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고조에 제조업과 비제조업 다 비관적 전망
| ▲10월 BSI전망치가 26개월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제환경 악화와 내수 위축으로 경기가 다음달엔 더 나빠질 것이란 전망이다. <그래픽=연합뉴스제공> |
대외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다음달엔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주요 기업들의 10월 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2년 2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며, 최근 글로벌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날로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 그대로 반영됐다.
상반기 부진을 씻고 하반기엔 경제가 좋아질 것이란 이른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기대감이 잔존하고 있음에도, 정작 기업들의 경기 전망은 올 마지막 분기도 비관적이란 얘기다.
◇ 9월 대비 6.3포인트 하락...2021년 8월 이후 19개월 연속
제조업, 비제조업할 것 없이 국내 주요 기업들이 다음달 경기 부진이 이번 3분기보다 더 심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금융업을 제외한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중 조사에 응한 374개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집계한 결과, 10월 BSI 전망치가 90.6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한경협이 매월 발표하는 BSI전망 지수는 100보다 높으면 전월보다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며,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100에서 아래쪽으로 멀어질 수록 경기부진의 정도가 크다는 의미이다.
| ▲종합경기 BSI 추이. <자료=한경협제공> |
다음달 BSI 전망치는 9월(96.9)에 비해 6.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재확산으로 7.1포인트 떨어졌던 2021년 8월 이후 26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팬데믹의 공포보다 최근의 거시경제 환경 악화의 여파를 더 크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BSI전망치가 기준선인 100을 밑돈 것은 지난해 4월이후 부터 19개월 연속이다. 지수 자체도 90선에 간신히 턱걸이하며 1월(88.5), 2월(83.1)에 이어 8개월만에 올해 3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업태별로는 제조업 88.1로 비제조업이(93.3)과 5.2포인트 차이를 보이며 상대적으로 더 부정적으로 봤다. 제조업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19개월 연속, 비제조업의 경우 지난 8월부터 3개월 연속 기준선에 못미쳤다.
세부 업종을 놓고 봐도 BSI 전망치가 기준선을 넘은 업종은 단 하개도 없었다. 제조업 가운데 비금속 소재·제품만 기준선에 근접했고, 나머지 9개 업종은 모두 업황 부진을 전망했다.
◇ 전 업종이 기준선 이하....채산성 악화 우려 커
섬유·의복(57.1)이 가장 낮은 가운데 의약품(83.3), 전자·통신장비(84.2), 석유정제·화학(88.2), 목재·가구 및 종이(88.9), 금속 및 금속제품(89.3),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90.0),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93.8), 식음료 및 담배(94.7) 등의 순이었다,
비제조업 가운데선 전기·가스·수도만 기준선에 걸쳤고, 나머지 6개 업종은 모두 부정적 전망을 나타냈다. 여가·숙박 및 외식(76.9), 도소매(92.2), 전문 과학기술 및 사업지원 서비스(92.3), 정보통신(94.1), 건설(95.3), 운수 및 창고(96.2) 순으로 전망이 부정적이었다. 대표적 내수 업종인 여가·숙박 및 외식, 도소매가 동반 부진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부문별로는 채산성이 90.3으로 가장 낮았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신3고 현상이 심화되며 기업들의 원가상승으로 수익성 악화 우려감이 경기전망에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각종 원자재 등 비용상승으로 국내기업들의 채산성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한경협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 100대 비금융 기업과 국내 시총 100대 기업의 상반기 경영실적 비교, 25일 발표한 결과를 봐도 국내기업들은 영업이익률이 전년동기 대비 63.4% 급락했다.
채산성 외에 수출 94.1, 자금 사정 94.1, 투자 95.4, 내수 96.5, 고용 97.6, 재고 104로 모든 부문이 부정적 전망 일색이었다. 유일하게 100을 넘긴 재고도 과잉재고라는 부정적 전망을 의미한다.
| ▲한국경제인협회 10월 BSI전망치 조사에서 기업들은 업종 불문하고 다음달 경기에 대한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 내수와 수출 모두 부정적..."소비심리 진작 필요"
내수(96.5)·수출(94.1)·투자(95.4) 부문의 전망 역시 작년 7월부터 16개월 연속 동반 부진을 나타냈다. 한경협 BSI조사에서 모든 항목이 부정적으로 나타난 것은 2022년 10월부터 13개월 연속이다. 경기둔화현상이 1년넘게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처럼 주요 기업들의 10월 BSI전망치가 전달에 비해 급격히 추락한 것은 최대교역국인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 국제유가를 필두로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 세계 각국의 긴축 장기화에 따른 수요 위축, 환율 상승과 강달러 재현에 따른 금융불안 가중 등 일일히 열거하기 조차 어려운 여러가지 악재가 맞물려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글로벌 경제 흐름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미국의 재정악화 리스크가 불거진 것이 BSI전망치 급락에 적지않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미국은 재정위기에 빠지며 셧다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고 안전자산이라는 장기 국채금리가 치솟으며 강달러의 재현과 글로벌 자본의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또다시 100달러를 향해 치닫는 등 심각한 조짐을 보이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부담과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핵심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대대적인 감산과 수출통제에 나서면서 국제유가는 강세를 보이며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추광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우리 경제는 산업 활력 저하,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생산·소비·투자의 트리플 약세가 나타나는 등 하반기 경기반등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규제혁신과 노동개혁을 지속하고 물가 등 가격변수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으로 소비심리를 진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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