 연간 500억달러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사진은 부산항 감만부두. <사진=연합뉴스제공>

대한민국의 최대 수출효자품목인 반도체 부진이 길어지면서 올해 연간 무역적자가 결국 50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석유,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원을 필두로 수입은 꾸준히 늘고 있는데 간판업종인 반도체 수출이 급락하면서 수출이 3개월 연속 쪼그라든 결과다.


반도체가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웃돈다. 일반기계, 석유화학, 자동차 등의 2배가 훨씬 넘을 정도로 비중이 크다.


이런 상황에 세계 반도체 시장이 3분기 이후 '혹한기'로 비유될만큼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수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어 무역적자 확대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낙폭 커진 반도체수출, 무역적자의 주요인


반도체 수출은 지난 9월 -4.9%를 시작으로 10월 -16.4%, 11월 -28.6%로 낙폭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이달에도 20일까지 25%가까이 감소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반도체 비중이 절대적인 수출 구조하에서 반도체의 부진이 계속되는 한 우리나라가 무역적자에서 헤어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12월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36억38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8% 감소했다.


20일까지 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9% 가까이 줄면서 수출이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 월간 수출은 지난 10월(-5.8%), 11월(-14.0%) 두달 연속 감소했다.


이달에도 역성장이 거의 확실시됨에 따라 20202년 3~8월, 코로나19 확산 초기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이상 수출이 감소하는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입액은 400억6400만달러로 1.9% 증가했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수입 역시 점차 줄어드는 상황이지만, 작년에 비해선 여전히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은 두자릿수 성장 계속


수출은 계속 줄어드는데, 수입은 꾸준히 늘어나 무역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원유(15.4%), 가스(100.7%), 석탄(14.1%) 등 3대 에너지 모두 수입이 두자릿수 성장을 계속했다. 특히 가스는 2배 이상 늘어나 주목된다.


이에 따라 이달 1∼20일까지 무역수지는 64억2700만달러 적자다. 9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사실상 예약한 셈이다. 무역수자는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 연속 적자 행진 중인데, 연속기록을 1개월 더 늘리기된 것이다. 9개월 연속 무역적자는 IMF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이후 25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누적 무역적자 역시 489억6800만달러로 늘어났다. 500억달러 턱밑까지 도달했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만의 연간적자다. 종전 연간 무역적자 최대기록은 1996년 206억2400만달러였다. 종전 기록을 2배 이상 늘린 셈이다.


올해 남은 기간은 꼭 11일인데, 이 기간에 무역적자가 10억3천만달러만 넘으면 연간 무역적자는 사상 처음 500억달러를 돌파하게 된다.


가능성은 대단히 높아 보인다. 월 평균 무역적자가 40억달러가 넘어 단순 계산해도 남은기간 11억달러 이상 적자가 날 것이라 추산 가능하다. 여기에 수출부진은 하반기 이후 더욱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승용차(45.2%), 석유제품(27.1%), 선박(28.9%) 등이 이달들어 수출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전체적인 판도를 바꾸기엔 역부족이다. 이들 3개 품목의 수출비중은 모두 합쳐도 반도체에 못미친다.


게다가 반도체 외에도 철강(-17.4%), 무선통신(-43.8%), 정밀기기(-11.2%) 등 나머지 주요 품목의 수출액이 대부분 급감세다.

 

외부충격 감내할 강한 수출구조 만들어야


반도체 외에 수출 부진이 길어지는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는 대 중국 수출의 감소세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다. 중국 수출은 전체의 25%를 넘나든다.


반도체 역시 대 중국수출 비중이 가장 높다. 역설적으로 경기침체, 코로나봉쇄 등이 맞물리며 중국의 대 한국수입량이 급감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중국 수출은 하반기들어 계속 감소세를 보여 우리나라의 대 중국 무역적자 기록을 매달 새롭게 쓰고 있다. 이달에도 20일까지 대 중국 수출은 26.6% 급감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반도체 부진이 수출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듯, 비중이 가장 높은 대 중국 수출이 줄어든 것이 결국 총체적 수출부진과 무역적자확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최근의 연속적인 무역적자 현상은 우리나라 수출경쟁력의 근본적인 약화라기 보다는, 중국 주요 수출 대상국의 수입수요 약화와 에너지 수입액 급증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중국의 수입수요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중국의 경제체질 변화에 따라 이러한 상황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도체 경기가 회복된다해도 중국수출이 부진하면, 전체적인 무역수지 개선에 분명 한계가 따를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어떤 글로벌 외부 충격에도 견뎌낼 수 있는 강력한 수출구조를 만들어야 할때"라며 "이를 위해 수출 포트폴리오 다변화, 반도체 등 첨단 분야의 핵심기술력 강화, 전기차 및 이차전지 등 신산업분야에서의 초격차 전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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