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승폭 크게 줄어든 美물가....韓, 금리동결 가시권?

양지욱 기자 / 기사승인 : 2022-12-14 12: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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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CPI 7.1% 상승, 작년말 이후 최소폭...전월 대비론 0.6%p 격차
시장예상치 크게 웃도는 하락률에 한-미 증시 등 금융 시장 '반색'
연준, '빅스텝' 선택 유력...한국 1월, 미국 2월 '금리동결' 가능성↑
▲미국 물가상승률이 또다시 둔화하면서 연준이 빅스텝으로 금리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따라 FOMC정례회의 후 향후 금리 추이에 대한 견해를 발표할 파월의 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크게 둔화됐다.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넘어선 둔화폭이다. 물가상승룰이 지난 10월에 이어 또 다시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그러자 미국의 인플레이션 최악의 고비를 넘긴 것 아니냐는 시각이 팽배해졌다.


상승폭이 둔화됐다고 하나, 여전히 미국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7%가 넘는 고공행진 중이다. 다만, 상승률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더 주목할만한 점은 상승률 둔화폭이 시장의 예상치를 계속 밑돌 정도로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물가 상승폭이 눈에띄게 둔화되고 있는 것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광폭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해왔는데, 물가상승률이 급격히 둔화한다는 것은 금리인상 속도조절의 결정적인 명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5일(한국시간)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를 결정을 앞둔 미 연방준비제도(fed) FOMC 정례회의에서 '빅스텝'(0.5%인상)으로 수위를 한단계 낮출 확률이 매우 높아 보인다.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4연속 자이언트스텝(0.75%인상)을 밟으며 전세계 고금리시대를 주도했던 미국이 마침내 금리의 광폭 행진을 멈추는 셈이다.

 

에너지가격 하락이 CPI 7%벽 붕괴 시간문제


미국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간)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에 비해 7.1% 올랐다고 발표했다. 지난 9월까지 8%가 넘었던 CPI 상승률이 10월 7.7%로 둔화되더니, 11월엔 0.6%포인트 줄며 7%대 초반까지 내려온 것이다. 최근 미국의 물가흐름을 감안하면 7%벽 붕괴는 시간문제란 분석이 나온다.

 

작년 12월 이후 최소폭 상승이다. 지난 6월 9% 상승률을 기록하며 고물가의 정점을 찍었던 시기와 비교하면 5개월만에 2%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7.3%)보다 0.2% 차이가 난다. 11월 CPI는 전월 대비로도 0.1% 상승, 시장 전망치(0.3%)를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6.0%, 전월보다 0.2%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6.1%, 전월 대비 0.3%를 예상했던 전문가 전망치를 하회하는 수치다.


미국의 물가가 현저히 상승폭을 줄이고 있는 것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에너지가격 하락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주거 비용과 식료품 물가 등 장바구니 물가는 하락세이지만 여전히 큰 폭으로 올랐다. 그러나 석유, 가스 등 에너지 가격 하락세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국 에너지 물가지수는 휘발유(-2.0%) 가격 하락에 힘입어 전월보다 1.6%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이 최악의 고비를 넘어섰음을 시사하는 물가 지표가 나옴에 따라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보다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소비자 물가가 두 달 연속 눈에띄게 하강곡선을 그리며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밀돈 것은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는 강력한 명분을 얻은 것이란 분석이다.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포기하고, 빅스텝으로 보폭을 줄일 가능성이 대단히 농후하다는 뜻이다.

 

주가 상승과 환율 하락으로 활기 찾는 금융시장


미국의 물가상승률의 급격한 둔화와 이에 따른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시장에 활기가 돌았다. 증시가 가장 먼저 반응했다.


뉴욕증시는 소폭 인상에 그쳤지만, 금리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나스닥은 1%포인트 이상 상승 마감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3.4%대로 떨어졌다.


장 초반 2~3%대 초강세를 보이긴 했지만, FOMC의 금리인상 결정을 코앞에 두고 있는 탓에 거래량을 줄이며 경계모드로 돌아서면서 상승폭을 상당히 반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의 커플링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한국 증시는 더 크게 반응했다. 14일 12시14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대비 0.73% 올랐고, 기술주 중심인 코스닥은 1.52% 급등했다. 

 

한국증시의 간판종목인 삼성전자는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감에 파운더리 매출 호조 소식이 맞물려 3거래일만에 주가가 6만원대에 올라서며 '6만전자'를 회복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미국 CPI상승률 둔화 소식에 영향을 받아 14일 하락세로 출발, 오전 9시 5분 현재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 대비 11.5원 내린 달러당 1,294.5원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의 CPI상승률이 시장의 예상치를 밑돈 영향으로 위험 선호 심리가 다소 회복한 영향이다.


미 연준의 빅스텝 결정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이제 관심은 내년 1월 첫 금통위를 앞둔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에 모아지고 있다.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서게 되면, 한은 역시 내년 금리인상 속도조절 필요성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경기침체 고려해 1월 금통위 금리 동결할수도 

 

특히 한은이 13일 공개한 11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향후 금리인상 속도를 놓고 7명의 금통위원들간에 의견이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3명은 금융 안정이 우려되는 만큼 속도 조절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나머지 2명은 금리인상 기조를 당분간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분석은 속도조절론 쪽에 더 무게중심이 쏠려 있는게 사실이다. 물가도 물가지만,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인플레보다 경기침체를 더 걱정해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부분의 기관들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고 있어 경기부양을 위해 선제적인 긴축완화에 나서야한다는 지적이다.


부담스런 부분은 미국이 15일 FOMC회의에서 빅스텝을 결정할 경우, 한미간의 기준금리 격차가 상단기준 1.5%포인트까지 벌어진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한미간의 적지않은 기준금리 격차 효과가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상태이다. 따라서 소비위축, 수출부진, 성장률 하락 등 복합적인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한은이 내년 1월 새해 첫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일각에선 물가 상승폭은 줄어들었으나 불안감이 잔존하고 있고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서자 빅스텝을 선택할 경우 외환시장 불안이 재개될 가능성이 배제하기 어렵다며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작년 8월 연 0.5% 수준이었던 기준금리를 지난달까지 두번의 빅스텝을 포함해 총 9차례에 걸쳐 무려 2.75%포인트를 인상했다"고 전제하며 "물가상승률도 점차 둔화되고 있는 만큼 이제 한번쯤은 쉬어가며, 사태를 좀 관망할 시점이 됐다"고 강조한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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