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신화 전영현 ‘구원투수’ 낙점…비장의 한 수

최영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5-24 11: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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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포인트 인사 단행…반도체 구원 투수로 전영현 투입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 지연 우려, 사측 “순조롭게 진행”
전영현號, 반도체 기술 초격차·미래 경쟁력 강화 ‘승부수’
▲ 삼성전자가 작년 15조 원에 육박하는 반도체 부문의 실적 회복과 미래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도체 신화'로 불리는 전영현 부회장을 DS부문장으로 낙점했다.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이어 엔비디아 HBM메모리칩 파트너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삼성전자>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의 실적을 회복하고 미래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반도체 신화’의 주역인 전영현 부회장을 DS부문 구원투수로 낙점하고, 경계현 전 DS부문장은 전 부회장이 역임했던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는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이례적으로 사장단 인사를 진행하고 전영현 부회장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으로 임명했다. 삼성전자의 사장단 인사는 통상 12월에 진행됐지만 이번 인사는 7개월이나 앞당겨졌다.


이처럼 이례적으로 사장단 인사를 앞당긴 것은 작년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의 적자가 15조원에 육박한데다 엔비디아의 계약권을 SK하이닉스에 빼앗기는 등 떨어진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속에서 대내외 분위기를 일신해 반도체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 엔비디아 품질테스트 지연…“HBM 테스트 순조롭게 진행중”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인해 DS부문에서 연간 약 15조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IT 수요 침체 등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급성장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주는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이나 시장 선점에서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HBM 시장은 엔비디아가 주도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만드는 AI 연산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HBM이 들어가면서 관련 시장이 급격하게 커졌기 때문이다.SK하이닉스는 HBM 계약을 이뤄내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에서 시일이 걸리고 있다.

 

최근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가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발열과 전력 소비 등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현재 AI용 GPU에 주력으로 쓰이고 있는 4세대 제품과 5세대 제품 모두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HBM 품질 테스트는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자사는 현재 다수의 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지속적으로 기술과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전했다.


덧붙여 “HBM의 품질과 성능을 철저하게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모든 제품에 대해 지속적인 품질 개선과 신뢰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고대역폭 메모리(HBM) 최대 수요처인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 통과 등을 통해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고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에 주력할 전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는 전방 수요 회복과 메모리 가격 상승 등으로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HBM 5세대인 HBM3E 12단 양산 등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 전영현號, 반도체 기술 초격차·미래 경쟁력 강화 ‘승부수’


새로 임명된 전 부회장은 1960년생으로 삼성전자가 D램 시장에서 세계 1등 자리를 차지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전 부회장은 LG반도체 출신으로 지난 1999년 정부가 주도한 반도체 빅딜 당시 LG반도체가 현대전자에 합병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제의를 받아 자리를 옮겼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로 입사하게 된 전 부회장은 D램과 낸드플래시 개발, 전략 마케팅 업무를 거쳐 지난 2014년부터는 메모리사업부장을 역임했다.


2017년에는 삼성SDI로 이동해 5년간 삼성SDI의 대표이사직을 수행했으며,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로 귀환해 신설된 ‘미래사업기획단’을 총괄하며 삼성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해왔다.


이번 인사를 통해 구원투수로 전격 투입된 전 부회장은 DS부문에서 기술 혁신과 조직위 분위기 쇄신을 통해 반도체 기술 초격차와 미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그간 축적된 풍부한 경영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도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내년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전 부회장의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기존 부문장직을 맡고 있던 경 사장은 최근 반도체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위해 스스로 부문장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삼성전자 대표이사직도 내려놓았지만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은 그대로 맡는다.


경 사장은 지난 2020년부터 삼성전기 대표이사를 맡아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이어 2022년부터 삼성전자 DS부문장을 맡아 반도체 사업을 총괄해 왔으며, 향후 미래사업기획단을 이끌며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부문장 이하 사업부장 등에 대한 후속 인사는 검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내년 3월 일부 등기 임원의 임기가 만료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향후 조직 개편 과정 등에서 인사 폭이 커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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