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월대비 13.4%↑ 덕 제조업 생산 급증, 1년전수준 회복
투자 동반상승...자동차 등 내구재판매 부진, 소비는 계속 부진
| ▲반도체 생산이 크게 늘어나며 전산업생산지수가 2년반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사진은 세계 최대 반도체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제공> |
대한민국 제조업의 핵심인 반도체가 길고 고통스러웠던 침체의 늪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 1년여간 지속됐던 혹한기가 지나가고 그야말로 '반도체의 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99억달러로 회복되며 반도체 부활의 1차 지표인 '월수출 100억달러 돌파'를 목전에 뒀다. 대한민국 수출의 15~20%를 책임졌던 반도체가 오랜 부진에서 탈출하고 있음을 스스로 알린 것이다.
8월 반도체 생산이 13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며 반도체의 회복에 화답했다. 핵심 품목인 반도체가 살아나니, 제조업 생산이 크게 늘어나며 반도체의 부활을 알렸다.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껑충 뛰었다. 이는 전반적인 산업생산 증가로 이어져 8월 전(全)산업생산이 30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 광공업 5.5% 증가, 전산업 생산 급반등 견인
4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2.1(2020년=100)로 전월 대비 2.2% 증가했다. 2021년 2월 2.3% 증가한 이후 무려 30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이 5.5% 급증하며 전산업 생산의 급반등을 견인했다. 건설업은 4.4% 성장했고 서비스업 생산도 소폭(0.3%)이나마 늘어났다. 공공행정도 2.5%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 증가폭은 2020년 6월(6.4%) 이후 3년 2개월 만에 최대 기록이다. 전산업 생산을 구성하는 4개 부문의 생산이 일제히 증가한 것도 글로벌 복합위기가 도래했던 2022년 3월 이후 1년5개월 만의 일이다.
반도체의 반등이 광공업은 물론 전산업 생산이 2년반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나는 데 한 몫 단단히했다. 반도체 효과가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다.
| ▲반도체 수출 반등이 반도체-제조업-광공업-전산업 등의 생산증가로 이어지며 산업활동에 훈풍이 돌고 있다. <그래픽=연합뉴스제공> |
반도체 생산은 전달보다 13.4% 급증했다. 지난 3월(30.9%) 이후 최대폭 증가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8.3% 늘어났다. 작년 7월(14.9%)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왔던 반도체가 마침내 13개월 만에 변곡점을 만들어낸 것이다.
반도체 덕분에 제조업 생산은 5.6% 늘었다. 생산이 늘자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3.4%로 전달보다 3.4%포인트(p) 상승했다. 이 역시 지난해 8월(74.3%) 이후 1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서비스업 생산도 7월 기상 악화 영향의 축소로 대면 업종 중심으로 개선되면서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슈퍼엔저로 촉발된 일본여행객 증가 등 해외여행 등이 늘어나며 예술·스포츠·여가(6.2%)를 중심으로 0.3% 증가했다.
수요와 생산의 증가는 투자를 늘리는 기폭제다. 생산이 큰 폭으로 늘어나며 8월 설비투자는 3.6% 급증했다. 지난해 8월(8.9%)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다만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14.9% 줄어들면서 전달(-11.2%)보다 감소 폭을 키웠다.
투자는 선박 등 운송장비(13.1%),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0.6%)에서 투자가 늘어 전월 대비 3.6% 증가했다. 통계청 김보경 심의관은 “전월과 비교해 설비투자가 증가한 것은 기저효과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양호한 9월수출실적 맞물려 경기회복의 기대감 커져
생산과 투자의 반등과 달리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달보다 0.3% 줄면서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소비가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은 지난해 4~7월 이후 1년여만이다.
승용차를 비롯한 내구재와 의류 등 준내구재의 소비가 모두 감소했다. 특히 내구재 소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 내수 판매 위축이 소비 부진의 주요인이다.
| ▲고성능 반도체를 중심으로 반도체 수출과 생산이 빠르게 회복되며 산업 전반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지난달 21일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분주히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기획재정부측은 “재화 부문이 다소 주춤하나, 서비스 부문의 증가세 지속 및 9월 카드결제액 확대 등 감안 시 완만한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아파트값 반등과 부동산금융(PF) 경색이 점차 풀리면서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 실적을 금액으로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전달보다 4.4% 증가했다.
다만 건설 수주는 높은 건설자재 가격 등의 영향으로 사업수지가 악화일로를 걸으며 주택 등 건축이 59.9% 줄어들며 전체적으로 1년전에 비해 절반이상(59.0%) 감소했다.
이처럼 8월 산업활동동향 지표가 광공업 중심으로 상당폭 개선되고 양호한 9월 수출실적이 뒷받침되며 4분기 경기회복의 기대감이 커졌다.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4분기 경기전망지수(BSI)가 100을 크게 밑돌며 부정적이지만, 대한민국 수출과 산업의 버팀목인 반도체의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구원투수 역할을 했던 자동차가 선전을 이어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전문가들은 "이번 통계청 발표자료는 9월 이후 급등세를 타고 있는 국제유가와 미국의 긴축 장기화 우려 등이 현실화하기 이전의 통계란 점에서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고 단언하기 어렵다"면서도 "우리 경제의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반도체의 겨울이 지나고 봄기운이 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토요경제 / 박미숙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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