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경제부 최영준 기자 |
초대형 신작 게임들이 우후죽순 출시되는 와중에 20년 가까이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는 장수게임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나 ‘서든어택’처럼 장기간 서비스했지만, 여전히 인기가 많은 게임이 있고, 비인기 게임이지만 서비스를 이어오는 경우가 있다. 장수게임이 갖는 IP의 힘 때문이다.
비인기 장수게임을 꼽으라면 생각보다 많다. 넥슨의 ‘아스가르드’나 ‘테일즈위버’, ‘메이플스토리2’, ‘어둠의 전설’ 등이 있고 유비펀의 ‘데카론’이나 마상소프트의 ‘프리스톤테일’, 플레이위드 ‘씰온라인’, 에이케이인터렉티브의 ‘거상’ 등 이외에도 많은 수의 비인기 장수게임이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
이 중 넥슨이 특히 장수게임을 많이 운영하고 있는데, 2004년 출시한 ‘마비노기’가 최근 특이한 행보를 보였다. 마비노기는 꾸준히 사랑받는 IP와 독특한 세계관, 특유의 판타지 감성 등을 잊지 못하고 많은 게이머가 인생 게임으로 꼽는 명작이지만 대다수 장수게임이 그렇듯 서서히 인기가 사그라졌다.
그렇게 사라지나 싶던 마비노기가 지난 6월 19주년을 기념하며 열린 오프라인 쇼케이스 ‘판타지 파티’에서 게임 엔진 교체 프로젝트인 ‘마비노기 이터니티’를 공개했다. 기존의 자체 엔진인 플레이오네 엔진에서 언리얼 엔진5로 교체를 선언한 것이다.
게임 엔진 교체는 굉장히 난도가 높은 업무다. 기존 게임 데이터는 살려내면서도 새로운 엔진으로 그래픽과 사운드, 물리 엔진, 애니메이션 등 모든 걸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업무량이나 개발에 필요한 기간을 고려하면 게임을 아예 새로 만드는 것이 훨씬 쉽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이렇듯 어려울 것이 뻔한 엔진 교체 선언을 보란 듯이 한 것은 해당 IP가 가진 힘이 대단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많은 게이머의 인생 게임이지만, 노후했다는 이유로 외면받고 있던 마비노기가 새 심장을 달게 되면 궁금해서라도 바뀐 점을 접해보기 위해 이용자들이 돌아올 것을 기대해서다.
넥슨의 이러한 행보를 보면 마비노기와 같은 형태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노후된 게임인 ‘아스가르드’나 ‘테일즈위버’ 또한 엔진 교체가 없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 이런 게임은 최근에 플레이하는 사람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비인기 게임이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저게 무슨 게임인지,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알기 때문에 엔진 교체를 통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진 교체가 꼭 능사는 아니다. 소수만 남은 게임 팬을 위한 헌정은 되지만, 무조건 다시 성공하게 되는 계기로 작용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게임 엔진 교체 사례는 마비노기가 처음이 아니다. 같은 넥슨에서 1998년 출시한 ‘어둠의 전설’은 지난 2020년에 기존 엔진을 유니티 엔진으로 교체한 바 있다. 22년 만에 새 심장을 단 어둠의 전설 또한, 과거 인기 있었던 게임이지만 이를 통해 유의미한 실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엔진 교체에는 3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이처럼 엔진 교체가 꼭 사업적인 재 성공을 동반하지 않더라도 “다 쓰러져 가는 게임에 이렇게 투자하는 것을 보면 이 회사는 게임에 진심이구나”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기에는 충분하다. 게임사 입장에서 게임에 진심이라는 이미지는 향후 신작을 서비스할 때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런 점들을 생각해 보면 게임사에서 비인기 장수게임의 서비스를 지속하는 이유로 한때 사랑받았던 게임의 IP를 잃지 않으면서도 ‘게임을 진심으로 위하는 회사’라는 긍정적인 이미지와 ‘엔진 교체를 통한 역전의 발판’을 동시에 노려볼 수 있기에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서비스를 종료하지 않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아직 별다른 의미 없이 서비스만 유지하는 게임사가 있다면 이와 같은 시도를 통해 이미지를 얻어내든, 실적을 얻어내든 반전을 노려볼 필요가 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